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이사람] (117) 사랑니빼고 땀빼는 치과의사 황선용

[클릭이사람] (117) 사랑니빼고 땀빼는 치과의사 황선용
 
하루일과중 절반은 치과의사로 일하고 나머지는 자신을 위해 투자한다. 펜싱도 하고 수영도 하고 피아노도 배우면서…. 일도 중요하지만 자신을 위한 투자도 금쪽같이 소중하다고 생각하기에 시간관리를 철저하게 해나간다.

사랑니 발치전문 구강외과 치과의사 황선용(37). 종로구 창신동에 있는 황치과 원장이다.
 
그는 조금은 유별난 사람이다. 그의 본업과 취미를 구별하기 힘들다. 하루중 여섯시간은 본업인 치과 진료를 하고 여섯시간은 운동과 취미생활을 한다.

컴퓨터처럼 철저하게 시간을 활용하는 그를 연세대 실내 체육관에서 만나보았다.
 
181Cm. 63Kg. 큰키에 쭉빠진 몸매다. 지방질은 쏙빠지고 근육만 남았다. 어느 순간이라도 용수철처럼 튀어오를 것만 같이 민첩하고 날렵해 보인다.

잘 먹고 많이 움직이고 계속 걷고 운동하다 보니 살찔 틈이 없다. 평상시에 지하철을 타고 다닌다. 걷기보다 주로 뛰어다닌다. 헬스클럽이나 조깅에 따로 시간을 빼앗길 필요없이 길을 다닐때 걷고 뛰고 계단을 올라간다.

자가용은 일부러 안가지고 다닌다. 주말이나 특별한 일이 있을 때만 차를 몰고 나간다. 그러다 보니 그의 차는 고장이 날 정도로 거의 주차장에 쳐박혀 있다. 집은 홍제동.

그의 하루가 얼마나 빡빡하게 돌아가는 지 일과를 들여다 보자. 아침 6시 집근처 수영장에 가서 수영하고 승마 클럽에서 8∼9시까지 승마를 배운다.

말을 탄다는 말대신 그는 승마를 배운다는 말을 쓴다. 단순히 말을 타고 즐기는 것이 아니라 목표를 세워서 마장 마술이나 비월 경기에 출전하기 위해 꾸준히 연습을 하기 때문이다.

단순히 운동을 위한 운동이라기 보다는 자신의 인생에서 꼭 해보고 싶던 것을 더 늦기 전에 한다는 마음자세로 한다. 나이에 구애받지 않고 현재 상태에서 최선을 다하려고 운동을 한다.

승마가 끝나면 10시부터 병원업무 두시간. 낮 12시부터 1시까지는 점심시간이다. 그의 취미생활은 잠시도 쉬지 않고 이어진다.
 
낮 1∼2시까지는 피아노 레슨을 받는다. 2∼6시는 다시 병원 진료를 한다. 진료가 끝나면 6시부터 한시간 동안 피아노를 더 연습한다.

하루에 2차례나 피아노를 배운다는 것도 특이하다. 월수금은 저녁 7시반부터 9시까지 연세대 실내 체육관에서 펜싱연습을 한다. 화목토는 저녁 8시반부터 10시까지 압구정동에서 재즈댄스를 한다.

자신이 하는 모든 운동과 취미가 인생을 풍요롭게 만드는 것이라고 확신하기 때문에 열심히 한다. 하면 할수록 매력이 있다. 결코 게을리 할 수가 없다. 다람쥐 쳇바퀴 돌듯 이 스케줄을 지키려고 노력 한다. 또한 이것이 규칙적인 생활리듬이기에 아주 특별한 모임이 아니고서는 참석을 할수가 없다.

하루 수면은 6시간. 다음날 리듬이 깨지지 않기 위해 밤12시 이전에 잠자리에 든다. 잠이 부족하지만 쓰러지면 곧바로 깊은 잠에 빠질 정도로 숙면을 한다.

때로는 몸이 피곤할 때도 있지만 피곤하다는 이유로 자신의 스케줄을 뒤로 미루거나 건너뛰는 일은 없다. 나이 50이 되었을때 살아온 인생을 되돌아 본다면 운동이나 취미를 계속해왔다는 자신의 모습이 너무 뿌듯할 것이다. 헛되지 않게 살아왔다는 자부심이 클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잠시도 쉴 수가 없다.

모든 것이 단순한 운동이라기 보다는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나 배움의 연장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현재 처해 있는 상황에서 시간을 쪼개고 아껴 최대한 알뜰하게 활용한다.

전문직에 계신 분들이 현업에 너무 얽매이는 경우가 많은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아무리 바쁘더라도 자신이 하고 싶은 취미생활을 찾아서 열심히 인생을 재충전할 수 있다면 더욱 보람찬 삶을 살수 있지 않을까 싶다. 뭔가를 하고 싶어도 현실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뒤로 미루거나 아예 하지 않는 것은 긴 미래를 놓고 볼때 더욱 자기 손해라고 그는 생각한다.

눈앞에 당장 돈을 번다는 것보다 현재 시간을 잘 활용하는 것이 더 보람있다고 생각한다. 돈은 나중에도 벌 수 있지만 건강과 시간은 한번 놓치면 다시 찾을 수 없으니까…. 그가 살아가는 인생관이다.

지금이라는 시간을 몽땅 현업에 희생하기 보다는 자신이 하고 싶은 모든것에 더욱 충실하게 그리고 의미있게 보내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혼자서 자전거를 타고 유럽여행을 두달 일정으로 다녀오기도 했다. 검도와 쿵후도 익혔다.

공중보건의 시절이던 30대 초반에 요가를 접했다. 3년동안 요가에 심취하면서 몸과 마음이 많이 바뀐다. 삶과 생활이 절제되고 긍정적인 사고방식으로 바뀐다. 한때는 바다를 좋아했다. 미국협회에서 주는 스쿠버다이빙 강사 자격증까지 땄다. 실제로 다이빙 강사를 하기도 했다.

많은 사람들이 사이버 세상에서 살고 있지만 그는 사이버상에서 가상체험을 하기보다 실제로 몸을 움직여 뭔가를 얻어내는 자신이 스스로 생각해도 보람있고 만족스럽다. 치과의사. 하고 싶은 일에 마음대로 시간할애를 할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해서 치과를 직업으로 택했다. 준비된 직업.

그가 운영하는 치과는 규모가 아주 작다. 직원이라고는 달랑 치과위생사만 한명 두고 있다. 환자를 많이 봐야 한다는 부담을 덜수 있기 때문에 병원규모를 일부러 작게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도 병원을 크게 할 생각은 없다.

젊게 살려고 노력한다. 5년을 남들보다 젊게 살면 5년을 더 벌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같은 또래의 남자보다 마음도 몸도 그는 부자다. 경제적으로도 길게 따져보면 결코 손해가 아니다. 젊게 산 5년만큼 더 벌 수 있기 때문이다. 남들과는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이 많이 다르다. 그런 그를 남들은 어떻게 평가할까?

"사실은 저를 부러워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요. 남들은 그렇게 하고 싶어도 주어진 환경여건 때문에 선뜻 실행에 옮기지 못하기 때문이겠지요. 개인주의가 좋다 나쁘다 말할 수는 없지만 각자가 자신을 위해서 열심히 살아간다면 모든 사회가 즐겁고 행복한 사회가 아니겠습니까? 자신을 사랑하고 열심히 자신에 투자하면 그것이 좋은 것이 아닐까요?"

자신을 사랑하고 열심히 자신에 투자하는 그자체가 바로 좋은 것이 아니겠느냐고 그는 반문한다. 보통사람들은 남들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것이 더 나은 삶이라고 하지만 그는 그런 방식에 동의하지 않는다.

앞으로도 그는 계속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살고 싶어한다. 그의 인생에서 오늘 하고 싶은 일을 뒤로 미루는 것은 결코 없을 것 같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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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뉴스닷컴/ 김명수기자 people365@korea.com>

2000/12/20 10: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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