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이사람] (100) 영어회화 방송프로 물만난 수잔 맥다늘드

[클릭이사람] (100) 영어회화 방송프로 물만난 수잔 맥다늘드
 
영어는 모국어라서 능통하고 한국어는 한국인 어머니 덕분에 능통하고 불어는 대학때 부전공으로 익혀 능통한 여자. 영어 불어 한국어 등 3개국어를 동시통역 할수 있는 여자. 교육방송 외국어 프로에서 유창한 실력으로 고기가 물만난듯 이름을 날리고 있는 여자. 늘씬하고 이목구비가 시원시원한 미인 수잔 맥다늘드(28)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한눈에 보아도 어디 한곳 나무랄데 없는 빼어난 미모다. 순수혈통의 미국인으로 착각하기 쉽지만 알고보면 그는 어머니가 한국인인 혼혈인. 처음에는 화사한 미국여자 같아서 접근하기 서먹서먹 했지만 그의 입에서 터져나오는 첫말은 의외로 "안녕하세요"라는 우리말이었다. 순간 긴장이 확풀어지면서 그녀가 한없이 가깝게 느껴졌다.

교육방송을 들어본 사람이라면 영어잘하고 우리말 잘하는 이 똑똑한 미국인을 모를 리 없다. 우리의 언니같고 누나같은 미국인.

그녀는 택시를 탈때마다 비슷한 경험을 한다. 우리말로 또박또박 목적지를 말하면 운전사는 자신의 귀를 의심한듯 "어디요?"라고 되묻는다. "저, 한국말 잘해요"라고 하면 아저씨는 놀란 토끼눈을 하며 신기한듯 그녀를 쳐다본다.

"한국 사람들은 남들의 사생활에 대한 호기심이 무척 많은 것 같아요. 처음 인사를 나누는 순간부터 나이 결혼여부 등 질문을 많이 받아요. 처음에는 그럴때마다 솔직히 짜증이 나더라구요. 그러나 이제는 그렇지 않아요. 그게 바로 한국인들의 정서라고 받아들이거든요. 요즘은 묻는 말에 웃는 얼굴로 대답을 해요. 몇년째 서울에서 살다보니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더라구요"

수잔은 한국인 엄마(이순자·미국명 유리 맥다늘드)와 미국인 아빠(알렉 맥다늘드)사이에 서 태어났다. 엄마는 앙드레 김의 패션모델로 활동하다가 당시 대령으로 한국에서 근무하던 아버지를 만났다. 아빠는 엄마와 7년간의 연애끝에 결혼하여 미국에 건너갔다. 미국 버지니아에서 무남독녀 외동딸로 태어난 수잔은 엄마 아빠의 사랑을 한몸에 받으며 자랐다.

"엄마가 한국인이지만 사람들은 저를 완전히 미국사람으로 알아요. 제가 5살때 아버지를 따라 한국에 온적이 있어요. 어린시절 한국에서 5년동안 살면서 부산사투리를 배웠어요. 10살때 아버지의 일관계로 다시 미국으로 돌아갔지만 한국친구들과 어울려 놀던 그시절이 아직도 아름다운 추억으로 생생하게 남아있어요"

수능영어 등 영어회화 프로그램에 자주 나오는 수잔을 알아보는 학생들이 많다. 우연히 학교 앞을 지나가다 수잔을 알아보는 학생들이 몰려들어 당황한 적도 있다.

미국의 명문 컬럼비아대학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경제와 불문학도 부전공으로 함께 했다. 미국생활을 하면서도 한국에 대한 향수를 잊을수가 없었다. 결국 그녀는 95년에 부모님 곁을 떠나 어린시절 아름다운 추억의 나라 한국으로 날아온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 기회가 되면 북한에서 어렵게 사는 어린이들을 도와주고 싶다는 착한 마음을 가진 수잔. 한국에 온 수잔은 한누리 살로먼 증권회사에서 일하기 시작해 프랑스계 증권사 크레디 리요네로 옮겨 증권분석과 정치분석 업무에 종사했다.

한국생활 2년이 지난 어느날 교육방송 영어회화 프로그램 '영어가 쉬워요' 에 출연을 하게 된다. 이후 공중파방송의 쇼프로그램과 드라마에서도 얼굴을 내비치기 시작한다. 그동안 SBS TV의 백야, LA아리랑, 뉴욕스토리, MBC TV의 남자셋 여자셋, 가족캠프의 Yes I can 코너 등에 출연했다. 요즘에는 EBS TV 수능영어, 영어회화, Listening Alive, 라디오 중급 영어회화, 모닝스페셜 진행 등 교육관련 프로그램에 고정출연하고 있다.

EBS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수잔의 인기가 얼마나 높은지 확인할수 있다. 수잔앞으로 수많은 팬레터가 쏟아져 들어온다. 남학생들의 데이트 신청편지에서 부터 심지어는 결혼을 해달라고 조르는 사람들도 있다. 할아버지 할머니들로부터 자신의 손자를 소개해 주겠다는 내용의 편지를 받기도 한다.

증권회사 일을 그만두고 한때 영어교육 컨설팅회사를 설립해서 운영해본 경험도 있다. 어머니를 닮아 어려서부터 끼가 넘쳤다. 고등학교때 학교대표 치어리더 캡틴으로 활약하기도 했다. 학예회때는 한국전통 부채춤 묘기를 선보여 대상의 영광을 안았다. 어릴 때 한국에서 엄마와 아이스크림 CF에 나오기도 했다.

한국음식을 좋아한다. 참치와 오징어포, 멸치를 넣고 끓이는 '특제 김치찌개' 를 가장 자신있는 요리로 꼽는다. 커피와 번데기는 질색이라며 손을 내젓는다. 경복궁에도 가끔씩 둘러볼 정도로 한국문화를 사랑한다. 가야금이나 거문고 소리도 좋아한다.

영어가 모국어인 수잔도 '영어에는 특별한 왕도가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방법에 따라 좀더 효율적인 영어공부를 할 수가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사람들이 회화에 약한것은 대화위주가 아니라 시험위주로 영어를 배우기 때문이라고 그는 분석한다.

"영어를 잘하려면 숙어를 많이 알아야 해요. 미국에서는 어려운 단어대신 쉬운 표현을 훨씬 많이 사용해요. 그리고 영어공부는 재미를 붙여가며 해야 합니다. TV를 보거나 팝송을 부르면서 배우는 것도 한 방법이지요. 외국인을 만나서 자주 대화를 해보세요. 실수가 두려워 입밖으로 표현을 하지 않으면 결코 실력이 늘지 않아요. 외국인과 꾸준히 대화를 하면서 어디가 틀렸는지 교정을 받다보면 실력이 쑥쑥 늘어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것입니다"

모국어인 영어는 말할것도 없고 한국어와 불어회화에도 능통한 수잔은 이제 방송에서도 귀하신 몸이 되었다. 영어 불어 한국어 등 3개 언어를 동시통역할수 있는 실력을 자랑한다. 지하철을 타고가다보면 영어로 노선안내를 하는 멘트를 들을수 있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바로 수잔이다. 지하철 모든 노선 영어안내를 수잔이 맡았다. 지하철을 타고 내릴때까지 흘러나오는 영어안내가 모두 수잔의 목소리라는 것을 아는 승객들이 얼마나 될까?

녹음으로 나가는 박물관 영어안내도 수잔이 하고 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때 영어와 불어로 나오는 개막식을 그가 한국어로 통역해서 소개했다. 99년 서울에서 열린 세계펜싱선수권대회 MC를 맡아 한국말을 영어와 불어로 통역했다. 그때 만난 KBS PD의 눈에 픽업되어 올림픽 통역을 맡게 된 것이다.

한국에 오기전까지 뉴욕에서 무용관련 공연기획을 맡기도 했다. 재즈댄스, 현대무용쪽으로 안무를 했다. 대학에 다니면서 무용을 워낙 좋아했기 때문에 그쪽으로 깊이 빠져 들었다.

"할머니는 20∼30년대 뉴욕 브로드웨이 전신이라고 할수 있는 'VAUDEVILLE(보드빌)' 에서 무용수로 이름을 날렸다고 해요. 할머니는 무용뿐만 아니라 노래 연기 등 모든 것을 두루 두루 다 잘하는 만능 엔터테이너로 유명했답니다"

그할머니의 그 손녀. 수잔이 무용쪽에 재주가 뛰어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라는 것을 알수 있다. 그래서 얻은 별명은 댄싱퀸.

그는 영어 홈페이지(www.susanmac.com)을 운영하고 있다. 영어를 가르치기 보다 학생들이 질문해 오는 내용을 답변해 주기 위한 Q&A 사이트라고 할수 있다. 그는 이메일을 많이 받는다. 적을 때는 하루에 20∼30개에 불과하지만 많을때는 하루에 1천개 이상씩 이메일이 폭주하기도 한다. 답변을 하고 싶어도 너무 많아서 일일이 하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비슷한 질문을 묶어 답변해 주기 위해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되는 홈페이지를 만들게 되었다.

홈페이지에는 학생들은 물론이고 일반인 직장인 주부 등 다양한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방문하고 있다. 이메일 답변에 많은 시간이 뺏기지만 그를 생각해주는 많은 사람들이 있기에 조금도 어렵지 않다.

한국에 대해 많은 지식을 얻고 싶어서 지금 서울대 대학원 한국학을 전공하고 있다. 석사과정 2학기. 공부에 대한 집념이 대단하다. 세계에 한국을 알릴수 있는 민간사절이 되겠다는 포부가 있기에 그는 한국학 박사과정까지 도전할 계획이다.

버지니아주에 어머니가 계시기 때문에 일년에 두세번은 미국에 다녀온다. 어머니가 가끔씩 서울에 오시기도 한다. 이틀에 한번씩 어머니와 전화통화를 하고 있어 외롭다는 생각은 별로 들지 않는다.

결혼하면 아이를 3명쯤 낳고 싶다. 아이를 다 키우고 나면 입양아를 더 키우고 싶어한다. 취미는 음악감상. 운동은 만능. 태권도와 유도로 단련된 스포츠인이다. 태권도는 검은띠를 눈앞에 두고 있다. 주특기는 돌려차기. 특히 하이힐을 신고 돌려차면 무서운 흉기가 될수 있다며 쑥스러운듯 웃는다. 치한을 퇴치하기 위해 호신술로 배우기 시작한 태권도가 이제는 재미있다.

내년쯤 그녀는 영어관련 서적을 펴낼 계획이다. 끝으로 수잔이 공개하는 영어를 잘하는 비법 한가지를 소개하며 인터뷰를 마친다.

"자신의 행동을 영어로 표현하는 습관을 가져 보세요. 머리속에서 떠오르는 생각들도 영어로 바꿔보려고 노력해 보세요. 그러면 영어는 생각보다 쉽게 정복될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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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뉴스닷컴/ 김명수기자people365@korea.com>

2000/11/19 14:5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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