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12) 명상수련으로 마음의 병을 고친 김점이

김명수기자 | 입력 : 2002/10/27 [16:53]
[이사람] (12) 명상수련으로 마음의 병을 고친 김점이
 
인생은 무엇으로 사는가? 저마다 생각이 다르고 생활방식도 각양각색이리라. 여기 소개하는 이 여자도 마찬가지다. 김점이(35). 누구라도 한번만 들으면 잊지 않고 기억할 수 있는 튀는 이름을 가진 그녀의 삶을 지탱해주는 가장 큰 힘은 다름아닌 명상수련이다.

그는 12년째 명상수련을 해오고 있고 명상수련으로 몸과 마음의 병을 고쳤고 명상수련 강사로 부지런히 뛰고 있다.

초보자는 10분도 하기 힘든 명상수련을 그는 매일 2시간 이상씩 한다. 명상수련의 생활화. 그에게는 명상수련 자체가 삶이고 삶이 곧 명상수련이다. 

명상수련이 그렇듯이 그는 모든 일상생활에서 명상을 한다. 보통 무릎 꿇고 앉아서 하기도 하고 가부좌 자세로 하기도 한다.

바닥에 양쪽 다리를 내려놓거나 반 겹쳐 올린 자세로 눈을 반쯤 뜨고 바닥에서 힙(골반), 다리, 몸통, 어깨, 팔, 목과 머리 등을 바르고 편하게 이완시킨 다음 숨을 고르고 마음을 한곳에 집중시킨 후 의식을 관찰한다.

그리고 일어나는 모든 생각에서 해결해야 할 것이 딱 찍힌다. 머릿속에 많은 상념 내지는 몸의 통증이나 반응, 정신적인 갈등 등이 일어나는 것을 지켜보고 나서 하나하나 정리를 해나간다. 

이런 생각을 이렇게 정리하고 그것이 어디서부터 일어나는지 그 원인을 바라본다. 그러다 보면 저절로 비워진다. 분석하고 판단해서 녹여버린다.

그것은 의식적으로 비우는 것과는 전혀 차원이 다르다. 마음을 비운다는 마음으로, 즉 생각으로 비우면 나중에 다시 그 상황이 되면 다시 튀어나온다.

그러나 명상으로 하면 자기의 문제뿐만 아니라 모든 일상생활에서 걸리는 불협화음이 하나 하나 정리가 되면서 마음이 비워지고 걸림없는 명상이 된다. 소위 불가에서 말하는 깊은 명상삼매상태가 된다.

모든 것을 초월하는 명상상태. 그 단계가 되면 천지개벽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옆에서 큰소리나 아무리 잡음이 들려도 명상이 흐트러지지 않는다.

그는 때와 장소에 상관없이 아무 때나 마음만 먹으면 곧바로 명상에 들어간다. 시끄러운 상태에서건 전철 안에서건 아니면 그 어디서건 명상 상태로 쉽게 빠져 들어갈 수 있는 심신의 상태가 된다.

이런 명상수련을 계속해나가면 마음이 편해지니까 몸이 건강해진다. 걱정의 뿌리가 사라지니까 자연스럽게 마음의 병도 정리된다.

그는 지금 건강하다. 그러나 명상수련을 접하기 전에는 몸이 안 좋은 상태였다. 몸이 아파도 병원에 갈 수 없는 환경이라 제대로 약을 쓸 수가 없었고 집에서 그냥 버텼다. 

홍역을 잘못해서 피부가 안 좋았다. 힘이 없어 6~7살 때까지 제대로 걷지 못해서 언니가 업고 다닐 정도로 허약했다.

고향은 전북 삼례. 초등학교 졸업하고 서울로 언니와 함께 올라와 기숙사에 들어가 지내면서 중․고등학교를 검정고시로 나왔다.

초등학교 졸업하고 전자회사 등 여기저기 형편대로 회사를 옮겨 다녔다. 중학교에 들어갈 형편이 안돼서 어린 마음에 공부하고 싶은 것이 한이 맺혀서 마음의 병이 되었다. 그래서 언니를 따라 서울로 올라왔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지난날 그런 어려움이 있기에 지금의 내가 있다고 그는 확신한다.

지금 생각하면 그건 고통이 아니라 나의 힘이 되어준 원동력이다. 옛날은 그런 과거가 한없이 원망스럽고 다른 사람과 많이 비교하면서 마음이 안 좋았는데 지금은 그런 것들이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않고 오히려 세상을 살아가는 힘이 된다.

명상수련이 나를 이렇게 활력 넘치는 사람으로 바꿔 놓았다. 지난 시절의 고통과 시련이 이토록 내 인생에 큰 도움이 되었구나 하는 것을 명상을 통해서 확실하게 알았다. 그것은 큰 행운이었다.

내게 일어나는 고통이 타인 때문에 생기는 것이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의 삶의 일부분이라는 것을 알았다. 지금 돌아보면 그때 그 고통도 즐겁다.

학교 늦을 까봐 헐레벌떡 뛰어가고 차비가 없어서 마음졸이며 걱정했던 기억들도 재밌다. 그때도 주어진 상황에서 포기하지 않고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았으니까…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시고 어머니가 혼자서 생계를 꾸려나갔다. 그런 환경에서 자란 탓인지 어렸을 때 생각이 많았다. 생각이 많으면 근심 걱정도 많은 법.

남과 내 삶을 비교하다 보면 가슴이 막히고 울화가 치밀어 호흡곤란이 오고 그런 것들이 몸을 더욱 쇠약하게 만들어 건강 악화로 이어졌다. 어렸을 때부터 밥그릇을 떨어뜨릴 정도로 힘이 약했다.

회사를 다니며 검정고시로 공부를 하던 어린 나이에 많이 먹으면 졸리니까 밥 대신 주전자 갖다 놓고 커피만 마시면서 공부를 했다. 중․고등학교 과정을 검정고시로 그렇게 마쳤다.

그러다 보니 몸과 마음이 극도로 약해졌다. 제대로 먹지 못하고 하고 싶은 욕심은 많은데 처한 상황은 그렇지 않으니까 마음의 병은 자꾸 커져만 갔다.

중․고등학교 과정을 어렵게 마친 후 학비를 마련해 놓고 대학을 가려고 했는데 때마침 집안에 문제가 생겨 모아둔 돈이 다 들어갔다. 그래서 대학을 못 갔다. 세월이 흘러 스무살이 되었다.

23살 때 요가를 하는 친구를 알게 되어 요가를 처음 접했다. 몸의 자세가 안 좋아서 위장병도 생기고 건강이 나빠지는 것을 보고 친구가 요가를 해야 살수 있다고 권해서 시작했다. 91년부터 요가를 해서 2년만에 요가강사 자격증을 땄다.

요가를 하다보니 놀랍게도 몸과 마음이 건강해졌다. 그래서 더 깊은 단계의 명상이 없을까 갈망 끝에 95년에 지금의 명상 수련을 접했다.

몸이 안 좋았던 옛날에는 말도 없고 잘 웃지도 않았다. 그러니 당연히 친구도 없을 수밖에…. 친구라고는 그에게 요가를 하라고 권해준 딱 한 명뿐. 지금도 그때 사귄 그와는 친한 친구로 지내고 있다.

명상수련을 하고 나서는 완전히 딴 사람이 되었다. 성격도 아름답고 원만하고 소탈해졌다. 남의 고민을 잘 들어주고 배려해주고 해결해준다. 자기 일은 뒷전으로 미룰 정도로 남의 일에 적극적으로 신경 써준다. 지금은 친구도 많아 주변에서 알아주는 마당발이 되었다. 왜 이렇게 성격이 변해 버렸을까.

모든 것이 명상수련 덕분이다. 명상수련으로 마음이 건강해지니까 몸이 건강해지고 그러다 보니 성격도 활발해졌다.

지금 그는 요가강사로 뛰고 있다. 구청과 동사무소에서 실시하는 문화센터에 강사로 많이 나간다. 명상수련이라는 직업이 있다면 그런 수련만 하면서 살고 싶다는 김점이씨. 그가 하고 있는 명상 수련법은 아직 국내에 보급되지 않았다. 말하자면 그가 명상수련 1세대인 셈이다.

가장 자신있는 자세는 명상 자세. 명상은 일반인들도 쉽게 할 수 있다. 일반인들이 명상한다고 생각하는 명상도 명상이라는 것이다. 단지 그것을 본인이 모를 뿐이다.

일반인들은 명상이 따로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건 아니다. 예를 들어 책을 보면서 독서삼매에 푹 빠지면 그것도 명상이다.

몸을 통해서 명상에 들어갈 수도 있고 책을 통해서 들어갈 수도 있다.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하면 그것이 명상의 1차 단계. 그것을 잘 할 수 있으면 수준 높은 명상상태에 누구든지 다다를 수 있다.

명상 수련은 보통 시간으로 난이도 수준을 구분한다.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오랜 시간을 앉아서 명상한다고 수준 높은 명상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명상수련은 지도자의 지도를 받아야 한다.

그녀는 아직 미혼. 일에 파묻혀 살다 보니까 그렇게 되었다. 명상 수련을 오래 하다 보니 그 많던 욕심이 신기하게도 모두 없어졌다.

명상수련으로 건강을 확실하게 찾았다는 그는 자신의 변화에 대해 스스로도 깜짝 깜짝 놀란다. 자칭 대식가. 밥도 많이 먹고 그러면서 생식도 한다. 17년째 그렇게 해오고 있다.하지만 육식은 안 하는 채식주의자. 

명상을 통해서 마음을 비워버렸더니 아무 생각이 없다며 큰소리로 “하하하” 웃는다. 옛날 일은 이미 명상수련을 통해서 다 정화되고 녹아버려서 마음에 걸려 남아있는 것이 모두 없어졌다는 것이다.

옛날에는 우울증에 시달렸다. 자존심이 강해서 내색을 안하고 낮에는 열심히 일하다가 밤만 되면 잠 못 자고 죽고 싶을 정도로 정신적 괴로움에 시달렸다. 지금은 이렇게 건전하고 밝은 생각을 가진 긍정적인 사람으로 바뀌었지만….

명상을 통해서 그는 많은 것을 깨달았다. 모든 사람들이 외부로부터 타인이 자신에게 고통을 주는 것 같지만 사실은 자기 자신이 스스로에게 고통을 주는 것이다. 거울속의 얼굴이라고나 할까.

자기 마음의 문제가 일어나는 것을 '내가 누구 때문에 이렇게 됐어'라고 생각하는데 그것은 결국 자기 마음속에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그 사람이 말한 것이 걸린 것이다.

다시 말해서 '네가 나를 열 받게 하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 속에 있는 것이 나를 열 받게 하는 것’이다.

방송대 영어과 1학년 재학중. 하고 싶은 공부도 하고 요가를 원서로 공부하고 싶어서 영어과를 선택했단다. 어린이 요가를 가르치다 보니까 아이들에 대해 더 알고 싶어서 승가대학 유아교육과 1년 과정도 졸업했다.

그는 자신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이면 어디라도 가서 얘기를 들어준다. 얘기를 들어주다 보면 본인이 대화 속에서 스스로 답을 찾는다. 명상 수련을 오래한 사람들과 얘기를 나누다보면 그렇게 문제가 풀린다.

마음의 병을 명상수련으로 다스린 김점이. 그녀의 삶 자체가 명상상태이며 그녀의 모든 생활이 중용의 상태라고 동석자가 말한다.

그 말을 듣는 것이 쑥스러운지 그는 "그렇게 살겠습니다."라고 웃으면서 대답한다.

마지막으로 그는 권한다. 몸과 마음이 아픈 사람이 있다면 '마음을 비우고 건강을 되찾아주는 명상수련'을 해보라고…

<피플코리아/김명수기자>  

2002년 10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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