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사나이… 시를 쓰는 아파트 소장님 황상규

김명수기자 | 입력 : 2019/10/18 [11:36]

[인터뷰]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사나이시를 쓰는 아파트 소장님 황상규

 

이 시대의 진정한 자유인을 꼽으라면 단연 이 사람이 떠오른다. 제주도에서 아파트 소장으로 근무하는 황상규씨다.

 

 

기자가 수십 년을 지켜본 그는 한 마디로 자유로운 영혼이고 바람같은 사람이다. 한순간도 머뭇거리거나 멈춤이 없고 옳다 싶으면 곧바로 직진이다.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고 편을 가르지 않으며 정의로운 쪽에 기꺼이 한 표를 던진다.

바다가 없는 충북 청주에서 태어나 고향에서 대학을 나온 그는 육지에서 제주까지 100번 넘는 비행을 즐겼으며 필리핀을 한 달이 멀다하고 다녀왔다. 마음이 꽂히면 어디라도 훌쩍 떠난다. 그렇게 전 세계 수십여 국가를 여행했고 직장도 수십번을 옮겼다.

주머니에 돈이 많아서가 아니다. 돈이 없으면 언제라도 일자리에 뛰어들어 돈을 벌고, 돈이 모아지면 하고 싶은 일에 거침없이 뛰어든다.

그에게 실패는 오히려 그를 다시 뛰게 하는 디딤돌이다. 낮은 자리에 있다고 기가 죽거나 비굴하지 않고 잘나가도 거만하지 않았다.

남들이 가지 않은 길에도 한 치의 망설임 없이 도전한다. 한 예로 경마 선진국 호주에 가서 명견() 그레이하운드가 경주를 벌이는 경견 레이스를 봤다. 그 즉시 그레이하운드를 국내로 들여와 경기도 안산에서 방송인 이상벽의 사회로 전국 경견 레이스를 펼쳐 주목을 끈 적도 있다.

뚝섬 경마시절 경마예상지를 직접 만들어 판매하기도 했고, 한 때 대형 외식업에도 손을 댔다. ‘철밥통이라 불리는 공무원, 서적 외판원, 대리기사, 출판사 경영, 인천공항 보안요원, 호텔 직원, 제약회사 영업, 정치인 출마 등 속된 말로 안 해본 일이 없다.

 

 

필력도 내공이 깊다. 국내 첫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실미도의 개봉 시기에 맞춰 실미도684부대 소속 북파공작원의 실체를 파헤친 책 실미도의 증언을 집필한 주인공이 바로 황상규씨다.

황상규의 보금자리는 대자연이다. 아니 우주다. 안식처를 집한채로 꾸미기에는 아무리 아방궁이라 해도 그가 머무를 무대가 너무 좁다.

황상규의 이동수단은 바람과 구름이다. 버스도 자가용도 KTX도신간센도 떼제베도 보잉점보기로도 바람처럼 질주하는 그의 이동속도를 따라잡을 수가 없다.

황상규는 부귀영화도 직업의 귀천도 권력도 명예도 인기도 초월하는 세계관을 가졌다. 머리로만 머무는 세계관이 아니라 온몸으로 실천하고 행동하며 살아간다.

처절하게 쓰러져도 그는 훌훌털고 일어나 아침에 떠오르는 붉은 태양을 바라보며 다시 기운을 얻고 힘을내 치타처럼 뛰고 달린다.

다이나마이트 같은 삶의 주인공. 인간이 품을 수 있는 모든 사리사욕을 버려야 그를 닮을수 있다~ 과연 그럴수 있는자가 지구상에서 그 말고 또 누가 있을까?

이성으로는 나도 그럴수 있다고 자신해도 몸과 발은 현실의 벽에 가로막혀버리는게 우리 인간들이 아닌가! 처자식생각. 생계걱정. 가장으로서의 책임감. 현실의 굴레를 벗어나기가 힘든게 어쩌면 당연할지도.

그러나 그는 다르다. 3차원을 넘고 4차원을 넘어 5차원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살고 있다.

()앓이도 뜨겁다. 그의 시는 항상 뜨겁다. 혼돈의 시대를 살아가는 다양한 군상들의 현주소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제주에서도 아름다운 항구 모슬포에 지금 살고 있는 거처를 마련한 것도 바로 시를 쓰고 싶은 열정 때문이다. 그는 매일 아침 눈을 뜨면 자신이 기르는 반려견 2마리를 끌고 모슬포 등대까지 산책을 한다. 바다를 바라보며 힘차게 노래를 부르고 상큼한 바닷바람을 마시며 하루를 시작한다. 그리고 떠오른 생각을 시로 담아낸다. 그의 시세계로 들어가 본다.

 

가장 습하고 낮은 곳에 기어/ 보거나 들을 수 없고 말할 수 없으나/ 반짝이는 구두 발로 밟아도 구두 굽 허공사이로 죽지 않는// 지진, 해일, 폭풍이 몰아쳐도 빛과 진동에 민감하여 눈치껏 갈라진 땅 틈 사이에 끼어 살아나는/ 설령 밟히고 끼여 납작해져 죽어도 화석으로 남아 부활을 꿈꾸는/ 세상에서 가장 낮은 곳을 기여 기여코 승리하는/ 높은 곳까지 오른 많은 사람이 꺾여 바닥을 쳤을 때 계속 기어/ 나 하나 살아남아 저절로 왕이 되는/ 그런 꿈을 꾸면서 가장 낮은 곳에서 길고 가늘게 긴다(지렁이).

 

사느라 찌든 오욕들이 겉 이불과 속이불에 붙어 거무틱틱하다/ 많은 날들이 지나고 지나/ 콧 등에 잦아든 치욕의 냄새도 빤다// 통돌이 세탁기에서 뺑뺑이 도는 오욕과 치욕이 굉음을 내며 용솟음 쳐 오르고/ 말간 물에 죄많은 영혼까지 휑구면/ 하늘 향한 빨래줄에 뽀송한 마음 길게 널릴까// 볕이 쨍쨍 찌는 빨래줄에 빛바랜 인생이 주룩 걸린다.(빨래)

 

그의 시를 처음 접하는 순간 머리가 띵해졌다. 온갖 시련과 고난 속에서도 꿋꿋이 견디고 다시 일어서는 민초들의 성()스러운 기운(氣運)이 느껴졌다.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사나이 황상규. 제주에서도 아름다운 항구로 손꼽히는 모슬포에서 매일 아침 바다를 바라보며 하루의 일상을 시작한다. 대한민국 최남단 가파도와 마라도가 보이는 안방 창가 의자에 앉아 기타를 치고 노래 부르며 시를 쓴다.

 

<김명수/인물인터뷰전문기자 people365@naver.com> 

 

2019년 10월18일 11시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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