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탐험] 보이차(普洱茶)박사 국내1호 이연희 보이차 전문가

김명수기자 | 입력 : 2021/06/07 [16:44]

[인물탐험] 보이차(普洱茶)박사 국내1호 이연희 보이차 전문가

 

보이차(普洱茶) 전문가 이연희 휴다인 대표는 중국에서 보이차(Puer Tea)로 학사, 석사, 박사 학위를 취득한 최초의 한국인이다.

 

  

중국에서 보이차를 10년 넘게 공부하고 돌아와 서울 조계사(曹溪寺)옆에서 휴다인을 운영하고 있다. 이연희 박사는 대학 강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도 병행하고 있다.

휴다인은 이연희 대표가 세계 차()시장을 향해 메이드인 코리아돛을 달겠다는 각오로 우리차() 연구와 개발을 하고 차인들과 함께 시음하며 머무는 공간이다.

차인(茶人)이 머무는 자리는 빛이 난다는 의미를 담은 휴다인에서 중국 역사상 10대 유명브랜드 명차를 공급하고 있다. 한국인들이 선호하는 보이차를 많이 공급한다. 보이차는 중국인들도 굉장히 선호하는 차다.

이연희 박사는 오래된 가짜보이차를 명확하게 판별해내고, 시음을 통해 가격대비 맛과 일치하는지 여부를 알려준다.

휴다인을 찾아가 문을 열고 내부로 들어서니 차()와 다기(茶器)로 가득하다. 호박모양, 원형기둥, 원판형, 장기 모양, 찻잔 모양, 엽전, 대통, 죽통 모양 보이차도 있다.

대나무를 이용해서 높이 1m25cm, 직경 30cm의 원통형 기둥 모양(주차: 柱茶)으로 포장한 보이차(흑차)도 있다.

중국 광서, 귀주, 호남, 호북, 사천, 운남 등 6개 성에서 발효 흑차를 만들어내요. 이 흑차는 호남성(湖南省)에서 압제해서 주차로 나가요. 무게 36.5kg로 천냥 나간다고 해서 별명이 천냥차입니다.”

2001년 보이차 원료를 가지고 만든 주차(柱茶)는 세계에서 단 3개뿐이다. 그 중 하나는 중국 운남농대에 있고 두 개(생차, 숙차)가 휴다인에 있다.

세계에서 차 생산량이 가장 많은 나라가 중국입니다. 차 수출이 가장 많은 나라는 인도, 스리랑카지만, 차 생산량, 종류, 다양성은 중국이 세계에서 가장 많아요. 중국에서 나오는 차 종류만 해도 5000종이 넘습니다.”

 

 

 

차는 차나무(학명: 카멜리아시네신스) 잎으로 만든 음료를 말하며 크게 분류하면 녹차(綠茶), 황차(黃茶), 흑차(黑茶), 백차(白茶), 홍차(紅茶), 청차(靑茶) 6종류다. 발효정도에 따라서는 발효차, 불발효차, 반발효차. 후발효차, 약발효차로 분류할 수 있다.

요즘은 우리나라에 중국차가 많이 들어오는 탓에 국내 차() 생산농가들의 어려움이 많다.

이연희 대표는 중국 운남성(雲南省) 운남농업대학교 차()학과를 거쳐 중경(重慶) 서남농대 차학과 석사과정을 마쳤다. 중국 최고명문 농업연구기관인 베이징 중국농업과학원에서 보이차 박사학위를 2014년 취득했다.

보이차 발효과정에서 형성되는 미생물중 가장 영향력 있는 흑곡균(Aspergillus niger)이 있다. 흑곡균이 가장 많이 생성되는 효소중 락카제가 있다. 이 효소는 위를 보호한다. 이연희 박사는 이 흑곡균을 세계미생물은행에 등재했다.

“1994년 서울 인사동에 용운스님이라고 계셨어요. 차에 조예가 깊은 스님이었죠. 제가 중국 유학 가기 전에 그 스님 밑에서 차 공부를 했어요. 차 잎 채취부터 제다(製茶: 차를 만드는 행위)와 음다(飮茶: 차를 마시고 즐기는 행위)까지 모두 배웠어요.”

1994년 당시 한국에 보이차가 많이 들어왔다. 그러면서 한국 보이차 시장도 문란해졌다. 보이차는 오래될수록 비싸고 좋으며 마시면 몸에 기운이 난다는 말이 전설처럼 나돌았다.

보이차를 둘러싼 말들이 사실인지 아닌지 밝히고 싶었다. 그래서 1998년 중국 운남성(雲南省) 운남농업대학교로 유학을 갔다. 운남 농대 차학과에서 보이차를 전공했다. 한국은 물론 전 세계에서도 운남 농대 최초의 유학생이었다.

운남 농대에서 보이차를 전공하면서 어려움이 많았죠. 학교 지원을 전혀 못 받고, 논문제목, 실험재료 등 모든 걸 혼자 알아서 다 처리했어요. 유학생이 저 혼자라서 울기도 많이 울었어요. 학부 논문은 서로 다른 지방에서 만들어진 보이차의 성분 비교였습니다.”

그는 운남 농대에 있을 때 방학 때면 운남에서 보이차 재배 현장을 많이 다녔다. 보이차를 많이 생산하는 맹해(勐海)지역에서 발효과정을 보고 깜짝 놀랐다.

보이차 생산지인 중국 운남에서 보이차 수출이 줄어들자 1973년 발효방법을 바꿨다. 물을 뿌려 발효시간이 단축되도록 제조했다. 현대 보이차의 등장이다.

예전에는 차잎을 따 가지고 살청(殺靑: 숨죽이기)과 유념((揉捻: 손으로 비비기) 과정을 거쳐 햇볕에 말려 반제품이 생산되었다. 살청과 유념과정을 거쳐 햇볕에 건조한 상태의 차원료를 쇄청모차(晒靑毛茶 또는 晒靑茶)라고 한다.

모든 보이차의 원료가 되는 쇄청모차를 증기로 쪄서 압제하여 다시 말린다. 이를 중국에서 전통 보이차라고 한다. 전통 보이차를 생차라 부른다.

여기에 다시 물을 뿌려 발효시킨 다음 증기로 쪄서 압제 포장하면 완제품 현대보이차가 나온다. 현대보이차를 숙차라고도 한다.

차엽(茶葉)더미에 물을 뿌려주면서 쌓아두기와 뒤집기를 35~45일에 걸쳐 6~8회 정도 발효시키는 작업이 너무 비위생적이었어요. 지도 교수님이 보이차 연구하지 말라는 이유가 이것과도 좀 관계가 있다는 것을 그때 알았어요. 보이차 발효공정은 중국 국가 기밀입니다.”

보이차는 운반하기 좋게 원료를 눌러서 압제하여 보관한다. 보관 형태는 잎차인 산차(散茶), 쪄서 덩어리로 만든 긴압차(緊壓茶)가 있다. 압제 완정된 형태가 다양하다.

중국에서 보이차를 4년 공부하고 나서 그는 발효가 잘 된 보이차 향이 발효의 향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또한 발효의 일수에 따라서 품질이 틀리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런데 오래되지 않은 보이차가 오래된 보이차로 둔갑하더라고요. 태국, 라오스, 미얀마에서 역으로 본산지인 운남으로 가짜보이차가 들어와서 오래된 명품으로 팔리는 거예요.”

운남 생산지에서도 가짜 보이차가 등장하는 현실을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본 그는 공부를 더하겠다고 결심했다. 진짜 오래된 보이차인지 가짜인지 확인하고 싶어서 대학원을 갔다.

서남농대 대학원(차학과)에서 보이차 화학성분의 메커니즘을 연구했다. 차에서 우러나오는 화학성분이 변하는 색깔로 보이차 품질과 생산연도를 측정해낼 수 있는 공부를 했다.

중국 유학을 마치고 와서 보니 유학가기 전보다 국내 보이차 시장이 더 혼란스러워진 사실에 깜짝 놀랐다.

“‘보이차를 마시면 맛이 좋다.’가 아니라 이 보이차 몇 년도에 나온 겁니까?’ 이렇게 묻는 거예요. 보이차는 연도로 마시는 차가 아니라 맛으로 마시고 스스로 가격을 측정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는 1994년부터 대만의 차() 상인들과 접촉을 했다. 차에 대한 이론 공부와 재배, 생산, 유통 현장 공부를 병행하였다.

석사 끝나고 한국에 3년 있으면서 연구소, 대학, 차 문화계 인사, 재배 농민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했어요. 거의 특강이다 보니까 큰 도움이 안 되더라고요. 이렇게 해서는 안 되겠다 싶어서 박사코스를 들어갔어요.”

2009년 중국 농업과학원 박사과정을 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서 아직도 보이차가 많이 유통되는 현실을 반영하여 박사과정에서 보이차의 미생물에 대한 연구를 했다.

보이차에 검은 곰팡이 아스파라질러스 나이거가 있어요. 그 안에 있는 피피오 효소의 유전자분석을 해서 피피오 효소가 보이차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했어요.”

보이차 아스파라질러스 나이거의 피피오 효소 연구 박사 취득은 전 세계적으로도 그가 유일했다. 학부, 석사, 박사를 보이차로 전공한 사람은 국내에서는 물론 그가 유일하고 전 세계에서도 열손가락 이내로 꼽을 정도였다.

보이차를 연구한 이유가 또 하나 있어요. 보이차는 모든 제다에서 마지막 단계까지 발효가 돼요. 보이차가 아닌 우리나라 차로 발효를 시켜보고 싶고 메이드인코리아로 세계시장 진출이 제 꿈이거든요.”

이연희 박사는 우리나라 차를 가지고 메이드인코리아로 세계 수출을 꿈꾸고 있다.

우리나라 차로 어떻게 제다를 해서 세계시장을 뚫어 나가야할지 제가 우리나라의 지역적 특성을 알고, 보이차를 연구했기 때문에 가능하죠.”

외국 손님이 휴다인을 찾아오면 그는 우리나라 녹차를 마시도록 한다. 그가 우려내는 녹차 맛을 본 외국 손님들은 베리굿을 연발한다.

요즘 그는 하루 일과 대부분을 차의 대중화를 위한 연구에 매달리고 있다. 우리나라 차의 향을 응용하여 다양한 활용법을 연구하고 있다. 이연희 박사는 세계에서도 한국이 차() 재배지로 가장 좋은 위치라고 말한다.

그가 중국에서 석사과정을 공부할 때 중국 보이차() 공장 측으로부터 빨리 와달라는 전화를 받은 적이 있다.

가보니까 독일 손님이 와서 한국녹차를 마셔보고 이 차와 똑같이 만들어달라고 요청했대요. 중국 사람들도 마셔보니까 맛이 좋아서 만들고는 싶은데 방법을 모르겠다면서 어떻게 만드는지 알려달라고 했어요. 그래서 제가 한국에 정식으로 주문 오더를 내라고 했죠.”

그는 유학생활 때 경험한 에피소드를 털어놓으면서 이는 중국에서도 우리나라 차가 맛있다고 인정한 셈이 아니겠느냐고 반문한다.

저희같이 정식으로 차를 공부한 사람이 우리나라 차를 좀 더 맛있게 만들어서 외국 시장을 넓혀 나가야죠.”

우리나라 차 수출이 아직은 미미하지만 우리나라 차 산업의 미래는 가능성이 무한하다고 본다. 그가 한국 차를 세계시장 수출 활로 개척에 기여하고 싶어하는 이유다.

그는 차를 권할 때 그 사람의 체질을 봐서 몸에 맞는 차를 마시도록 한다. 차는 골고루 마시는 게 좋다면서 체질별 몸에 맞는 차를 팁으로 알려준다.

차는 식사하고 한 시간 후에 마시면 좋다. 하루에 30(머그컵으로 3) 이상을 초과하지 않는 게 좋다. 추위를 많이 타거나 체질이 약한 사람은 발효차를 따뜻하게 마시는 것이 좋고, 뚱뚱하고 위가 괜찮은 사람은 불발효차가 좋다.

빼빼한 사람일수록 뜨거운 물에 우려서 마실 수 있는 발효차가 좋다. 저녁에 잠이 안 올 때는 발효차를 마시는 게 좋다. 어린아이나 임산부는 차를 안 마시는 게 좋다.

수험생들은 불발효차도 괜찮다. 젊을수록 불발효차가 좋다. 햇볕이 날수록 불발효차가 좋다. 해가 질수록 발효차가 좋다. 노인분들은 발효차가 좋다.

그는 차가 좋아서 중국에 유학가 보이차를 대학, 대학원, 박사까지 공부하고도 공부할게 계속 나온다면서 깊이를 알 수가 없다고 한다.

 

<김명수/인물뉴스닷컴 people36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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