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이사람] (264) ‘누가 이 여성을 억울하게 했는가’ 남귀옥 (3)

[클릭이사람] (264) ‘누가 이 여성을 억울하게 했는가’ 남귀옥 (3)

사법피해 남귀옥 할머니 청와대앞 1인시위 1000일째 1008일째 1인시위 사법피해여성의 제헌절 피맺힌절규

[저는 청와대 앞에서 932일째  1인시위를 하고 있는 남귀옥입니다. 대한민국 얼굴인 청와대 앞에서 이런 끔직한 일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으니 생각도 슬픔도  정지되어 버린 지 오래 되었습니다.

▲     ©피플코리아

김명수 국장님 저를 도와주십시오. 저를 집으로 갈 수 있게 제발 도와주십시오. 저는 청와대 앞에서 분신자살을 하고 싶지만 제 자식들이 자살 폭탄 테러범이 될까봐 그럴 수가 없습니다.

국장님이 제 사건을 인터넷신문에 보도한 후에 얼마나 많은 일이 일어났는지 꼭 알려 드리고 싶습니다. 그래서 후속편을 써주셨으면 합니다. 바쁘시더라도 빠른 시일 내 연락 주셨으면 고맙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2003년 5월 2일  남귀옥 올림]

청와대앞 취재를 마치고 돌아온 기자에게 날라온 한통의 메일을 읽고 또 읽어보았다.  

사법피해를 당한 억울함을 하소연 할 데가 없으니 빨리 보도해서 세상에 알려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해달라는 애절하고도 간절한 하소연이다.

기자에게 긴급 SOS를 보낸 사람은 바로 위 메일에서 밝힌 대로 ‘힘없고 빽없는’ 50대 주부 남귀옥(56)씨다. 

기자는 그 메일을 읽고 깜짝 놀랐다. 3년전 억울함을 풀어달라면서 부산에서 상경하여 청와대앞에서 50여일째 나홀로 시위를 계속하던 바로 그 여성이었다.

기자가 2000년 11월 7일 당시 시위 현장을 찾아가 그의 억울한 사연을 [클릭 이사람]에 ‘누가 이 여성을 억울하게 했는가, 남귀옥'이라는 제목으로 2회에 걸쳐 취재하여 알림으로써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사건이다. (기사참조 클릭이사람 94번, 클릭이사람 95번).  

그리고는 2년 6개월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그런데 청와대 앞에서 나홀로 시위를 하던 그 여성이 지금까지 청와대 앞에서 나홀로 시위를 계속 하고 있다.

힘있는 공권력이 저지른 피의자(공권력)의 인권은 버젓이 보호받으면서 자신같이 억울하게 당한 힘없고 가진 것 없는 사람의 인권은 이토록 잔인하게 짓밟히고 짓눌려도 티끌만큼도 보호받을 길이 없는 세상이라면 죽은 세상이나 다름이 없다면서 소복을 입고 시위를 하고 있는 그를 만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 사연을 안고 남귀옥씨는 3년이 넘어 4년째로 접어든 인물탐구식 인터뷰 시리즈 [클릭이사람] 코너에 두 번째 소개되는 최초의 인물이 되는 셈이다. 기자가 다시 찾아가 만난 날(9일) 그는 939일째 1인시위를 하고 있는 중이었다. 

기자는 이 사건이 하루 빨리 해결되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이 글을 쓴다. 그리고 이글이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고 알려져 사법피해를 당해 억울하다면서 청와대 코앞에서 장기 시위를 하고 있는 저 힘없고 가엾은 여성이 어서 빨리 가정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보고 싶다.

▲     © 피플코리아

그는 억울한 사연이 담긴 피켓을 들고 대통령이 오고가는 청와대 앞 길목에 앉아서 대통령이 오고가는 모습을 수시로 보고 있지만 대통령에게 자신의 억울한 사연이 왜 접수되지 않는지 그 이유를 모르겠다면서 3년째 땅을 치고 통곡하며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제 이 사건을 모르는 사람은 이땅에서 거의 없다. 이미 언론에서도 수없이 보도 되었고, 법을 전공한 법학도들에게도 이 사건은 많은 화제가 되었다. 그리고 그의 생활 근거지인 부산의  법조계, 부산 관공서에서도 ‘사법피해를 당한 남귀옥을 모르면 간첩’이라고 그는 주저없이 말한다.

이 사건은 대법 판결까지 갔고,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이 사건을 풀어볼려고 노력을 해봐도 안되는 사건이기 때문에 이제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청와대밖에 없다는 그의 말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인권변호사를 거쳐 서민을 생각하는 서민대통령을 자부한다는 노무현대통령께서 솔로몬의 지혜를 발휘하여 이 문제를 해결하여 주기를 간절하게 바란다. 그리하여 아직은 이 땅에 정의가 살아 숨쉬고 아직은 미래가 있는 나라라는 것을 보여주기 바란다.     

힘있는 공권력이 저지른 일이라도 잘못된 것은 바로 잡아 더 이상 억울한 사람이 나오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남귀옥씨가 청와대 앞에서 939일째 1인시위를 하면서 당했던 사연이라며 기자에게 보내온 장문의 메일을 가감없이 소개한다.  

2000년 6월 대법원에서 제 사건을 8개월이나 끌다가 1,2심과 같이 편파적으로 패소시켜 저는 제사건의 진실을 밝힐 수 있는 사람은 죄수도 사면시킬 수 있는 대통령밖에 없다는 생각으로 2000년7월초 청와대로 올라왔습니다.

하지만 경찰들이 청와대 앞에서 1인시위를 못하게 경복궁역으로 몰아넣어 결국 경복궁역 현대상선 건물 담배가게 앞에서 추운 겨울을 보내고 2001년 3월초 청와대 앞으로 나와서 1인시위를 하였습니다.

그렇게 며칠동안 청와대 앞에서 1인시위를 하고 있는데 청와대 직원이 사건서류를 달라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3일 만에 시민사회 비서관이 청와대앞 찻집에서 만나 3일안에 해결을 하여 줄 테니 짐 보따리 싸놓고 고궁구경을 하라고 하였습니다. 

2001년3월초 청와대 여비서관이 저를 만났을 때 그분은 참으로 안타까워하시며 가슴아파 하셨습니다. 

그 분은 제게 ‘아주머니를 이곳 청와대 앞에까지 내몰은 자들이 아주 흉악한 사람들인 줄 알았는데 알아보니 약자 죽이는 것이 50년동안 내려온 관행이라 하였다’며 ‘우리 정부가 그 나쁜 관행을 타파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이어서 하는 말이 ‘아주머니에게 피해를 입힌 사람들을 처벌하지 않는 대신 피해보상을 해 줄테니 그러면 집에 돌아가겠습니까?’라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하겠다고 하였습니다. 
 
그러고는 10 일만에 다시 만나 자기선에서는 해결을 못해주겠다고 하였습니다. 그렇게 계속 청와대앞에서 1인시위를 하고 있는데 2001년7월초 통의파출소장이 전화로 파출소로 오라고 하였습니다.

▲     © 피플코리아

파출소에 갔더니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세 사람이 나와 있었고 그들은 대통령 대신에 나왔다면서 소원이 무엇인지 다 들어 주겠다고 하였습니다.

비리 판검사를 처벌하지 않고 피해보상만 주면 집으로 가겠느냐고 하여 그러겠다고 하였더니 우리정부를 도와주어서 고맙다는 말까지 하고 함흥차사였습니다.

2001년 12월 1일 청와대 앞에서 시위를 하고 있는데 청와대민정수석실에서 승용차로 저를 태우고 청와대 안으로 들어가서 민정수석을 만났습니다.

민정수석은 대통령께서 이번에는 틀림없이 해결을 하여 주시라고 하였다며 삼청동 한정식집에 가서 식사도 함께 하며 집으로 먼저 내려가 있으면 김 모 행정관이 우리집으로 내려간다고 하였습니다.

그래도 저는 계속해서 청와대 앞에서 1인시위를 하고 있는데 2001년 12월 8일 통의파출소에 행정관이 와서 저를 불러 대통령께서 유럽순방을 하시고 들어오시면서 아주머니를 보면 저희 윗선이 목이 달아날 텐데 그렇게 되면 누가 아주머니 사건을 해결하여 주겠느냐고 하였습니다.

그제야 저는 마음을 놓고 집으로 갔고 행정관이 12월 18~19일 부산에 내려와 아파트 어린이놀이터에서 우리집을 보며 ‘어린이놀이터가 명백히 위법을 하였는데 왜 준공검사를 하여 주었나. 이것은 비리다.’라고 하였습니다.  

그러면서 행정관은 일행들과 저희집에 들어와서 ‘2002년 2월10일 까지 집에서 기다리면 해결을 하여 준다’고 하여 저는 ‘그때까지 집에서 못 기다린다. 해결될 때까지 내일 청와대로 가서 시위를 하겠다.’고 하였습니다. 

그랬더니 행정관이 소리를 크게 지르며 ‘아주머니가 내일 청와대로 올라가서 시위를 하면 해결을 안 해주겠다.’고 하여 저는 집에서 기다렸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이 하명하여 해결하여 줄 테니 집에서 2달동안 기다리라’고 하여 저는 2002년 1월 중순에는 집에 있을때 종로경찰서에서 전화가 왔었습니다.

집 감정가격이 1억 얼마고 피해보상은 8천만원을 준다는데 다른사람이 남귀옥이도 청와대로 다시온다고 하였다며 그 돈이 적어서 청와대로 다시오실거야라고 하였습니다. 저희집은 노인정을 한다는 말까지 하였습니다.

제 남편이 그 소리를 듣고 제 팔을 잡으며 그동안 재산적 정신적 피해를 생각하면 어림도 없지만 절대로 청와대로 가지 말라면서 그것 받고 앞으로 열심히 살면 된다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부산진구청에서 2002년2월18일 저를 오라고 해놓고 집값이 9천만원밖에 안 된다고 하였습니다. 91년도에 1억6천만원하던 집값을 길을 없애고 놀이터를 위법하여 설치하는 바람에 그렇게 형편없이 만들어 놓고 그것 밖에 줄 수가 없다고 하여 그럼 피해보상은 얼마나 줄 거냐고 하였더니 청와대에서 준다고 하여 놓고 주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2002년 2월 19일자로 청와대로 다시 왔으며 행정관한테 전화를 계속하였지만  받지를 않았습니다. 그렇게 해서 2002년 10월20일자 한국일보에 제 사건이 보도 되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저를 다룬 모 신문사에서 심층취재를 하여 준다고 하여 12월2일 모 기자를 만났습니다.

기자가 저보고 아주머니가 돈을 너무많이 달라고 하여 해결이 안 된다고 하여 저는 3억6천만원이 뭐가 많다는 것이냐고 하며 집값 1억6천만원과 12년동안 식당 못한 것과 소송비용 합해 2억이면 정신적 고통에 대한 피해보상은 계산도 안했다고 하였습니다.

그랬더니 기자가 아주머니 이왕 집값은 떨어진 것이니 1억만 받고 패해보상은 9천만원 받으면 안 되겠느냐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고생을 더는 할 수가 없어 그럼 1천만원만 더하여 2억 주면 집에 가겠다고 하였더니 기자가 좋다고 하면서 ‘수일 안에  식사한번 합시다.’라고 하며 헤어 졌습니다. 12월 27일 다시 기자를 만나  그 돈 얘기를 누가 했는지 알아보았더니 저희집에 갔다온 행정관이 말했다고 하였습니다.

그래놓고 기자는 1월달에 출입처를 다른데로 옮겨 버렸고 김대중정부는 그 약속을 지키지 않고 떠났습니다. 저는 이렇게 잔인하게 농락당하고 기만당하면서  그 추운 겨울을 청와대 앞에서 보냈습니다.

이 세상 어느 나라가  이토록 잔악 할 수가 있겠습니까? 노무현대통령께서는 부패한 권력이 국민위에 군림하는 짓은 절대로 용납하지 않겠다고 하였습니다.

참여정부가 들어온 지 2달이 넘었습니다. 김대중대통령을 1년동안 보아온 것 만큼이나 노무현대통령이 행차하시는 것을 지켜보았습니다. 노무현대통령께서도 저를 많이 보셨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부패한 권력의 횡포로 청와대 앞에서 939일 동안 시위를 하고 있는 제 모습을 똑바로만 보고 가셨다면 노무현대통령께서 절대로 가만히 계시지 않을 것임을 저는 믿습니다.

2003일  5월 9일  남귀옥 드림


노무현대통령은 지난 어버이날(5월8일) 국민에게 보낸 이메일편지(두 번의 큰절을 올립니다)에서 이렇게 말한 내용이 있다. 

‘저는 대통령이 되기 전,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인권변호사로서 살았습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힘있는 국민의 목소리보다 힘없는 국민의 목소리가 더 크게 들리는 체질입니다. 그러나 대통령으로서 국정을 할 때는 그 누구에게 혹은 어느 한 쪽으로 기울 수 없습니다. 중심을 잡고 오직 국익에 의해 판단할 수 밖에 없습니다.’

가장 힘 있는 공권력에 의해 가장 무참하게 사법피해를 당한 억울함을 하소연 할 길이 없어 청와대 앞에서 900일이 넘도록 시위를 하면서 오고가는 대통령의 얼굴을 바라보는 남귀옥씨는 노무현대통령이 어버이날에 국민에게 강조한 이 말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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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뉴스닷컴/ 김명수기자 people365@korea.com>

2003년 05월10일 08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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