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이사람] (5) 나홀로월간지 발행 한진성

김명수기자 | 입력 : 2000/06/01 [17:29]

[클릭이사람] (5) 나홀로월간지 발행 한진성

휴대폰 하나로 월간잡지를 발행하는 간큰사람이 있다. 사무실은 물론이고 딸린 직원도 하나 없다… 힘은 들지만 힘든만큼 보람도 크다. 뜻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의지만 있으면 뭐든지 할수 있다는 두둑한 배짱으로 밀고 나간다.

월간 안과정보 발행인 한진성(45)씨가 바로 그 주인공. 북치고 장구치고 혼자 다한다. 아무리 규모가 작은 잡지라 할지라도 혼자서 만들어내기란 결코 쉽지 않은일. 감히 엄두도 못낼 일이다.

그러나 그는 해낸다. 그것도 매달 정기적으로 나오는 월간 잡지를. 뛰고 뛰고 또 뛰어도 늘 시간이 모자란다. 아웃소싱을 활용하고는 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업무를 하나 하나 자신이 직접 챙겨야 한다.

잠시라도 한눈을 팔았다가는 무슨 실수가 터져나올지 모른다. 보고 또보고 확인에 또 확인을 하지만 그래도 잡지가 나오고 보면 늘 아쉬움이 남는다. 나홀로 월간지를 만들어낸다는 것을 눈으로 직접 보지 않고는 아무도 그말을 믿으려 하지 않는다.

믿어주기는 커녕 정신나간 사람으로 오해를 받은적도 한두번이 아니다. 다행이 시간이 지나면서 그가 하는 일을 알아주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안과의사와 관련업계의 소식을 다룬다. 월 3천여부 발행. 전면 올칼러 제작이다.

제작에 들어가는 비용만도 자그만치 팔백만원. 잡지가 비매품이기 때문에 제작비 조달도 만만치 않다. 처음에 잡지를 인수할때는 적자투성이였다. 인수라고 해봤자 판권뿐 나머지는 아무것도 없다. 사무실도 직원도 집기도 없다.

맨땅에 헤딩도 유분수지 아무리 머리를 굴려봐도 이건 아니다 싶었다. 그런데도 한번 해보고 싶었다. 어짜피 이름만 있는 빈껍데기인데 망해봤자 더 이상 손해볼것이 없다고 생각하자 엉뚱하게 오기가 발동했다. 죽어라고 열심히 뛰었다. 참신한 기획과 유용한 정보로 승부를 걸었다.

내집이 곧 사무실. 속모르는 사람들이 보기엔 그깟일도 무슨 사업이냐고 콧방귀를 뀔지 모르지만 그로써는 자신의 인생을 걸만큼 소중하고 또 소중하다. 집에 있는 중고컴퓨터로 모든 업무를 처리한다.

부모님과 두아이 그리고 사랑하는 아내까지 3대 6식구가 함께 모여살기에도 빠듯할 정도로 비좁은 공간이 일 때문에 더욱 좁아보인다. 그렇기에 항상 가족들에게 미안하다. 그래서 더욱 더 이를 악물고 힘을 낸다.

믿을건 땀과 노력뿐. 이세상에 공짜는 없다고 확신하기에 그는 늘 최선을 다하려 노력한다. 광고가 붙기 시작했다. 인수 1년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광고가 계속 늘어 이제는 제법 짭짤한 효자노릇을 하고 있다.

모험을 걸고 시도해본 던힐광고기법도 반응이 좋았다. 국내 잡지에서는 파격적이라고 할수 있는 던힐광고기법은 이제 안과정보의 트레이드마크가 될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잡지가 흑자로 돌아서자 판권을 사겠다는 사람까지 나타났다.

처음에 비하면 장족의 발전을 한 셈. 처음에는 거들떠보지도 않던 사람들도 점차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만큼 사세가 커졌다고 생각하니 감개가 무량하다. 그러나 지금은 시작에 불과하다. 아직도 해야 할 일이 많기 때문이다.

한씨가 안과정보에 갖는 집착은 대단하다. 자신이 바로 안과정보의 산 역사이기 때문이다. 한씨는 약 3년전에 출발한 안과정보 창간 멤버다. 당시 사장은 박윤덕씨였다. 한씨는 마케팅쪽에 적성이 있어서 영업분야를 맡았다. 그러다가 작년1월 한씨가 직접 인수하게 된 것이다.

잡지는 광고수주로 운영되며 안과의사와 관련업계 임직원에게 매달 무료로 배포한다. 다루는 내용은 주로 안과업계의 장비 소모품 약품에 관한 광고정보 등이다. 그리고 안과관련 국내외 학술행사를 비롯하여 안과업계 의료계소식도 꼼꼼하게 챙긴다. 여행가이드 여행스케치 골프등 레저코너도 제법 알차게 꾸며져 있다.

안과정보를 이만큼 키우기까지 한씨가 쏟은 노력은 눈물겹다. 그는 잡지를 인수하자마자 모든 거품요인을 제거했다. 보통 출판사라면 당연히 있어야할 사무실 임대료 직원급료등 고정비용을 완전히 없애 버린 것이다. 남은 것은 판권뿐이었기에 더 이상 잃을것이 없다고 판단했다. 집에 있는 컴퓨터와 프린터 팩스 휴대폰이 그가 월간지를 운영하는데 필요한 전부.

덜렁 보리밥 한사발과 신김치 하나뿐으로 더 이상 줄일수 없는 최소한의 식단같다고나 할까. 단 한점의 군살까지 모두 빼냈기에 한사장이 직접 발로 뛰는 만큼 영업이나 매출이 고스란히 올랐다. 나머지 모든 제작은 외주로 처리하고 한사장은 관리만 한다.

그는 안과정보를 운영하면서 정성을 쏟으면 쏟는 만큼 독자들의 반응과 인식이 달라진다는 것을 알았다. 물론 내용면에서 아직 만족스럽다고 할단계가 아니라는 것을 그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발전가능성이 많다는데에 희망과 안도감을 갖는다.

안과정보에 거는 그의 기대와 각오가 대단하다. 그는 안과정보가 안과계에서 없어서는 안될 꼭 필요한 전문지로 인정받게 되기를 바란다.

한사장은 어려울때마다 어린시절을 떠올린다. 그때를 생각하면 아무리 어렵고 힘든일도 헤처나갈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다. 어린 시절 멀리 걸어 다니는 것을 유난히 좋아했다. 멀리가면 갈수록 새롭게 보이는 풍경이 신기하고 마냥 좋았다.

그는 아득하게 펼쳐진 먼길을 두눈으로 확인하기 위해 무작정 걸어가는 버릇이 있었다.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또 아득하게 뻗어있는 신기루. 아무리 걷고 걸어도 그끝을 잡을수 없는 것이 늘 불만이었다. 그럴때마다 외할머니는 한사장을 찾으러 다니느라 애를 먹었다.

신기루처럼 아득한 먼길에 대한 호기심을 풀기위해 마냥 걷던 어린 시절의 기질이 아직도 남아있다는 생각이 든다. 다만 인간들의 사는 모습과 내면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진 것이 그때와 조금 다를뿐… 그는 인간의 이성과 도덕성과 양심을 믿고, 희망한다.

그들이 서로 어깨를 기대고 위로와 힘이 되어주면서 함께 만들어갈 밝고 따뜻하고 훈훈한 세상을 기대한다.

등산이 취미라는 한사장. 시간을 내기가 힘들어 자주는 못가지만 그래도 일주일에 한번쯤은 가려고 노력한다. 일에 파묻혀 자칫 소홀하기 쉬운 건강을 챙기는데는 등산이 최고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한동안 소식이 끊겼다가 다시만난 고교친구들과 동반산행을 주로 즐긴다. 옛친구들과 어울려 잠시나마 추억어린 대화를 나누다 보면 몸도 마음도 재충전이 되는 느낌이다.

새천년을 맞아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며 열심히 살아가는 그의 얼굴이 더없이 밝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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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05/25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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