[세상엿보기] (514) 돌고 도는 돈 때문에 울고 웃는 사람들

김명수기자 | 입력 : 2023/10/24 [21:26]

[세상엿보기] (514) 돌고 도는 돈 때문에 울고 웃는 사람들

 

가까운 지인과의 돈거래로 속끓이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돌고 도는 돈 때문에 울고 웃는 사람도 많고 돈 때문에 벌어지는 사연도 가지가지다

 



 

돈은 나의 수중에 있을 때만 내 돈이다. 아무리 내 돈이라도 내 주머니를 떠나 남의 손에 넘어가는 순간 내 돈이 아니다.

 

참 각박하고 냉정하게 들릴 수 있지만 냉정하게 따지고 보면 틀린 말은 아니다. 빌려준 돈도 이미 내 수중을 떠난 돈이니 다시 나에게 돌아온다는 보장이 없다.

 

코로나 이후 나라 살림도 가정 경제도 더욱 어려워지면서 돈줄이 막혀 고생하는 사람들이 더욱 늘어났다.

 

자영업을 하는 사람들도 예외가 아니다. 기자가 취재원으로 만나 알고 지내는 60대 초반 A는 외식 체인 사업을 30년 넘게 해오고 있다.

 

A사장은 성격이 쾌활하고 호탕해서 그의 주변에는 항상 사람들이 몰렸다. 겉으로 보기에는 사업도 잘 돌아가고 씀씀이도 컸다.

 

여러 사람이 만나는 장소에서 식사를 하거나 커피를 마실 때에도 화장실에 가는 척하면서 중간에 슬그머니 일어나 계산을 하는 사람은 늘 A사장이었다.

 

그러던 A사장의 얼굴표정이 어느 순간부터 어둡고 말 수가 확 줄었다. 기자의 촉이 발동했다. 그래서 하루는 작심하고 물어봤다. 집요하게 이유를 캐묻는 기자에게 그는 어렵게 말문을 열었다. 사연은 이렇다.

 

A사장은 군대 동기로 인연을 맺어 피를 나눈 혈연 못지않게 끈끈한 친구 B가 있었다. 두 사람은 군복무를 마치고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지속적으로 만날 정도로 친분이 가까워졌다.

 

하루는 B가 다급한 일이 생겼다면서 돈을 빌려달라고 했다. 1000만 원이었다. 친구 좋다는게 뭔가. A사장은 1개월만 쓰고 갚겠다는 친구의 말에 추호의 의심도 없이 계좌이체로 1000만원을 줬다.

 

그리고 한 달후 어김없이 1000만원을 돌려받았다. 그런에 어찌된 일인지 친구는 돈을 빌려달라는 요구가 반복됐다. 물론 약속한 날에 꼬박 꼬박 돌려받았다.

 

돈을 빌려주고 돌려받기를 반복하면서 액수는 점점 커졌다. 그러다가 원금을 갚겠다는 날짜가 지연되고 대신 꼬박 꼬박 이자를 받았다.

 

그러다가 꼬박 꼬박 돌려받던 이자도 언젠가부터 들어오지 않았다. 문제는 차용증도 각서도 없다는 점이다.

 

A 사장이 지금까지 15년 동안 친구 B에게 빌려준 돈을 모두 합치면 3억원이 조금 넘는다. A사장은 체인사업이 아무리 어려워도 통장에 3000만원~ 4000만원 정도를 비상 자금으로 넣어뒀다. 두 사람은 절친한 사이로 비밀 없이 속을 터놓고 지내오다 보니 친구가 이런 상황을 너무나 잘 알고 돈을 빌려달라고 했던 것이다.

 

그럭저럭 굴러가던 체인 사업이 코로나가 터진 이후 어려워지면서 K사장은 자금줄이 꽁꽁 막힌 상태다.

 

사실은 체인사업을 운영하면서 급전이 필요할 때 친구가 돈을 안 갚는 바람에 사채를 끌어서 위기를 해결한 적도 여러번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A사장은 친구한테 돈 빌려주고 돈이 없어 급전으로 끌어쓴 사채 이자로 나간 돈만 해도 5000만원이 넘는다면서 원금이라도 돌려받기를 원한다.

 

금전 거래로 인해서 절친으로 지내온 두 사람 사이도 서먹서먹해졌다. A사장은 친구가 정말 돈을 갚을 능력이 없어서 못갚는 게 아니라서 더욱 속이 상한다고 했다.

 

골프치고, 재력 과사하고, ‘가문 빵빵하다면서 한달만 융통하면 돌려준다는 말에 의심없이 빌려준 게 발목이 잡힌 꼴이었다.

A 사장은 빌려준 돈을 받기 위해 B가 돈을 꿔달라고 요구할 때마다 계속 빌려줬다고 한다. 요구를 거절하면 아예 그동안 빌려준 돈도 못 받을까 설마설마하면서 지금의 사태까지 왔다고 한다.

 

문제는 계약서도, 차용증도, 각서도, 증거도 없고 오직 두 사람 사이에 주고 받은 말 뿐이라니 기자가 봐도 참 딱하고 답답한 상황이다.

 

각양 각색의 사람들 1000명 이상을 인터뷰한 기자가 얻은 철칙이 하나 있다.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도 돈은 내 수중에 있을 때만 내돈이다. 돌고 도는 돈이 내 주머니를 떠나는 순간 그 돈은 이미 내돈이 아닌 남의 돈이다.

 

가까운 사이 돈 거래는 신뢰를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친구, 친지, 부모, 부부와 자식간에도 신뢰를 저버리면 돌이킬수 없는 파국(파멸)이 부메랑이 되어 자신에게 돌아온다는 사실을 가슴깊이 명심했으면 한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채무자는 하루빨리 빌려간 돈을 갚아야 절친의 말을 한치의 의심없이 믿고 선심을 베풀어준 친구와의 신뢰가 조금이나마 회복되지 않을까 싶다. 

 

 

<김명수/인물전문기자 people36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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