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엿보기] (484) 옛날 고유의 풍습 재현한 류귀화 닥종이 전

[세상엿보기] (484) 옛날 고유의 풍습 재현한 류귀화 닥종이 전

닥종이 인형작가 류귀화의 '닥종이 전'이 서울 종로 '안녕인사동' 빌딩 4층 모닝포커스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가족의 숲'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번 전시회는 오는 6월30일까지 열린다.

6월8일 전시회 현장을 찾아가 작품을 둘러봤다.

닥종이 인형 전시회 전체가 옛날 풍습을 그대로 옮겨놓은 느낌이 들었다.

류귀화 작가의 전시는 모든 작품에 이야기가 들어있다.

작품속으로 들어가 본다.

사물놀이가 신명나게 벌어지는 모습. 관객이 주인공이다. 관객이 얼쑤 추임새를 넣으면 사물놀이패가 사물놀이공연을 시작할 분위기다.

김장 담그는 날도 실감난다. 김장재료가 리얼하다. 동네사람들이 다 동원했다. 한 아낙이 양념을 버무린 김장 맛을 본다.

"엄마 나도 맛보고 싶어"하는 표정이다. 김치 보관 움집, 땅에 묻은 김장독, 저장고가 있다.

꿈시리즈. 민화를 접목한 조형물이다. 류귀화 작가는 민화의 좋은 기운과 한국 고유의 전통문화를 해외에 알리고 싶어서 '아이의 꿈' 시리즈를 기획했다. 아이들이 많이 등장한다.

윷놀이 작품을 담은 사진도 전시되어 있다. 한팀이 윷을 던졌다.

"우리팀이 이겼다" "아닌데"

서로 자기팀이 유리하게 생각한다. 그런 이야기가 작품속에 들어있다.

초가집. 멍석. 전통기법 그대로 작품에 담았다. 사라져가는 우리문화를 작품으로라도 보존하고 싶은 작가의 심리가 읽혀진다.

떡메치기. 가을을 나타내기위해서 빨간고추가 있다. 떡치는 마당에 가족이 다 모여 구경을 하는 모습이 익살스럽다.

치마 저고리를 입은 아낙, 초가집, 우물, 멍석 등 옛날 시골 농가 풍습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인형대신 베개를 업고 있는 여자아이가 귀엽고 익살스럽다.

할아버지가 입에 물고 있는 곰방대(담뱃대)를 모르는 요즘 아이들은 리코더냐고 묻기도 한다.

아낙이 두레박으로 물항아리에 물을 붓는 모습도 절묘하게 표현해냈다.

우리나라 한지홍보를 위해서 2016년 이탈리아 로마에서 두달동안 한지 홍보전시를 했다. 당시 출품했던 말과 민화의 콜라보 작품도 있다.

한국정서를 잘 표현하는 스페인 화가 에버 알머슨의 작품을 입체화한 닥종이 인형도 있다.

숨바꼭질. 옛날 그시절로 돌아간 기분이다. 어린아이들의 심리를 절묘하게 담아냈다.

우물 뒤에 숨은 아이, 장독뒤에 숨은 아이, 방으로 숨으려고 들어가는 아이, 숨을 자리를 찾는 아이, 집 뒤에 숨은 아이의 심리가 생생하게 나타나 있다.

이웃집에 마실 갔다가 돌아오는 할아버지가 아이들의 노는 장면을 보고 있다.

아직 어려서 숨바꼭질에 섞이지 못한 아이는 병아리와 놀고 있다.

부엌에서 밥하다가 간장을 뜨러 장독대에 간 아낙네도 있다.

싸리담장 뒷쪽으로 작은 지게를 지고 땔감을 구하러 가는 아이도 작품속에 등장한다.

연잎을 우산으로 쓰고 있는 아이. 들에서 놀다가 소나기가 오면 실제로 이런 경험을 한 어르신들이 많이 있지 않을까.

설날에 바둑두는 할아버지와 손자손녀의 모습을 표현한 작품도 있다.

작가는 2005년 '월간 바둑'에 1년동안 바둑시리즈로 표지를 장식했다. 연재 당시 1월호 표지로 등장했던 인형이다.

호박과 소년. 소 등에 올라 피리부는 동자승도 있다.

옛날이야기. 등잔밑에서 바느질하는 엄마와 할머니의 옛날 이야기를 듣는 아이들을 담아냈다.

아주 어린 아이는 할머니한테 함께 놀아달라고 떼를 쓰는 장면도 있다.

팽이치기놀이, 연날리기 놀이도 재밌다.

일터로 나가는 농부가족. 말뚝박기. 빨간 감이 주렁주렁 열린 감나무. 3대 가족사진도 등장한다.

작품을 감상하면서 기자의 마음도 60년대로 돌아갔다.

<김명수/인물인터뷰전문기자  people36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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