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깨는 사람들] (12) ‘돈키호테’같은 삶을 살아온 ‘알이랑’ 작곡가 숲이어도

[기록깨는 사람들] (12) ‘돈키호테’같은 삶을 살아온 ‘알이랑’ 작곡가 숲이어도

이름만 들어도 평범한 사람과는 거리가 멀다. 톡톡 튀는 발상으로 ‘괴짜 인생’을 살아온 ‘알이랑’ 작곡가 숲이어도. 삶의 고비마다 운명이 바뀌는 기적이 일어났다.

그는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갑자기 공부에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하여 줄곧 수석을 놓치지 않았다. 1968년 국내 최고명문 K고에 지원했다가 폭설로 체력시험에 지각을 하는 바람에 운명이 꼬였다.

한동안 방황하다가 21살 때 교회에 나가기 시작하면서 음악적인 초능력을 받기 시작한다. 입으로 노래를 부르면 100개 언어로 방언 찬양 되는 초자연적 능력을 발휘한다. 뭔가는 몰라도 언젠가는 세계를 호령할 만한 큰일을 해낼 수 있다는 꿈이 용솟음 쳤다.

1978년 첫 눈 오던 날 서울 종로거리를 걷다가 기분이 좋아 저절로 노래가 나왔다. 자신이 부른 노래를 악보로 남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작정 메모지와 볼펜을 꺼내 생전 그려본 적이 없는 악보를 그리기 시작했다. 엉터리 악보였다.

대충 오선지를 그려놓고 올라가고 내려가는 느낌만 점으로 찍어놓았다. 그런데 또 기적이 일어났다. 악보에 찍은 점을 보니까 그대로 따라 부를 수가 있었다. 나중에 피아노로 쳐보고 불러가면서 그 때 그 느낌대로 완성하였다. 그 때부터 악보를 그리는 능력이 생겼다.

1986년 어느 날 누나를 따라서 기도를 하러갔다. 거기서 다시 한 번 영적 충만의 체험을 하면서 작사 작곡에서 악보까지 그리는 능력이 강하게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1986년 10월부터 1987년 상반기까지 70∼80곡 정도를 만들었다. 지금은 자연스럽게 영감이 떠오르면 언제라도 작사작곡을 한다. 만들려고 마음만 먹으면 한 시간이면 한 곡을 만든다.

1988년 3월 누군가로부터 심한 모욕을 받고 참담한 기분을 삭일수가 없었다. 그런데 입에서 저절로 노래가 나왔다. 눈에선 눈물이 하염없이 흐르는데 입에선 기쁨의 노래가 나왔다.

'내 마음 기쁠 때나 내 마음 슬플 때나 내 마음 괴로울 때에 나의 마음 달래주는 친구가 나는 있어요. 기쁠 때는 흥겨웁게 노래하며 즐거워하고 괴로울 땐 노래하며 모든 역경 극복한다오. 아∼노래하는 노래속의 내 인생 낭만 속에 풍요로운 노래하는 내 인생'

그 날 이후로 노래하는 인생이 되었다. 거의 절망적 상황 속에서 작곡한 노래로 힘들고 어려울 때마다 이 노래를 부르면서 역경을 극복해 나갈 수 있는 새로운 힘과 용기를 얻는다.

1988년 이후로는 노래하는 인생이 그의 모토가 되었고 주제가 되었다. 노래하는 인생이란 단순히 노래하며 즐겁게 살자는 게 아니라 노래가 절로 나올 정도로 즐거움 넘치는 삶을 살자는 것이다.

그동안 작사, 작곡한 노래가 4000곡이다. 그중에 민족의 노래 ‘알이랑’이 2000곡이다. ‘알이랑’을 소리나는 대로 적으면 ‘아리랑’이 된다. 돈키호테 같은 그의 발상이다. 2000년 3월 우연히 만든 알이랑에 필이 꽂혀 알이랑 노래 작사작곡에 올인해 왔다. 세계 기네스 기록감이다.

그의 알이랑 작사작곡 최다기록은 지금도 매일 경신중이다. 민족 영웅 안중근 모(母) 알이랑에 이어 안중근 알이랑도 만들었다. 열곡의 노래를 만들면 아홉 곡은 알이랑 이다. 그는 자신이 만든 알이랑을 엄선해서 30여 개국 언어로 번역, 세계에 알리고 홍보할 계획이다.

번역한 노래를 본토발음으로 노래할 수 있는 가수를 찾아내 음반으로 취입할 셈이다. 서로 협조해서 음악활동을 할 수 있는 그런 가수를 찾기도 하고 키우기도 하고 있다. 서울 선릉역 5번 출구 인근에 숲이어도 작곡가의 사무실이 있다. 그의 사무실엔 시대를 풍미한 유명 원로작곡가도 수시로 드나든다.

<김명수/인물인터뷰전문기자 people36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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