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인터뷰

대한민국 공모전 휩쓴 동서대학교 이창근 교수

한해 동안 1백개 공모전에 학생들 입상시킨 공모전의 달인

가순찬 기자 | 입력 : 2009/08/01 [03:12]

기업이나 기관들은 미래세대의 소비 주역인 대학생층을 더 많이 붙잡기 위한 방편으로 '공모전' 등을 마련하여 마케팅에 직간접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안목이 깊은 지도교수와 함께 굵직굵직한 공모전을 휩쓸고 있는 동서대학교 이창근 교수의 아주 특별한 성공 스토리를 소개한다. 
▶ 광고 공모전 심사위원으로 참여하여 심사중인 이창근 교수.(맨 오른쪽)


 

 

 

 

 

 

 

 

 

 

 

 

 
요즘 대학생 공모전이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오고 있다. 왜일까?

참신하고 역동적인 대학생의 발상과 제안을 경영활동에 적용한다면 효율성도 증대되고, 학생들로 하여금 전공 분야 탐구 의욕을 북돋어줄 수 있으며, 나아가 산학연 윈윈(win-win)을 통해 국가경쟁력 제고를 위한 발판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명분 또한 타당하다.

부산에 있는 동서대학교(박동순 총장). 1996년도에 동서공과대학에서 동서대학교로 이름을 바꾸고 일찍이 '모바일 캠퍼스'를 조성하여 학교 안 어디서나 정보에 접속할 수 있고 '유비쿼터스 디지털디자인' 환경 조성으로 첨단 시설을 갖춰 화제가 된 대학이다. 특히 지방대학 혁신역량 강화사업(NURI)에 선정되어 IT, 디자인분야 특성화 발전 전략과 세계화 전략에 따른 글로벌 비즈니스 인재 양성을 주도해 나가고 있다. 

  

"산업 현장이 요구하는 인재를 양성합니다" 

얼마 전에 필자가 실무 책임자로 추진했던 '한국필립모리스 대학생 광고 공모전'에서, 그리고 최근에는 '종근당 펜잘 광고 공모전'에서 이 대학의 학생들이 수상을 휩쓸어버린 것이 인연이 되어 마음 먹고 부산 출장길에 나섰다. '도대체 어떤 대학이길래 번번이 공모전을 휩쓸어버리는 것일까' 의아해하면서 캠퍼스로 들어섰다.

10여년 남짓한 연륜인데도 캠퍼스는 위풍당당하게 갖출 것을 골고루 다 갖추고 있었다. 이 대학에 설치된 이노벨류디자인인력양성사업단의 단장인 이창근 교수를 찾아갔다. 그는 매우 의욕적이고 합리주의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망설일 것도 없이 공모전을 휩쓰는 이유가 도대체 무엇이냐고 물었다.

"산업 현장에서는 실무에 곧바로 투입할 수 있는 역량있는 인재를 요구하고 있는데 대학에서는 이 부분을 충분히 뒷받쳐주기 위해 특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공모전이야말로 학생들의 능력과 산업 현장이 요구하는 창의력과 잠재력을 평가받는 가장 좋은 시스템이라고 생각합니다. 체계화된 학교 교육을 마치고 일선 산업 현장으로 들어갈 수 있는 충족조건이 마련되기만 한다면 얼마나 효과적이겠습니까. 공모전이야말로 학교 교육과 산업 발전의 상관관계를 적확하게 맞아 떨어지게하는 훌륭한 대안이라고 봅니다."

이 교수는 지방대학 혁신역량 강화사업(NURI)을 이끌면서 이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한해 동안 1백여 공모전에 동서대학교 학생들을 입상시킨다는 비장한 계획을 세웠다. 동서대학교에는 공모전에 응모하는 학생들에게 재료구입비와 출력비, 진행비용 등을 미리 내주는 제도가 있다. 입상할 경우 장학금을 추가로 내준다. 601 아트북 프로젝트 공모전과 최근의 한국필립모리스 대학생 광고 공모전, 종근당 펜잘 광고 공모전을 휩쓸기까지 이미 70여 공모전에 학생들이 수상하는 쾌거를 기록했다. 국내 어느 대학에서도 시도하지 못하는 공모전 지원 시스템이며, 어느 대학에서도 달성하지 못한 신기록이다. 이제 나머지 목표 달성은 떼어논 당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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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측의 배려와 명장(名匠)의 지휘 그리고 학생들 열정이 합쳐진 결과" 

공모전을 통해 학생들의 잠재력을 발굴케 하는 이창근 교수는 어떤 인물일까. 그는 수년 전까지만 해도 내로라하는 광고대행사의 실력파 광고쟁이였다.(실은 기자도 한때는 엘지애드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 홍익대학교 대학원에서 광고디자인을 전공하고 한화그룹의 하우스 에이전시 광고대행사인 삼희기획(지금의 한컴)에서 실무 책임자로 일했다. 거기서 그는 한화그룹 관련 광고물과 빙그레, 대우자동차, 기아자동차, 한국화장품, 진로그룹과 관련된 인쇄 광고와 TV-CM 등을 제작하면서 착실하게 내공을 쌓은 인물이다.

 

 

 

 

 


그가 동서대학교 디지털디자인학부 비주얼 전공 부문 교수로 자리를 옮겨 광고디자인학을 강의하며 NURI 사업단을 이끄는 것은 대학 입장이건 학생 입장에서건 '하늘이 보내준 행운'이다.
학생들에게 공모전 열기를 불어넣어 준 것이 어떤 성과를 가져왔느냐고 물었다. 열정이 넘치는 이 교수는 주저 없이 말한다.

"반드시 입상에만 집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제가 가르치는 학생들은 공모전에서 떨어졌다 해도 결코 의기소침하지 않습니다. 공모전 주최사가 요구하는 일정 정도의 상식과 자질을 이미 갖추게하는 훈련을 시키고 있기 때문이죠. 일정 정도의 기본기를 먼저 인정받고 나서 응모하도록 지도합니다. 때문에 낙선한다 하더라도 당당한 것입니다. 언제든지 일선 현장으로 뛰어들 수 있는 자질을 함양해 주는 것, 객관적인 평가를 통해 당당히 실력을 인정받도록 동기 부여를 하는 것이 가장 실질적인 취업 해결방안이자 교수들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동서대학교 학생들에게 공모전 당선소식이 곳곳에서 날아드는 이유를 짐작하게 했다. 이 교수는 자신의 노력보다도 학교 당국의 꼼꼼하고도 자상한 배려가 이런 훌륭한 분위기를 조성한 것이라며 멋쩍어했다. 실제로 박동순 총장의 학생들에 대한 애정은 각별함을 넘어서서 신앙이나 사명과도 같은 절대적 신념으로 발현된다. 

 
최근에 치뤄진 대학입시 실기고사장에 소리 없이 나타난 박 총장은 수험생들이 조금도 불편함을 느끼지 않고 편안하고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유감없이 실력 발휘를 할 수 있게 교직원과 교수들을 일일이 독려했다. 휴지나 담배꽁초 한 조각도 보이지 않는 쾌적한 캠퍼스는 박 총장의 성품과 꼭 닮았다.

어디에 내놔도 손색 없는 교수진의 풍부한 현장 실무 경험과 대학측의 든든한 뒷받침, 새로운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상 정립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동서대학교 학생들이 다음에는 또 어떤 공모전을 휩쓸어버릴지 자못 기대된다.

 
 
가순찬  / 피플코리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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