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엿보기] (510) "일도 취미도 놓칠수 없다" 60대 젊은 오빠 이홍주

[세상엿보기] (510) "일도 취미도 놓칠수 없다" 60대 젊은 오빠 이홍주

60대 후반의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일도 취미도 열정 넘치는 시니어가 있다. 장수 시대를 살아가는 시니어들에게 가치 있는 노후를 제시하는 롤모델로 추천하고 싶은 인물이다.

경기도 고양시에 거주하면서 서울 합정동의 일터로 출퇴근을 하는 이홍주 시니어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2023년 9월23일 이른 저녁 서울 이홍주 시니어의 일터에서 그를 만났다. 머리는 하얀 서리가 내렸지만 몸도 마음도 건강한 ‘젊은 오빠’였다.

그는 만나자 마자 색소폰을 연주했다. 기자 앞에서 연거푸 두 곡(진미령 미운사랑, 양원식의 귀연)을 연주하는 그의 표정이 연예인 못지 않게 진지하고 행복해 보였다.   

올해 2월말부터 색소폰을 배우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제 겨우 입문 7개월이지만 기자의 마음을 심쿵하게 할 정도로 매력이 넘쳤다. 

취미가 다양하다. 마라톤을 58회 완주한 마라톤 마니아이고, 오토바이 라이딩을 즐긴다. 

2020년 교통사고를 당하기 전까지는 마라톤 대회 일반부에 매년 7~8회씩 출전했다. 

대회 출전을 앞두고 체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서울 응암역 ~ 청담대교 왕복 51km를 뛰었다.  

2003년 동아일보 후원 공주 마라톤 10km 뛸 때 힘이 빠져 기진맥진했다. 

그 이후로 꾸준히 뛰었다. 풀코스를 뛸수 있다는 자체로 만족하고 마라톤을 즐겼다. 그러다보니 마라톤에 푹 빠졌다.

2007년 11월 중앙국제마라톤 풀코스 첫 출전 3시35분으로 완주했다. 그 이듬해 3월 동아국제마라톤 3시19분. 2009년 3월 셋째주 동아국제마라톤 3시간18분 34초. 그의 마라톤 최고기록이다.  

그 이후로는 시간단축욕심을 안냈다. 그래도 3시24분 완주. 그런데 너무 편했다. 마라톤을 뛰면서 많이 뛸수록 실력이 는다는 교훈을 온 몸으로 터득했다. 

30대때 오토바이로 산을 오르내리기도 했다. 원래 달리기와 운동을 좋아했다. 고등학교 수업 종료후 매일 운동장 12바퀴를 돌았다.

현재 다니는 직장에서 고양시 집까지는 15km. 퇴근후 매일 15km를 뛰어서 집에 왔다. 

2020년 4월 뜻하지 않은 불행이 찾아왔다. 퇴근길 집앞 횡단보도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몸을 크게 다쳤다. 설상 가상으로 그해 8월 갑자기 왼쪽 눈이 안보여 병원에 갔더니 병명이 청천벽력같은 망막 박리.

5차례의 수술을 하고도 왼쪽 눈의 시력은 회복되지 않았다.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왼손은 아직도 힘을 잘 못쓴다. 일상생활 외에 운동을 잘 못한다.

그런데 또 기적같은 일이 벌어졌다. 왼쪽 눈 망막 박리 수술을 받은 이후 오른쪽 눈은 이전보다 시력이 더 좋아졌다. 그는 말한다. 그게 바로 신의 한 수라고.  

교통사고 이후 마라톤 완주를 못해 한동안 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그러다가 마음을 다잡고 색소폰에 취미를 붙였다. 

그렇다고 달리기를 포기한건 아니다. 지금도 매주 18km를 뛴다.  오토바이 라이딩도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매일 오토바이로 출퇴근을 한다. 

70을 코앞에 둔 이홍주 시니어. 나이를 먹었다고 뒷전으로 물러나지 않고 열정이 넘치는 삶을 살고 있다.

일이면 일, 취미면 취미 '두 마리 토끼'를 병행하며 가치있는 노후를 보내고 있다.  

<김명수/인물인터뷰전문기자 people36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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