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크 없는 삶

브레이크 없는 삶

 



산을 모르는 사람은 서둘러 정상에 오르려고 한다. 오르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뛰어가기도 하고 걷는 거리를 줄이기 위해 지름길을 찾기도 한다. 그러나 그렇게 서두른다고 빨리 정상에 오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뛰어가다 보면 힘이 부쳐 도중에 낙오되기 쉽고 지름길로 가다가는 길을 잃고 헤매기 십상이다.




그래서 산을 아는 사람은 산을 오를 때 결코 서두르지 않는다. 정상이 눈앞에 보여도 질러가려는 욕심을 부리지 않고 길을 따라 멀리 돌아갈 줄 안다. 남보다 먼저 오르기 위해 뛰어가지도 않으며 때로는 위로 오르기 위해 잠시 아래로 내려갈 줄도 안다. 그렇게 길을 따라 끈기 있게 돌아가다 보면 어느 새 정상이 자신의 발아래 놓여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정상에 서서 자신이 밟아온 길과 그 끝에 보이는 출발점을 내려다 보고서야 비로소 자신이 얼마나 높이 올랐는지를 깨닫게 된다.




우리는 운전을 하면서 수없이 브레이크를 밟는다. 신호등 앞에서, 커브 길에서, 우선멈춤에서 속도를 줄이면서 자주 서야 한다. 도시의 골목에서는 더욱 자주 멈춰야 하고 내리막길에서는 브레이크의 성능이 더욱 좋아야 한다.




우리의 삶은 어떠한가?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얼마나 많은 경음기를 울려대고 가속 페달을 밟아 대며 한 치의 양보 없이 앞만 보고 질주 했는가? 이리도 힘들게 살면서 나에게 남은 것이 무엇인가? 남들보다 좀 더 좋은 차를 사고 좀 더 빨리 달려온 지금, 당신은 행복을 느끼고 있는가?




삶의 브레이크는 자기다움의 자각이며 상대방을 배려하는 작은 마음에서 시작한다. 우리 사회는 브레이크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이 허다하다. 자기 자신에 대한 자각의 시간도 자신이 가야할 방향도 잃어버리고 마냥 앞을 향해 돌진한다.




예상치 못한 사고가 나면 그때서야 브레이크 타령을 하고 갑작스런 죽음이 다가 오면 그때서야 삶에 대한 회한을 풀어놓는다. 일상의 도로를 달릴때에 가끔은 멈춰서 자신의 삶을 돌아보자. 멈춰야 할 순간에 멈춰 모두를 위해 기도하고 정지해야 할 순간에는 사색하며 내 삶의 목표와 방향을 점검하자.




멈춤은 올바른 삶의 목표를 달리기 위한 것이요 의미 있는 값진 삶을 살아가는지에 대한 중간 점검이다. 바쁜 일상에서 한 번쯤 가던 길을 멈추고 마음이 거미줄 같은 도로망이면 새로운 도전을 시도해 보자.




때로는 타임머신을 타고 나의 과거와 미래를 여행하면서 목표에 도달하는 방향을 점검해보자. 경사로에서 브레이크는 우리에게 여유롭고 안전하며 의미있는 삶을 이끌어 줄 것이다.

 

뛰고 있지만 멈출 수 있는 사람, 바로 지혜로운 삶을 사는 사람이 아니던가?

 



<최상용/ 삶의 지혜를 창출하는 무료웹진 '새미래뉴스'대표>




수정일 2004년 09월3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