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이사람] (56) 6백만원의 사나이 김욱성 (2)

[클릭이사람] (56) 6백만원의 사나이 김욱성 (2)
 
그는 이제 관광회사의 사장이면서도 관광버스를 직접 운전하고 있다. 남섬의 유명한 관광지를 두루 관광하려면 한 장소에서 다음 장소로 적어도 서너시간씩 이동해야 한다. 크라이스처치에서 퀸스타운까지는 무려 7시간이나 걸린다.

아침 일찍 퀸스타운에서 출발하여 피요르드 국립공원으로 들어서기까지는 장장 300km를 달려야 한다. 거리도 거리지만 피요르드 국립공원으로 들어서기 시작하면 고개를 뒤로 완전히 젖혀야 산 정상을 볼 수 있는 거대한 산봉우리들이 나타난다.

울창한 원시림 숲사이로 난 좁다란 길을 따라 달리기도 하고 갑자기 수백미터 아래로 계곡이 내려다보이는 깎아지른듯한 협곡길을 오르내리면서 곡예운전을 한다.

그 뿐만이 아니다. 한국에서 뉴질랜드까지 찾아 와준 관광객들을 위한 남섬 구석구석의 신비롭고 감동적인 명소를 지날 때에는 마음속에서 우러나는 감동을 직접 전하기도 한다. 남섬을 여행하다보면 보기만 해도 탄성을 지르게 하는 비경들도 많다. 때로는 몇시간씩 펼쳐지는 막막한 황무지 길을 지날 때도 있다.

하지만 지역마다 전해지는 흥미로운 전설과 수백만년전에 펼쳐졌던 구구절절한 그의 설명을 듣다보면 시간이 금새 지나간다. 그렇게 그는 관광버스회사 사장이면서 운전기사이자 여행가이드까지 1인3역을 거뜬히 소화해 내고 있다. 그는 지금 하는 일이 자신의 천직이라고 믿고 있다.

뉴질랜드에 거주하는 한국인은 약 1만5천명정도. 대부분 북섬에 살고 있다. 남섬에 거주하는 한국인은 3천명 정도밖에 안된다.

한국을 강타한 IMF. 뉴질랜드 교민경제에도 타격이 컸다. 여행사 대부분 문을 닫았다. 그도 부도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이를 악물고 이겨냈다. 자신까지 넘어지면 끝장이라는 한국인 특유의 자존심과 오기가 그를 버티게 해준 힘이 되어 주었다. 천신만고 끝에 위기를 극복하고 여기까지 왔다.

처음 동양사람이 운전하다 보니 유리창을 깨는 등 버스테러를 많이 당했다. 현지인들인 키위 입장에서는 동양사람들이 자기 밥그릇을 가져간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테러라는 수단을 이용했는지도 모른다.

1995년에 관광버스사업을 시작하였다. 1인회사로 출발. 1996년부터 차를 조금씩 늘려나갔다. 97년 IMF 직전에는 관광버스가 무려 14대나 될정도로 사업이 잘나갔다. 그러다 IMF가 터지면서 차를 거의 절반값에 처분했다. 은행에서 빌린 돈을 갚아야 했기 때문이다. 3대만 남기고 모두 팔았다.

현재 운영하는 버스는 7대. 지금까지 한국인 관광객을 4백팀가량 모셨다. 남섬에 한국인이 운영하는 여행사는 현재 유일하게 이곳 뿐이다.

김사장은 1993년 한국에 들어와 1년4개월동안 머물면서 결혼에 성공했다. 7년연하의 직장여성을 만나 8개월만에 결혼에 골인했다. 결혼을 하려고 아예 작정하고 들어와 목적을 이룬셈이다. 사랑하는 여자에게 자신이 국내 회사에 다니는 직장인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무역회사에 임시취직까지 했다. 직장인으로 비치면 결혼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외국에 나가서 산다는 이야기는 아내가 임신을 하고 나서야 했다. 그리고 결혼작전에 무사히 성공하자 임시직장을 때려치우고 원래 꿈을 이루기 위해 뉴질랜드로 날아갔다. 서울에 들어올때는 혼자였는데 나갈때는 사랑하는 아내와 둘이서…

번개불에 콩튀기듯 그렇게 결혼을 해서 아내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지만 오손도손 잘 살고 있다. 일 때문에 집을 비우는 날이 많아도 아내는 잘 참아 준다. 그런 아내가 한없이 고마울 뿐이다.

앞으로는 한국산 버스를 직접 도입할 셈이다. 이번에 한국에 들어와서 한국산 버스를 3대 주문했다. 뉴질랜드 남섬에 있는 그의 여행사에서 한국산 버스를 몰기 위해서다. 앞으로 뉴질랜드 밤섬에 한국인 관광객들이 오면 한국인이 운영하는 한국산 버스를 타는 재미를 누릴수 있다.

그는 사장이면서 직접 관광투어에 나간다. 운전도 가이드도 직접 한다. 마이크를 끼고 관광지를 지날때마다 자세한 설명을 한다. 그의 버스를 타면 관광을 즐기는 재미와 더불어 사장이 토해내는 걸칙한 입담도 함께 들을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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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뉴스닷컴/ 김명수기자people365@korea.com>

2000/07/25 10: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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