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엿보기] (312) 경마기수 출신 집배원 가수 김용남씨 ‘하루하루가 행복합니다’

김명수기자 | 입력 : 2020/12/20 [15:59]

[세상엿보기] (312) 경마기수 출신 집배원 가수 김용남씨 하루하루가 행복합니다

 

사랑의 집배원가수 김용남씨는 1992년 공채로 우체국에 들어와 올해로 29년째 집배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내년이면 30년 근속이다.

 

 

서울 도봉 우체국 소속으로 주중에는 골목골목을 누비며 사랑의 우편물을 전달하고, 주말에는 가수로 소외된 이웃을 찾아가 노래를 부르는 이중생활을 해오고 있다. 집배원 가수다.

1219일 저녁 집배원 가수 김용남씨를 허름한 골목 식당에서 만나 함께 식사를 하면서 많은 얘기를 나눴다.

나의 천직은 집배원이라고 당당하게 외치는 김용남씨. 우체국에 근무하면서 생활의 안정을 찾을 수 있었고 그 덕분에 노래를 부를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한다. 그가 부르는 노래 사랑의 집배원가사 내용에도 우편물을 배달하는 집배원의 자부심이 듬뿍 담겨 있다.

술잔을 주고받으면서 대화는 더욱 깊어졌고, 그가 살아온 삶의 이력도 한 꺼풀씩 벗겨졌다.

집배원 가수라는 자체만으로도 특이한 캐릭터인데 그는 한술 더 떠 경마 기수 출신이다. 대한민국에서 경마 기수 출신 집배원 가수는 그가 유일하지 않을까 싶다.

뚝섬 경마장 시절 1980년 경마기수 제7기 공채로 말고삐를 처음 잡았다. 1년간의 후보생 과정을 거쳐 정식 기수로 36개월을 활동하다 체중이 불어나 그만뒀다.

 

▲ 1981년 뚝섬 경마장 시절 경주레이스에 출전한 김용남 기수가 경주마 '대평원'에 기승하여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기수와 경주마로 일심동체가 되어 1000분의 1초 차이로 승부를 가르는 치열한 경마레이스를 펼치면서 냉혹한 승부의 세계를 체험했다. 비록 말 못하는 동물이지만 사람과 교감한다는 사실을 그때 깨달았다.

그는 기수 시절 경주로에서 레이스를 펼치다가 말에서 떨어진 경험이 있다면서 당시 악몽 같은 기억을 떠올렸다.

관중석을 가득 채운 관중들이 내려다보는 경주로에서 선두를 달리던 그가 갑자기 낙마했다. 엄청난 가속도로 바람처럼 내달리던 육중한 말에 오른쪽 가슴을 밟혔다. 꼼짝없이 죽었구나 싶은 생각이 드는 순간 기적이 일어났다. 결론을 말하면 말이 그의 생명을 살렸다.

말은 600kg. 그의 당시 체중은 40kg. 땅바닥에 나둥굴어진 그의 가슴을 밟은 말 말굽에 힘이 안 들어갔다. 김용남 기수의 오른쪽 가슴을 밟은 발에 말이 의식적으로 힘을 주지 않았다. 말이 영리하다는 것을 알았다.

말발굽에 힘이 실렸으면 그때 나는 죽고 이 세상에 없을 것입니다. 40년이 지난 지금도 아찔했던 그 순간이 문뜩문뜩 생각납니다

어린 나이에 경험했던 기수생활이지만 그는 지금 생각해도 후회는 없다고 힘주어 말한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순간순간 최선을 다했다고 자부한다.

싱어송라이터 김용남씨. 하늘에 계신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담아 효심이라는 노래를 직접 작사 작곡했다.

아들 된 도리로 효도 한 번 하고 싶어서 대한민국 어머니들을 위해 만든 노래입니다. 초중학교 시절 홀어머니와 단둘이 살았습니다. 오직 나만 바라보고 고생하신 어머니. 그때 그 시절에 한자 한자 적어놓은 글을 노래로 수를 놓아 불러 봅니다

막내로 자란 그가 누이를 생각하며 만든 누이’ 노랫말과 곡도 그의 작품이다.

최근에 녹음을 마친 꽃신도 그가 가사와 곡을 직접 썼다. 세상을 떠난 딸을 못 잊어하는 아빠의 회한이 그가 부르는 꽃신에 절절하게 배어있다.

평일에는 집배원으로 우편물을 배달하고, 주말에는 소외된 이웃을 찾아가 노래를 부르는 김용남씨. 집배원 가수로 살아가는 그의 이중생활이 피곤할 법도 하지만 그는 오히려 하루하루가 행복하다고 말한다.

 

<김명수/인물인터뷰전문기자 people365@naver.com>

 

인물뉴스닷컴 홈으로 바로가기  클릭이사람 명단 346번~

 

* 이 기사는 챌린지뉴스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http://www.challengenews.co.kr/2790)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