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인터뷰] (70) 제주 금악목장 권승주 목장장
금악목장을 처음 보는 순간 서울 경마공원을 이곳에 옮겨놓은 듯한 착각이 들었다. 목장에 도착하여 차에서 내리는 데 갑자기 마사에서 말들이 무리지어 튀어나와 주로를 질주하는 것이 아닌가. 아니 이럴수가. 이곳이 분명히 목장인데 웬 주로?
금악목장 권승주(40) 목장장은 그런 사람이다. 뭔가 한가지 일을 하더라도 그냥 남들 하는 대로 따라가는 법이 없다.
금악목장에서 올라간 말은 2개월이면 곧바로 경주에 투입될 수 있을 만큼 훈련이 잘 되어 있다.
제주도 북제주군 한림읍 금악리에 위치한 금악목장은 전체부지 21만 5천평으로 제주경마공원(22만평)과 맞먹는 넓은 면적이다.
권승주 목장장은 기수, 조교사 출신. 기수 양성소 11기로 서울 기수협회 홍대유회장과 동기다.
84년 기수면허 취득하여 93년 7월30일까지 9년동안 현역기수로 뛰었다.
기수를 그만두는 날 조교사에 합격하여 마방을 부여받고 기수에서 조교사로 전업했다. 97년 8월31일까지 4년간 조교사로 활동했다.
97년 8월31일. 그날을 잊지 못한다. 부정경마를 막으려다가 오히려 혐의를 뒤집어쓰고 마사회법에 걸려서 억울하게 면허취소를 당했으니 어찌 잊을수가 있겠는가.
2000년 9월26일 대법에서 무죄확정 판결을 받아 혐의는 풀렸지만 그 동안 겪은 마음고생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컸다.
그의 결백이 드러나자 마사회측으로부터 "2000년 12월31일까지 조교사로 복직하라. 그러면 마방을 부여해 주겠다"는 권유를 받았다.
그러나 그는 현재 처해 있는 여건이나 여러 가지 정황들이 복직을 할 시점이 아니라고 생각돼서 가지 못했다.
"개인적으로 명예회복은 이걸로 됐지만 다른 부분으로 더 명예를 회복할 수 있다면 해보고 싶어요. 일차적으로 조교사면허 취소부분이 타율적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조교사 면허를 다시 받고 싶습니다. 그 시점은 제가 신중히 판단해 보겠습니다"
조교사로써 어려운 시기 다 이겨내고 전성기로 발돋움하려는 시점에서 그런 일이 일어나서 아쉬움도 그만큼 컸다.
"완전 명예회복을 하고 나서 조교사 면허를 반납하더라도 제손으로 하고 명예롭게 그만두고 싶습니다. 동료들이나 마주분들로부터도 빨리 복직하라는 권유를 받았지만 경주마육성에 이미 발을 들여놓았기 때문에 일단은 제 생각을 보류시키는 쪽으로 방향을 정했습니다"
석사출신 조교사. 충남기계공고 졸업후 대전산업대 기계설계학과를 장학생으로 다녔다. 대학시절 학내에서 필명을 날린 학보사 기자출신. 그러면서도 졸업생 중에서 가장 많은 5개의 기사자격증을 딸 정도로 악착같이 공부했다.
대학졸업후 동국대 교육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땄다. 석사논문은 '경마기수의 경기불안이 경기성적에 미치는 영향'. 다시 방송대 경영학과를 졸업할 정도로 그의 학구열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계속된다.
교수가 된 기수. 그는 현재 탐라대학에서 레저스포츠학과 겸임교수를 맡고 있다. 가르치는 과목은 승마.
모 조교사의 주선으로 그는 99년 이곳 금악목장에 첫발을 들여놓았다. 처음에 왔을 때 개발이 전혀 안된 야산이었다.
6만5천평을 초지로 개간하고 시설물의 위치와 구조 등을 계획하고 시설을 꾸몄다. 마사부분, 실내마장 등 어디에서도 말들이 초지를 출입하는데 편리하도록 했다. 육성 트레이닝 코스와 주로도 그가 만들었다.
금악목장은 패독시설이 안전하고 어느정도 규모를 갖추고 있을 뿐만 아니라 마필에 적정한 초지면적을 확보하여 윤환방목을 하는데에도 어려움이 없다.
발주기를 갖추고 있어서 경마장 마방에 입식하기 전까지 발주순치를 여기서 완료할 수 있다.
주로도 폭 10M, 길이 1450M로 실제 육성훈련을 체계적으로 하기 때문에 경마장에 입식해서 경주마대비를 다른 말들에 비해 빨리 할수 있다. 그만큼 마주들이 경주마로 대비하기 까지 관리비를 줄일 수 있다.
발주순치 능력검사를 할 수 있는 상태에서 올라가서 바로 경주마로 대비할 수 있는 완전한 준비를 갖춘 말이다.
3세 코리안더비 경주 우승여건에 근접할 수 있는 조건을 여기서 갖출 수 있어서 이곳 말에 대한 마주들의 선호도가 높다.
작년에 2세마로 내보낸 말 '럭키디프' '큐피'는 지금 서울 경마장에서 3세마로 실력발휘를 하고 있다. 3전2승의 화려한 전적을 올리며 돌풍을 몰고온 럭키디프는 올해 대상경주도 노리고 있다.
올해는 2세마로 6두가 마방으로 들어갔다. 그중 킹 임페리얼, 허니비, 금화사 등 3마리는 데뷔해서 능력을 인정 받았고 데뷔를 앞둔 나머지 3마리도 기대를 걸고 있다.
'킹 임페리얼'(42조·김명국 조교사·김진철 마주)은 5000만원에 팔린 올해 최고액 거래마로 일찌감치 주목을 받기도 했다. 킹 임페리얼은 지난 6월30일 토요 제2경주에서 원정일기수가 기승, 우승하여 무려 복승식 1164배라는 초고액 대박을 터뜨리며 일약 스타마로 떠올랐다.
이말은 6개월 때 권승주 목장장이 명마목장에서 750만원을 주고 직접 구매를 해온 말이다. 당시만 해도 혈통이 별로 안좋다는 이유로 명마목장에서조차 제쳐놓은 말이었다. 그러나 그는 이말을 체형이나 골격으로 봐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믿고 들여왔는데 그 예상이 적중했다.
금악목장에는 현재 85두의 말이 있다. 씨수말도 한 마리 보유하고 있다. 99년 12월 개인목장으로는 처음으로 씨수말을 들여왔다.
87년 결혼. 고등학교때 보이스카우트 단원이었던 그는 학교행사로 야외캠핑 갔다가 걸스카우트 단원으로 참가했던 지금의 아내를 만나 10년 연애 끝에 한 결혼이다. 슬하에 1남1녀를 두었다.
말키우는 데 있어서 절반은 정성이다. 그는 말에 전념하기 위해 가족과도 떨어져 있다. 가족은 대전에 있고 그만 목장에서 생활하고 있다. 집은 대전에 있지만 그는 "마굿간이 내집"이라고 서슴없이 말한다.
그는 목장을 총관리하고 있다. 기수, 조교사 출신이 운영하는 목장답게 이곳에는 트레이닝 기수가 3명 있다. 이들은 모두 현역기수 출신으로 경주 육성마 트레이닝만 전문으로 하고 있다. 모래 훈련주로 1400M, 원형 실내마장, 워킹머신, 패독시설, 20만평의 초지, 실외마장, 4동 92두 마방, 게다가 씨수말까지….
내년에는 민간목장 최초로 여기서 자체 경주마 경매를 하려고 한다. 그의 목장에서 배출한 경주마들의 올해 성적이 경매가를 좌우할 것이다.
99년 3월부터 첫 삽을 뜨기 시작하여 3년도 안돼 이 정도로 자리 잡았다는 자체가 기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실제 경마장에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는 경마공원 축소판. 기수, 조교사 출신 권승주가 운영하는 목장은 뭔가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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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뉴스닷컴/ 김명수기자 people365@korea.com>
2001/09/03 10:36:55
금악목장을 처음 보는 순간 서울 경마공원을 이곳에 옮겨놓은 듯한 착각이 들었다. 목장에 도착하여 차에서 내리는 데 갑자기 마사에서 말들이 무리지어 튀어나와 주로를 질주하는 것이 아닌가. 아니 이럴수가. 이곳이 분명히 목장인데 웬 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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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악목장에서 올라간 말은 2개월이면 곧바로 경주에 투입될 수 있을 만큼 훈련이 잘 되어 있다.
제주도 북제주군 한림읍 금악리에 위치한 금악목장은 전체부지 21만 5천평으로 제주경마공원(22만평)과 맞먹는 넓은 면적이다.
권승주 목장장은 기수, 조교사 출신. 기수 양성소 11기로 서울 기수협회 홍대유회장과 동기다.
84년 기수면허 취득하여 93년 7월30일까지 9년동안 현역기수로 뛰었다.
기수를 그만두는 날 조교사에 합격하여 마방을 부여받고 기수에서 조교사로 전업했다. 97년 8월31일까지 4년간 조교사로 활동했다.
97년 8월31일. 그날을 잊지 못한다. 부정경마를 막으려다가 오히려 혐의를 뒤집어쓰고 마사회법에 걸려서 억울하게 면허취소를 당했으니 어찌 잊을수가 있겠는가.
2000년 9월26일 대법에서 무죄확정 판결을 받아 혐의는 풀렸지만 그 동안 겪은 마음고생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컸다.
그의 결백이 드러나자 마사회측으로부터 "2000년 12월31일까지 조교사로 복직하라. 그러면 마방을 부여해 주겠다"는 권유를 받았다.
그러나 그는 현재 처해 있는 여건이나 여러 가지 정황들이 복직을 할 시점이 아니라고 생각돼서 가지 못했다.
"개인적으로 명예회복은 이걸로 됐지만 다른 부분으로 더 명예를 회복할 수 있다면 해보고 싶어요. 일차적으로 조교사면허 취소부분이 타율적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조교사 면허를 다시 받고 싶습니다. 그 시점은 제가 신중히 판단해 보겠습니다"
조교사로써 어려운 시기 다 이겨내고 전성기로 발돋움하려는 시점에서 그런 일이 일어나서 아쉬움도 그만큼 컸다.
"완전 명예회복을 하고 나서 조교사 면허를 반납하더라도 제손으로 하고 명예롭게 그만두고 싶습니다. 동료들이나 마주분들로부터도 빨리 복직하라는 권유를 받았지만 경주마육성에 이미 발을 들여놓았기 때문에 일단은 제 생각을 보류시키는 쪽으로 방향을 정했습니다"
석사출신 조교사. 충남기계공고 졸업후 대전산업대 기계설계학과를 장학생으로 다녔다. 대학시절 학내에서 필명을 날린 학보사 기자출신. 그러면서도 졸업생 중에서 가장 많은 5개의 기사자격증을 딸 정도로 악착같이 공부했다.
대학졸업후 동국대 교육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땄다. 석사논문은 '경마기수의 경기불안이 경기성적에 미치는 영향'. 다시 방송대 경영학과를 졸업할 정도로 그의 학구열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계속된다.
교수가 된 기수. 그는 현재 탐라대학에서 레저스포츠학과 겸임교수를 맡고 있다. 가르치는 과목은 승마.
모 조교사의 주선으로 그는 99년 이곳 금악목장에 첫발을 들여놓았다. 처음에 왔을 때 개발이 전혀 안된 야산이었다.
6만5천평을 초지로 개간하고 시설물의 위치와 구조 등을 계획하고 시설을 꾸몄다. 마사부분, 실내마장 등 어디에서도 말들이 초지를 출입하는데 편리하도록 했다. 육성 트레이닝 코스와 주로도 그가 만들었다.
금악목장은 패독시설이 안전하고 어느정도 규모를 갖추고 있을 뿐만 아니라 마필에 적정한 초지면적을 확보하여 윤환방목을 하는데에도 어려움이 없다.
발주기를 갖추고 있어서 경마장 마방에 입식하기 전까지 발주순치를 여기서 완료할 수 있다.
주로도 폭 10M, 길이 1450M로 실제 육성훈련을 체계적으로 하기 때문에 경마장에 입식해서 경주마대비를 다른 말들에 비해 빨리 할수 있다. 그만큼 마주들이 경주마로 대비하기 까지 관리비를 줄일 수 있다.
발주순치 능력검사를 할 수 있는 상태에서 올라가서 바로 경주마로 대비할 수 있는 완전한 준비를 갖춘 말이다.
3세 코리안더비 경주 우승여건에 근접할 수 있는 조건을 여기서 갖출 수 있어서 이곳 말에 대한 마주들의 선호도가 높다.
작년에 2세마로 내보낸 말 '럭키디프' '큐피'는 지금 서울 경마장에서 3세마로 실력발휘를 하고 있다. 3전2승의 화려한 전적을 올리며 돌풍을 몰고온 럭키디프는 올해 대상경주도 노리고 있다.
올해는 2세마로 6두가 마방으로 들어갔다. 그중 킹 임페리얼, 허니비, 금화사 등 3마리는 데뷔해서 능력을 인정 받았고 데뷔를 앞둔 나머지 3마리도 기대를 걸고 있다.
'킹 임페리얼'(42조·김명국 조교사·김진철 마주)은 5000만원에 팔린 올해 최고액 거래마로 일찌감치 주목을 받기도 했다. 킹 임페리얼은 지난 6월30일 토요 제2경주에서 원정일기수가 기승, 우승하여 무려 복승식 1164배라는 초고액 대박을 터뜨리며 일약 스타마로 떠올랐다.
이말은 6개월 때 권승주 목장장이 명마목장에서 750만원을 주고 직접 구매를 해온 말이다. 당시만 해도 혈통이 별로 안좋다는 이유로 명마목장에서조차 제쳐놓은 말이었다. 그러나 그는 이말을 체형이나 골격으로 봐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믿고 들여왔는데 그 예상이 적중했다.
금악목장에는 현재 85두의 말이 있다. 씨수말도 한 마리 보유하고 있다. 99년 12월 개인목장으로는 처음으로 씨수말을 들여왔다.
87년 결혼. 고등학교때 보이스카우트 단원이었던 그는 학교행사로 야외캠핑 갔다가 걸스카우트 단원으로 참가했던 지금의 아내를 만나 10년 연애 끝에 한 결혼이다. 슬하에 1남1녀를 두었다.
말키우는 데 있어서 절반은 정성이다. 그는 말에 전념하기 위해 가족과도 떨어져 있다. 가족은 대전에 있고 그만 목장에서 생활하고 있다. 집은 대전에 있지만 그는 "마굿간이 내집"이라고 서슴없이 말한다.
그는 목장을 총관리하고 있다. 기수, 조교사 출신이 운영하는 목장답게 이곳에는 트레이닝 기수가 3명 있다. 이들은 모두 현역기수 출신으로 경주 육성마 트레이닝만 전문으로 하고 있다. 모래 훈련주로 1400M, 원형 실내마장, 워킹머신, 패독시설, 20만평의 초지, 실외마장, 4동 92두 마방, 게다가 씨수말까지….
내년에는 민간목장 최초로 여기서 자체 경주마 경매를 하려고 한다. 그의 목장에서 배출한 경주마들의 올해 성적이 경매가를 좌우할 것이다.
99년 3월부터 첫 삽을 뜨기 시작하여 3년도 안돼 이 정도로 자리 잡았다는 자체가 기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실제 경마장에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는 경마공원 축소판. 기수, 조교사 출신 권승주가 운영하는 목장은 뭔가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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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뉴스닷컴/ 김명수기자 people365@korea.com>
2001/09/03 10:3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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