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인터뷰] (69) 제주 페가수스목장 이사 김민정
도대체 어떤 여자길래 경주마 육성목장에서 근무할까 호기심을 안고 제주도 북제주군 한림읍 금악리 '페가수스 목장'을 찾아갔다. 목장에 도착하니 김민정(29)이사가 기다렸다는 듯 튀어나와 반갑게 맞아준다.
새까맣게 그을린 얼굴에 말똥 냄새가 나는 작업복을 입은 모습이 선머슴 같았다. 어렵게 들어간 은행도 때려치우고 목장일에 뛰어들 정도면 아무래도 무슨 사연이 있을 것 같았다.
1남4녀중 셋째. 초중고까지는 고향 제주서 다니고 대학은 언니와 오빠가 있는 육지로 나와 서울여대로 들어갔다. 국문과 92학번.
대학 졸업후 제주은행 서울지점에 입사하여 은행원이 되었으나 가만히 앉아서 하는 일이 도저히 적성에 안맞아 들어간지 2년 6개월만에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은행을 그만두었다. 은행을 그만둘 때 특히 아버지의 반대가 심했다. 아버지는 북제주군 군수를 거쳐 제주시 부시장을 지낸 공직자 출신.
그리고 나서 그는 친분이 있는 마사회 직원의 소개로 지금의 페가수스목장 대표인 피터 힐씨를 알게 되었고 그것이 계기가 되어서 제주도로 내려왔다. 그때가 99년 4월.
피터씨는 미국인이면서 부인이 아일랜드인으로 아일랜드에서 두딸을 낳고 거기서 조교사로 있으면서 목장도 경영하고 컨설턴트 활동도 했다.
컨설턴트 활동영역을 아일랜드에서 아시아쪽으로 넓혀 오다가 싱가폴, 일본, 대만 등을 거쳐서 한국에까지 오게 되었고 95년 10월부터 99년 11월까지 4년간 마사회 육성담당 컨설턴트로 근무했다. 그리고 여기 페가수스목장을 세워 운영하게 되었다.
마사회 컨설턴트 계약시효 만료를 앞둔 어느날 피터 힐은 전부터 알고 지내던 이시돌목장의 아일랜드출신 '맥그린치' 신부님으로부터 목장 부지 일부를 임대를 해줄테니 목장을 해보면 어떻겠느냐는 권유를 받았다. 부지 2만5천평을 20년간 장기 무상임대. 무상임대 해주는 대신 이시돌목장 직원들을 교육시켜주는 조건이었다.
마사회와 계약이 끝나면 가족이 있는 아일랜드로 돌아갈 생각이어서 처음에는 제안을 거절했다. 막상 거절은 했지만 한편으로는 마사회에서 마필육성 전문가로서의 4년여 재직생활을 통해 한국 경주마사업의 발전 가능성을 발견하였고 그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 있는 사업에 도전하고 싶었다. 결국은 미련을 떨치지 못하고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나서 피터씨는 마사회 직원의 소개로 알게된 김민정씨에게 함께 일해보자는 제안을 했다. 그녀도 처음에는 피터씨의 제안을 거절했다. 그때만 해도 그는 동물이라면 진저리가 나도록 싫었기 때문에 목장에서 일하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었다.
피터씨가 그러면 생산자나 마사회 관련업무를 볼 때 그에게 통역만이라도 해달라고 부탁을 해왔다. 그 제안은 받아들였다. 여기저기 경마, 목장 관계자들을 만나면서 그는 이쪽에 관심을 조금씩 갖게 되었다. 그래서 이곳에 아예 발을 들여놓게 되었다.
피터씨와 그는 페가수스 목장을 처음 세우기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팔을 걷어부치고 직접 일했다. 99년 12월 첫삽. 그때는 정말이지 완전히 돌산과 정글 수준이었다. 두사람은 돌산을 깨고 정글을 초지로 만드는 작업을 해나갔다.
초지조성후 말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안전한 펜스시설을 위해 국내에서 구입할 수 없는 다양한 물품들을 해외(호주, 영국, 미국 등)에서 들여와 두사람이 직접 설치했다.
가격은 상,중,하로 나누어 생산자들에게 맞는 유형을 직접 고를 수 있도록 전시장으로써의 목장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했다. 그러면서 아름다운 목장의 모습을 잃지 않기 위해 군데군데 돌담을 쌓아 조경효과를 강조했다.
트레이닝센터로써 제기능을 갖춘 마사(개방마사, 우천 및 햇볕 대비 마사, 트레이닝 마사 등)를 지었다. 마사 곳곳에 실용성과 안전성을 고려한 자동음수대와 사료통을 설치하여 급여시 직원들이 입을 수 있는 위험도를 줄이며 노력한 흔적을 찾아볼 수가 있다.
현재 마필 11마리 보유. 말들의 윤동보충을 위해 워킹머신을 설치하여 직원 3∼4명이 해야할 노동력을 절감하며 그 이상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또한 마필 운송용 트레일러를 구입하여 수송시 일어날 수 있는 피해를 크게 줄였다.
지금은 사료창고 겸 사무실을 짓느라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조마사장, 400M 주로(트랙), 20여두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마사건축 준비로 눈코 뜰새가 없이 바쁘다.
작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이목장의 특징이다. 좁은 면적에 가장 짧은 동선을 활용하여 적은 인원으로 많은 일을 소화해 낼 수 있도록 시설을 꾸민 것이다.
페가수스목장은 규모가 크지 않더라도 가장 적은 인력으로 가장 효율적으로 운영해 나가는 모델케이스 목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말이 미끄러지지 않게 바닥에 파 놓은 홈이며 또한 말이 누웠다가 일어날 때 잡을 수 있도록 벽에 홈을 파 놓는 등 마사 하나를 지을 때에도 세심한 정성을 기울였다. 그런 이유로 생산자들도 이곳에 와서 자문을 많이 받고 있다.
목장 시설 설치와 건물을 짓는데도 두사람이 직접 해냈다. 피터힐은 인터넷을 통해서 좋은 말과 목장에 필요한 물품이 있으면 세계 어디라도 날아가 구입해 온다.
김이사는 마필관리, 회계, 통역등 회사관련 업무를 총괄한다. 국내에서 피터 사장이 필요로 하는 통역은 그가 다 해왔다. 그는 경주마 육성목장에서 있으면서 말해 대해 많은 것을 배워나가고 있다.
제주시에 집이 있지만 거의 쉬는 날이 없이 전천후 근무. 말이 걱정돼서 쉬는 날도 집에서 편안히 있지 못한다.
“아직은 사업초기라 하루가 24시간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그 이상의 시간과 노력을 들여 앞으로 사설 육성마 목장으로서의 진가를 발휘하려고 노력합니다. 지켜봐 주십시오”
* 이 기사는 인물뉴스닷컴의 허락 없이 그 어떠한 경우에도 무단 전재나 무단 사용을 금지합니다. 인물뉴스닷컴에 실리는 모든 기사의 저작권은 오직 인물뉴스닷컴에 있습니다.
<인물뉴스닷컴/ 김명수기자 people365@korea.com>
2001/08/27 10:36:55
도대체 어떤 여자길래 경주마 육성목장에서 근무할까 호기심을 안고 제주도 북제주군 한림읍 금악리 '페가수스 목장'을 찾아갔다. 목장에 도착하니 김민정(29)이사가 기다렸다는 듯 튀어나와 반갑게 맞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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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남4녀중 셋째. 초중고까지는 고향 제주서 다니고 대학은 언니와 오빠가 있는 육지로 나와 서울여대로 들어갔다. 국문과 92학번.
대학 졸업후 제주은행 서울지점에 입사하여 은행원이 되었으나 가만히 앉아서 하는 일이 도저히 적성에 안맞아 들어간지 2년 6개월만에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은행을 그만두었다. 은행을 그만둘 때 특히 아버지의 반대가 심했다. 아버지는 북제주군 군수를 거쳐 제주시 부시장을 지낸 공직자 출신.
그리고 나서 그는 친분이 있는 마사회 직원의 소개로 지금의 페가수스목장 대표인 피터 힐씨를 알게 되었고 그것이 계기가 되어서 제주도로 내려왔다. 그때가 99년 4월.
피터씨는 미국인이면서 부인이 아일랜드인으로 아일랜드에서 두딸을 낳고 거기서 조교사로 있으면서 목장도 경영하고 컨설턴트 활동도 했다.
컨설턴트 활동영역을 아일랜드에서 아시아쪽으로 넓혀 오다가 싱가폴, 일본, 대만 등을 거쳐서 한국에까지 오게 되었고 95년 10월부터 99년 11월까지 4년간 마사회 육성담당 컨설턴트로 근무했다. 그리고 여기 페가수스목장을 세워 운영하게 되었다.
마사회 컨설턴트 계약시효 만료를 앞둔 어느날 피터 힐은 전부터 알고 지내던 이시돌목장의 아일랜드출신 '맥그린치' 신부님으로부터 목장 부지 일부를 임대를 해줄테니 목장을 해보면 어떻겠느냐는 권유를 받았다. 부지 2만5천평을 20년간 장기 무상임대. 무상임대 해주는 대신 이시돌목장 직원들을 교육시켜주는 조건이었다.
마사회와 계약이 끝나면 가족이 있는 아일랜드로 돌아갈 생각이어서 처음에는 제안을 거절했다. 막상 거절은 했지만 한편으로는 마사회에서 마필육성 전문가로서의 4년여 재직생활을 통해 한국 경주마사업의 발전 가능성을 발견하였고 그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 있는 사업에 도전하고 싶었다. 결국은 미련을 떨치지 못하고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나서 피터씨는 마사회 직원의 소개로 알게된 김민정씨에게 함께 일해보자는 제안을 했다. 그녀도 처음에는 피터씨의 제안을 거절했다. 그때만 해도 그는 동물이라면 진저리가 나도록 싫었기 때문에 목장에서 일하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었다.
피터씨가 그러면 생산자나 마사회 관련업무를 볼 때 그에게 통역만이라도 해달라고 부탁을 해왔다. 그 제안은 받아들였다. 여기저기 경마, 목장 관계자들을 만나면서 그는 이쪽에 관심을 조금씩 갖게 되었다. 그래서 이곳에 아예 발을 들여놓게 되었다.
피터씨와 그는 페가수스 목장을 처음 세우기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팔을 걷어부치고 직접 일했다. 99년 12월 첫삽. 그때는 정말이지 완전히 돌산과 정글 수준이었다. 두사람은 돌산을 깨고 정글을 초지로 만드는 작업을 해나갔다.
초지조성후 말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안전한 펜스시설을 위해 국내에서 구입할 수 없는 다양한 물품들을 해외(호주, 영국, 미국 등)에서 들여와 두사람이 직접 설치했다.
가격은 상,중,하로 나누어 생산자들에게 맞는 유형을 직접 고를 수 있도록 전시장으로써의 목장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했다. 그러면서 아름다운 목장의 모습을 잃지 않기 위해 군데군데 돌담을 쌓아 조경효과를 강조했다.
트레이닝센터로써 제기능을 갖춘 마사(개방마사, 우천 및 햇볕 대비 마사, 트레이닝 마사 등)를 지었다. 마사 곳곳에 실용성과 안전성을 고려한 자동음수대와 사료통을 설치하여 급여시 직원들이 입을 수 있는 위험도를 줄이며 노력한 흔적을 찾아볼 수가 있다.
현재 마필 11마리 보유. 말들의 윤동보충을 위해 워킹머신을 설치하여 직원 3∼4명이 해야할 노동력을 절감하며 그 이상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또한 마필 운송용 트레일러를 구입하여 수송시 일어날 수 있는 피해를 크게 줄였다.
지금은 사료창고 겸 사무실을 짓느라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조마사장, 400M 주로(트랙), 20여두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마사건축 준비로 눈코 뜰새가 없이 바쁘다.
작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이목장의 특징이다. 좁은 면적에 가장 짧은 동선을 활용하여 적은 인원으로 많은 일을 소화해 낼 수 있도록 시설을 꾸민 것이다.
페가수스목장은 규모가 크지 않더라도 가장 적은 인력으로 가장 효율적으로 운영해 나가는 모델케이스 목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말이 미끄러지지 않게 바닥에 파 놓은 홈이며 또한 말이 누웠다가 일어날 때 잡을 수 있도록 벽에 홈을 파 놓는 등 마사 하나를 지을 때에도 세심한 정성을 기울였다. 그런 이유로 생산자들도 이곳에 와서 자문을 많이 받고 있다.
목장 시설 설치와 건물을 짓는데도 두사람이 직접 해냈다. 피터힐은 인터넷을 통해서 좋은 말과 목장에 필요한 물품이 있으면 세계 어디라도 날아가 구입해 온다.
김이사는 마필관리, 회계, 통역등 회사관련 업무를 총괄한다. 국내에서 피터 사장이 필요로 하는 통역은 그가 다 해왔다. 그는 경주마 육성목장에서 있으면서 말해 대해 많은 것을 배워나가고 있다.
제주시에 집이 있지만 거의 쉬는 날이 없이 전천후 근무. 말이 걱정돼서 쉬는 날도 집에서 편안히 있지 못한다.
“아직은 사업초기라 하루가 24시간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그 이상의 시간과 노력을 들여 앞으로 사설 육성마 목장으로서의 진가를 발휘하려고 노력합니다. 지켜봐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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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뉴스닷컴/ 김명수기자 people365@korea.com>
2001/08/27 10:3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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