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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이사람] (34) 세계최초 우리비행기 비거연구가 고원태
 
김명수기자 기사입력  2000/06/01 [19:14]

[클릭이사람] (34) 세계최초 우리비행기 비거연구가 고원태

4백년전에 날았던 우리비행기 비거. 세계최초 공식기록으로 알려진 라이트형제의 비행기보다 무려 3백년이나 앞섰다. 그런데 왜 우리는 선조들의 빛나는 업적마저 역사에서 지워버렸는지 모르겠다. 지금부터라도 잃어버린 우리의 역사를 되살려야 한다.

1590년대에 한국에서 비행기가 떴다는 사실을 믿는 사람은 과연 몇명이나 될까? 믿기 어렵겠지만 비거는 조선조때 하늘을 날았던 우리 비행기다. 비거라고도 하고 비차라고도 불렀다. 다만 그때는 비행기라는 말이 없었기 때문에 그렇게 불렀을 뿐이다. 사실은 비행기인데…

우리나라 최초의 항공소설을 쓴 고원태(45). 사재까지 털어가며 우리역사 살리기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그는 소설가가 아니다. 대한항공 부산 기체정비공장 과장으로 근무하는 평범한 직장인이다. 작가도 아니면서 웬 소설? 세상 사람들에게 비거를 알리고 싶으니까… 그만큼 비거에 푹 빠져 있다.

항공소설은 심심거리나 말장난이 아니다. 복잡한 비행기 만큼은 아니더라도 그분야에 전문지식이 있어야 쓸수 있다. 바로 고씨. 10년이상 비거연구에 매달려 왔을 뿐만 아니라 대한항공에 근무하면서 현장경험까지 익힌 유일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세계최초의 비행기는 우리나라 비거였다. 조선조 정평구라는 발명가가 만들었다. 라이트 형제의 비행기보다 300년이나 이전에 만들었는데도 고증이 안됐을 뿐이다.

임진왜란때 어느 고립된 성에 포위된 성주가 이 비거로 구원되어 30리 밖으로 탈출하였다고 한다. 그런데도 이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사실이 놀랍다.

비거란 날틀을 말하는 것으로 우리나라 최초의 비행기 역사인 셈이다. 고니나 따오기 모양의 날개와 가죽으로 만든 비거에 사람을 태우고 공중으로 떠올라 날수 있었다.

고씨는 비거를 고증하고 연구하여 선조들의 창조적인 사고력을 보여줌으로써 소중한 우리문화를 세계만방에 알리고 싶다. 하지만 많은 제약때문에 그 사실을 완벽하게 고증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소설을 썼다. 소설의 형태를 빌려 가능성의 방향 제시를 했다. 그는 머지 않아 비거에 대한 구체적 자료가 발견되고 많은 사람들에 의해 연구 되어서 완벽한 고증이 될수 있으리라 믿는다.

그일은 잊혀진 역사를 살리고 우리문화의 소중함을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다. 우리나라 항공산업을 짊어질 차세대의 주역들에게 발상의 전환을 통한 자긍심과 창조적 사고력을 심어줄 것이다. 또한 비거의 고증이야말로 모방과 답습으로 인한 한계를 극복하고 우리만의 독특하고 우수한 항공기 개발에 일조할수 있는 대단히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의 비행기에 대한 인연은 1973년 고등학교 졸업후 공군하사관에 입대하면서 시작된다. 기체정비특기. 김해로 배속받아 직업군인이 되었다. 1984년 상사로 제대.

10년이 넘는 군대생활을 마감하고 대한항공에 입사한다. 부산 기체정비공장 2년근무후 퇴직하여 녹산이라는 어촌에서 배만드는 사업에 뛰어들었다. 셀마라는 태풍을 만나 수주받은 배를 몽땅 깨먹고 거덜이 났다. 결국 사업을 들어먹고 1988년 대한항공에 다시 입사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는 1980년대부터 비거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조선일보 이규태코너 민속풍물뿌리학에 비거내용이 몇줄 있었다. 아. 비거! 그것을 읽는 순간 눈이 번쩍 했다. 황홀할 정도로 짜릿한 전율을 느꼈다. 그때 받은 신선한 충격은 아직도 생생하다.

비거에 대한 실마리를 풀기 위해서 기사에 언급된 오주연문장전산고를 찾아나섰다. 국립도서관에서 찾아냈다. 너무 기뻐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원문을 복사해가지고 부산에 왔다. 기술한문이기 때문에 해석할 사람이 없었다. 민족문화추진회를 찾아갔다. 거기서 임승표박사를 만날수가 있었다. 임박사가 비거변증설 전문을 번역해 주었다.

그것이 계기가 되어 본격적인 비거역사의 미로여행에 나선다. 임박사가 해석해준 글자를 한자 한자씩 재해석 했다. 대학에서 국문학을 전공한 아내의 도움이 컸다. 늘 어려울 때 힘이 되어준 아내가 고맙다. 그들은 영호남부부. 목포출신 남자와 김해출신 여자가 성당에서 만나 결혼을 했다.

아내의 도움까지 받아가면서 매달린 결과 비거에 대한 수수께끼가 조금씩 조금씩 풀리기 시작한다. 혼자만 알고 있기에는 비거가 너무 예쁘고 소중했다. 자랑하고 싶었다. 세계 만방에 우리의 소중한 역사를 자랑하고 싶었다. 어떻게 하면 알릴수 있을까 고민을 했다.

그러다 소설을 쓰기로 했다. 소설을 쓰면 될 것 같았다. 비행기 기상적재사도 하고 정비사도 하고 비행기 제작경험도 있어서 어떤 감이 잡혔다. 거기에다 배까지 직접 만들어보았으니까…

망설일것이 없었다. 월간항공에 1991년 7월부터 11개월동안 '잊혀진 우리나래'라는 제목으로 연재하였다. 소설을 쓸 때 다행이 야근하는 부서에서 근무하였다. 그것이 얼마나 고마운지 몰랐다. 야근후 남는 시간은 소설에 매달렸다.

자료를 찾아 부산서 서울로 오고가기를 수없이 했다. 소설을 쓰기위해 밤을 새우기 일쑤였다. 역사에서 사라진 우리의 소중한 옛문화를 알리고 싶었다. 소설이라기 보다는 비거를 고증하고 알린다는 생각으로 썼다.

처음에는 한국에서 비행기가 날았다는 기록이 있다는 사실을 그자신도 믿기 어려웠다. 비행기에 종사하는 사람들조차 비거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다는 사실에 다시한번 놀랐다. 그러나 비거가 세계최초의 비행기라는 기록은 모두 사실이었다. 소설에 등장하는 여암유고의 원문은 민족문화추진회에서 복사한 내용이다.

그의 비거에 대한 열정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산업대학에 다녔다. 역시 비거에 관련된 졸업논문을 썼다. 제목은 '비거에 대한 항공 역학적 분석'. 그때가 1995년도. 논문을 쓰면서 비거에 대해 좀더 구체적으로 알수가 있었다. 비거 자체의 무게는 150kg. 사람이 탔을 경우에는 300kg. 비행거리는 최대 12km로 추정된다.

거북선을 만들어 실전에 사용할 정도로 선조들의 선박기술은 상당한 수준이었으며 유체역학개념 또한 잘 정립되었다. 이로 미루어 볼 때 선조들이 하늘을 나는 방법으로 두루미 따오기등 몸집이 크고 무거운 새들의 활공이 가장 효율적이라는 것을 알았을 것이다. 비행기의 원리를 조금이라도 이해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상식이라 하겠다.

자체 동력의 유무는 비행기와 활공기를 구분짓는 가장 기본적인 잣대. 이는 라이트형제의 비행기가 세계최초라는 기준이 되어 그동안 글라이더로 무수한 실험을 해왔던 릴리엔탈이나 케이레이 등의 노력과 성과를 물거품으로 만든 역사적 사건이다.

비거는 날개만 가지고 있는 활공기 즉 글라이더와는 달리 자체 동력장치를 갖추고 있다는 사실이다. 비거야말로 연이나 글라이더 정도겠지 하는 우리의 상상을 완전히 뒤엎는 살아있는 증거라고 할수 있다.

그림그리기를 좋아하는 고씨. 묵화를 즐긴다. 비거를 연구하다 보니까 두루미등 새그림을 많이 그린다. 비거를 연구하면서 우리의 가치를 우리가 인정하고 지켜나가야 한다는 것을 절실하게 깨달았다.

비행기 역사는 반드시 다시 쓰여져야 한다. 세계 최초로 하늘을 날았던 비행기가 우리 선조들이 만든 비거임을 고증해야 한다. 명백한 사실이니까… 그의 꿈은 앞으로 비거를 항공역학적으로 풀어헤치고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날이 빨리 오기를 기대한다.

◇사진은 4백년전 하늘을 날았던 우리비행기 비거연구가 고원태씨. 비거를 연구하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두루미나 따오기등 새그림을 즐겨 그리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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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05/22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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