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미도684부대 시리즈](26) "소대장님 죄송합니다"

김명수기자 | 입력 : 2002/06/24 [18:41]

[실미도684부대 시리즈](26) "소대장님 죄송합니다"
 
 
김방일 소대장은 쾌속정에서 내리지 않고 허공을 향해 총을 빵빵 쏘았다. 그러자 바위 뒤에서 숨어있던 사람이 살려달라고 고함을 지르면서 튀어나왔다.

기간요원이었다. 그를 보고 김소대장은 이 섬에 사람이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제서야 그는 타고 온 쾌속정을 접안시킨다.

그랬더니 달려온 기간요원이 물로 뛰어들었다. 그 기간요원은 총에 맞아 온몸이 피투성이였다. 

생명이 위독한 기간요원을 살려야겠다는 생각으로 김소대장은 달려든 기간요원을 팔로 안아 쾌속정에 끌어 올리는데 손가락이 쑥 들어갔다. 총알이 뚫고 들어간 구멍에 손가락이 들어간 것이다.

김소대장은 기간요원의 몸에 흐른 피를 손으로 훑어내고 총알이 지나간 부분을 자세히 보았다. 그 기간요원은 목에 총알을 맞았다.

목에 맞은 총알이 목을 타고 겉으로 빙 돌아 튀어나갔다. 목에 맞은 총알이 목을 관통하지 않고 돌아나가 생명을 건졌다는 자체가 기적이었다.

목에 관통상을 입은 기간요원은 헬기에 실려 육지로 긴급 후송됐다. 김소대장이 실미도에 들어가서 발견한 난동현장의 첫 번째 생존자였다.

권총을 차고 육지에 혼자 내려가 보니까 처참했다. 권총을 차고 한손으로는 쾌속정에 싣고 온 칼빈총에 탄알 15발을 장전하고 상륙하게 된다.

만에 하나 복병이 기습해 올지 몰라 사주경계를 철저히 하면서 현장으로 접근했다. 그때가 거의 오전 11시쯤이었다.

연병장 내무반 앞에 사체가 있었다. 복부를 중심으로 실탄이 X자로 크로스되어 벌집처럼 난사당한 채 기간요원이 죽어있고 그 옆에 피교육자가 나란히 죽어 있었다. 차마 눈뜨고 볼수 없을 정도로 처참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내무반앞에서 죽은 피교육자는 엎어진 채 누워있는 것으로 봐서 훈련병들이 죽인 것 같다. 그 피교육자는 프락치였기 때문이다.

내무반에 들어가 보니까 매트레스와 이불에 똘똘 말린채 죽은 기간요원이 있었다. 김방일 소대장은 그런 상황을 목격하고 눈이 뒤집혔다.

C소대장이었던 그는 공작원과 같이 기거하던 자신의 내무반에 들어가 보니 방에 있어야할 무기고 옷이고 다 없어지고 이불위에 쪽지가 하나 놓여 있었다.

쪽지를 들어 읽어보았다. 부대에서 사용하던 푸대종이를 찢어서 갈긴 글씨체로 보아 난동순간의 급박했던 상황을 알 수 있었다. 이불위에 놓인 쪽지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소대장님 죄송합니다. 어쩔수가 없었습니다". 순간 김방일 소대장은 알 수 없는 눈물이 핑돌았다. 
 
이시리즈는 계속됩니다.

<미디어칸 김명수기자/ people365@korea.com>

2001.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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