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이사람] (116) 포천중문 의과대학교·차병원 학원장 차광렬

[클릭이사람] (116) 포천중문 의과대학교·차병원 학원장 차광렬
 
불임·생식의학분야에서 그를 모르면 간첩이다. 미국 불임학회총회에서 주는 최우수 논문상을 무려 4차례나 수상했을 정도로 그의 미국에서의 명성은 독보적이다. 국내에서 보다 외국에서 더 많은 유명세를 타고 있다. 98년에는 세계불임학회에서 주는 최우수 논문상과 우수 논문상을 동시에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포천중문 의과대학교·차병원 학원장 차광렬박사(49). 지칠줄 모르는 불굴의 집념과 열정으로 그가 이루어낸 업적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불임·생식의학 분야에 관한한 그의 이름앞에는 최초라는 말이 유난히 많이 따라붙는다. 국내최초, 아시아최초, 세계최초…

차병원 여성의학연구소를 이끌면서 국내 민간병원 최초로 시험관아기를 탄생시켰다. 세계 최초로 미성숙 난자의 체외 배양에 의한 임신분만 성공의 쾌거를 이룩했다. 국내 최초로 불임의 최첨단 기법으로 일컫는 정자직접 주입법에 의한 임신분만에 성공했다. 자신의 분야에서 국내외 최초라는 수식어를 끊임없이 만들어 나가는 그는 세계 생식의학계의 주목을 한몸에 받고 있다.

차병원 여성의학연구소에서 그를 만나보았다. 기자의 눈에 들어온 그의 집무실은 의외로 좁고 검소했다. 첫인상이 좋았다.

"성공했다는 말을 들으면 왠지 쑥스럽고 어색해요. 제자신이 성공했다는 생각을 한번도 해본적이 없거든요. 앞으로 해야 할일이 산더미처럼 많은데 성공이라니 당치도 않습니다. 이제 겨우 정상을 향해 열심히 오르고 있는 중인데 벌써 하산하라는 말로 들리거든요"

60여명의 전문 연구진이 상주하는 차병원 기초의학연구소, 유전학연구소 등을 설립하여 국내 생식학·유전학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린 사람답지 않게 겸손하다는 느낌이 든다.

연세대 의대를 졸업하고 세브란스병원에서 인턴·레지던트 산부인과 전문의를 마쳤다. 84년 차병원 원장을 거쳐 미 남가주 대학(U·S·C)에서 수학하고 성광의료재단 차병원 경영책임자와 포천중문 의과대학교 초대총장 등을 역임했다.

"78년 세계 처음으로 시험관 아기가 성공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발전가능성을 예측했습니다. 정식으로 미국가서 공부하기로 하고 국내 처음으로 제가 그쪽 분야에 뛰어들었지요"

그는 해마다 미·일·유럽 등 세계 각국에서 열리는 불임·생식의학분야에 초빙되어 활발한 강연활동을 하고 있다. 그가 이룬 불임 연구성과는 미 시사주간 타임지에 세 차례나 소개되기도 하였다. 그동안 국내외에서 200여편의 논문을 발표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가 얼마나 왕성한 연구활동을 해오고 있는지 알수가 있다. 미국의 의학자들도 차박사의 저서를 인용하지 않으면 생식의학계에 대한 논문을 쓰지 못할 정도로 그는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일년의 절반이상을 미국에서 보낸다. 이유가 있다. 미국 컬럼비아 대학 교수로 'C·C 불임치료센터' 소장직을 맡고 있다. 그가 소장으로 있는 'C·C 불임치료센터'는 컬럼비아대학 산부인과와 포천중문의대 차병원이 공동으로 개원했다. 서양의료 도입 120년만에 처음으로 한국 의료기술을 역수출한 것이다. 이로써 한국은 이제 서양의료 본고장에 진출한 의료수출국이 된 셈이다. 거기서 얻어지는 이익금은 한국으로 송금할수 있다.

"포천중문 의과대학교를 최고수준으로 만들겠습니다. 세계에서 경쟁할수 있는 명문의대로 키우고 세계로 진출할 계획입니다"

포천중문의과대학교는 의예과 재학생 전원에게 6년간 전액 장학금을 주는 학교로도 유명하다. 대학시험에 합격만 하면 졸업할 때 까지 등록금 한푼 안들이고 전과정을 마칠수 있는 학교가 있다니 놀랍다. 요즘같은 불황에 그것도 그비싼 의대를…. 학생 1인당 입학부터 졸업까지 면제받는 등록금만 해도 어림잡아 6천만원이나 되는 큰 돈이다.

차박사는 대체의학분야에서는 국내 처음으로 포천 중문의대에 대체의학 대학원을 설립하여 2001년부터 의사, 한의사, 치과의사 20명을 대상으로 신입생을 선발한다. 미국 엠퍼러 한의과대학과 교육협력 조인식도 가졌다. 대체의학이 붐을 이루고 있는 세계적 추세로 보아 앞으로 발전분야는 대체의학이라고 그는 판단한 것이다.

차박사는 대체의학 대학원에 거는 기대가 크다. 컬럼비아 대학에 국내 불임기술을 역수출한데 이어 대체의학 대학원 설립을 통해 의사, 한의사, 치과의사 분야의 고급 우수인력을 미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시킬 계획이다.

아내(김혜숙)는 이대 미대출신. 이대 미대에 출강하고 있다. 포천중문의대·차병원 로고도 아내가 직접 만들었다.

현재 'C·C 불임치료센터' 에 파견돼 있는 한국인 의료진은 의사 4명, 연구원 6명, 간호사 4명, 비서 등 모두 15명이다. 이번 사례를 계기로 국내 의사인력의 본격 미국 진출길이 열린 셈이다. 'C·C 불임치료센터' 에 이어 차교수는 미국 주요 도시의 의과대학과 공동으로 불임치료전문센터를 추진하고 있다.

차박사는 창조와 도전과 극복으로 똘똘 뭉친 인물이다. 새로운 것을 창조하고 도전하고 극복해 나간다. 목적을 이루면 또 무에서 유를 만들어 나간다. 끊임없이 그런 사이클은 반복된다. 그래서 그는 밤낮이 없고 시차도 없다. 연구에 쫓겨 잠잘 여유가 없고 외국을 이웃집 마실가듯 드나들다 보니 시차가 없어졌다. 뉴욕에서 서울까지 20시간이나 걸리는 장시간 비행기를 타고서도 공항에 내리면 집으로 가지 않고 곧장 병원 집무실로 달려온다. 창조와 도전과 극복은 이제 그의 이미지이자 차병원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었다.

불과 몇년 전까지만 해도 병원 집무실 한쪽 구석에 캡슐 침구를 갖다 놓고 밤잠대신 업무틈틈이 토막잠을 잤다. 밤낮없이 자신의 분야에 매달리는 그런 열정이 그를 세계적 인물로 만들어 놓았으리라.

인터뷰를 마치고 나오면서 자신의 분야에서 국내외 최초를 끊임없이 창조해 나가는 그야말로 21세기를 이끌어나가는 의학계의 독보적 인물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 이 기사는 인물뉴스닷컴의 허락 없이 그 어떠한 경우에도 무단 전재나 무단 사용을 금지합니다. 인물뉴스닷컴에 실리는 모든 기사의 저작권은 오직 인물뉴스닷컴에 있습니다.

<인물뉴스닷컴/ 김명수기자 people365@korea.com>

2000/12/18 10:33:17 
 

인물뉴스닷컴 홈으로 바로가기    ☞ 클릭이사람 명단 1~345번 ☜ 
 

☞ 인물 인터뷰 전문기자 김명수의 클릭이사람 취재는 앞으로도 계속 됩니다. 좋은 분 있으면 추천해 주세요 / e메일 people365@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