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적소탕작전 정보공개는 실수

소말리아 해적을 소탕하고 선원을 안전하게 구출한 우리 군의 전투력에 온 국민이 찬사를 아끼지 않고 있다. 대단한 전과 임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헌데, 지나친 홍보전이라는 비판과 해적소탕과정의 전모를 공개함으로써 이적행위를 하고 있다는 우려가 일고 있다. 일부 언론에서는 이번 작전의 성공이 이명박정부의 조기 네임덕을 차단하는 효과를 보았다는 정치적 손익계산서가 공공연하게 나돌고 있다. 연일 계속되는 작전의 전말과 후일담이 뉴스를 타면서 정권위기를 잠재우고 있다는 얘기다.
 
장병들의 목숨건 작전을 정권홍보차원에서 이용하려는 의도가 있다면 까짓거 그럴 수 있다고 십분 이해할 수도 있다. 문제는 작전과정의 전모를 공개함으로써 또 다른 문제를 자초하고 있다는 점이다. 당장 인질로 잡혀있는 한국인 선원이 살해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이 발생했고 한국인 선원뿐만이 아니라 해적들로 부터 납치된 다른 나라 선박의 선원들까지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는 것이다.
 
군사작전은 기밀에 속하는 것이 상식이다. 하물며 작전의 전모를 세세하게 공개한 것을 납득할 수가 없다. 해적들은 한국의 작전과정이 공개되자 유사한 진압방법에 대비해 납치된 선박의 선원들을 선박과 분리하는 작업에 들어갔다고 한다. 다른 나라의 작전에 있어서 전략수정을 불가피하게 만들었고 인질구출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작전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이명박정권의 분별없고 상식없는 홍보전으로 인해 국제적 비난의 여지를 남겼을뿐만 아니라 장병들의 노고에 먹칠을 하는 꼴이 되고 있다.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 그리고 장병들의 전과를 정권홍보에 이용하려는 치졸한 발상이 자칫 국제적 망신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무엇보다 걱정되는 것은 해적에게 인질로 잡혀있는 두사람의 한국인 선원이다. 정부는 작전의 성공만을 홍보하고 있을뿐  이들 선원의 안전에 대해서는 뚜렷한 대응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외국의 경우에도 보복당한 사례가 없다며 보복가능성에 무게를 두지 않는다. 애를 태우고 있는 가족들의 입장과는 전혀 다른 것이다.
 
만에 하나 억류중인 금미호 선원의 신변에 위해가 가해진다면 금번 최영함 장병들의 빛나는 전과에도 불구하고 적지않은 후폭풍이 뒤따를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이영민/피플코리아 논설위원 yominlee@yaho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