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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이사람] (548) 목소리 하나로 잘나가는 연기자 ‘베테랑 성우’ 김영민
 
김명수기자 기사입력  2014/02/22 [20:41]
[클릭이사람] (548) 목소리 하나로 잘나가는 연기자 ‘베테랑 성우’ 김영민

“작고 낮게 말해도 잘 들리고 상식이 통하는 세상을 꿈꾸며 글도 쓰고 연기하는 방송인으로 살아 있는 날까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1983년 5월 KBS 공채 18기 성우로 출발하여 오직 한 길을 걸어온 30년 베테랑 김영민(55) 성우의 새해 소망이 소박하다.

성우는 말을 가장 잘하는 사람이다. 바꿔 말하면 성우는 언변이 좋은 사람이 아니라 우리말을 장단, 고저, 어법, 어순에 맞게 논리적으로 잘 하는 사람이다.

지상파, 종편, 케이블 방송을 망라하여 공채 합격한 성우들로 구성된 한국성우협회 회원은 대략 780여명이다. 언더그라운드(비공채) 성우까지 포함하면 1000여명으로 추산된다.

그 많은 성우 가운데 일반인이 아는 슈퍼성우는 20명 이내로 전체 성우의 2%를 밑돈다.

김영민 성우는 그 중에서도 방송3사를 넘나들며 가장 바빴던 성우로 이름을 날렸다. MBC, SBS, KBS를 망라하여 특히 예능 쇼프로 보이스 MC로는 독보적이었다.

능력자 중의 능력자. 1990년대 초부터 보이스 MC로 예능 쪽에 성우들이 진출할 수 있는 첫 단초를 그가 열었다.

대한민국에서 활동하는 성우들의 연봉은 1천만~8억까지 천차만별이다. 성우 중에 예능프로를 맡는 성우들이 제일 수입이 좋다고 알려져 있다.

아무리 비주얼이 판치는 시대라지만 TV에 얼굴을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인기 가도를 달리는 연기자가 있다. TV나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목소리만으로도 얼마든지 스타가 될 수 있다.

30년 베테랑 김영민 성우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각 방송사 외화 주·조연 목소리와 애니메이션 만화 더빙은 물론이고 각종 예능 쇼 오락 보이스 MC로 우리 귀를 즐겁게 해주고 있다.

성우가 되기 이전에는 MBC 영11 구성작가 및 방미, 최성수, 박강성을 비롯해 많은 스타가수들의 노랫말을 쓴 대중가요 작사가로도 잘 나갔다.

그는 예능인이면서 문학인이다. 2013년 월간 창조문예를 통해 시인으로 등단하고 첫 시집(사랑 배달 왔습니다)을 출간했다.


대학에서 연극영화를 전공한 그는 원래 연극배우 출신으로 연극도 하고 다운타운 DJ도 했다. 1982~1983년 연극 '불모지' 등에 출연했으며 성우로 활동하던 중에도 2006년 10월 서울 대학로에서 공연한 '유츄프라카치아'에서 열연하여 주목을 끌었다.

작사가로도 많은 히트 가요를 남겼다. 1984년 ‘바람새’로 KBS 가사대상을 받기도 했다.

방송과의 첫 인연은 성우가 아니라 구성작가였다. 1981년 MBC 인기프로그램 영11 작가가 갑자기 군에 입대하는 바람에 방송기자 추천을 받고 MBC 구성작가로 갔다.

“1년 넘게 구성작가로 활동하다가 KBS 공채 성우로 왔어요”

32년째 성우로 활동하고 있지만 선배들이 줄줄이 있어 경력으로 치면 서열 순위가 배꼽정도 밖에 안 된다는 소리를 듣고 깜짝 놀랐다. 하지만 연봉으로나 인지도로는 얘기가 달라진다. 1990년 초부터 스타성우 대접을 받았다.

아무리 무리를 해도 목이 쉬어본 적이 없다니 그야말로 하늘이 내린 천상의 성우라는 생각이 든다. 표준말 속에 들어있는 경상도 사나이 특유의 미세한 사투리가 그가 가진 목소리의 매력이다.

목소리 하나만으로 하루 수입이 3000만원을 기록한 적도 있다는 그는 방송에 CM까지 맡고 있다. 1990년대 중반부터 그가 길을 연 보이스 MC로도 주가가 높다.

“예를 들면 쇼프로에서 ‘오늘의 MC를 소개합니다’ 한마디 해요. 보이스 MC로 그런 멘트를 하루에 7개 이상 할 때도 있었어요”

방송 3사와 케이블방송 포함해서 그런 쇼프로는 보통 1시간이 넘었다. 그러면 짧은 멘트 하나 날리고 1시간 넘는 출연료를 고스란히 받았다.

“거기에 외화 주인공 2~3개 프로 더빙을 해요. 제가 더빙으로 유명해진 성우입니다. 세계 유명 배우들은 거의 다 했죠. 그리고 또 CF 광고 찍을 때 출연하는 CM 보이스가 있어요. CM은 1건 할 때마다 초당 얼마씩 받아요. 최고조 때 하루에 5건 넘게 했어요”

호사다마라고 했던가. 잘나가는 성우로 거칠 것 없던 그는 2001~2002년 영화 제작에 손댔다가 쓴 맛을 봤다. 몇 년 후 혹독한 시련의 늪에서 빠져나오는가 싶더니 더 높고 거대한 파도가 또 한 번 그를 덮쳤다.

2007년부터 가수음반기획에 뛰어들어 2009년까지 ‘올인’ 했으나 처절하게 쓴 맛을 봤다.

두 번의 우여곡절 끝에 그는 2010년 3월부터 다시 성우로 돌아와 2011년까지 1년 넘게 KBS 1라디오 대한민국경제실록 장기다큐멘터리(연출 박기완, 소상륜) 박정희 대통령 역을 맡았다.

그런 사연을 안고 제자리로 돌아온 그는 2011년 한해 라디오 드라마를 결산하는 KBS 라디오 연기대상을 거머쥐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성우로 살고 있고 앞으로도 성우를 계속하겠노라고 다짐한다.

“현재 성우 환경 극도로 열악해요. IMF 전까지는 황금기였죠. 각 방송사마다 외화가 매일 한두 편은 있었어요. 지금은 그 많던 외화가 없어요. 어쩌다 있어도 자막이죠. 그러다 보니 성우들이 설자리가 없어요”

어려서 가난하고 궁핍하게 살았다는 그는 그래서 더욱 아름답고 멋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간절했다고 고백한다.

“누구보다 상처를 많이 받아봤기 때문에 상처를 아물게 하는 방법을 좋아합니다. 상처를 메꿀 수 있는 건 사랑밖에 없더라고요”

그런 아픔이 있었기에 같은 말이라도 기왕이면 부드럽고 아름답게 표현하려고 노력했고 그런 마음으로 글도 쓴다면서 환한 미소를 지어 보인다.

그는 성우로 활동하면서 큰 상도 많이 탔다. 특히 2013년 11월1일 성우의 날을 맞아 성우협회에서 유일하게 단 1명에게 주는 30년 근속패 우정상을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순수 성우들이 주는 상이라서 그에게는 다른 어떤 상보다도 더욱 의미가 크고 특별하기 때문이다.

“대단히 행복해요. 30년 넘게 성우를 하고 있지만 예나 지금이나 마음은 신인 같아요. 세상에 하고 싶은 얘기가 많아서 글도 쓰고 연기자 꿈도 있고…. 어떤 일을 만나면 절박하게 해요. 바꿔 말하면 목숨 걸고 매달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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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2월 22일 20시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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