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섭칼럼] 어느 전직 경찰관의 슬픈 이야기

김천섭 | 입력 : 2023/10/13 [09:41]

[김천섭칼럼] 어느 전직 경찰관의 슬픈 이야기

 

세상은 좋은 일을 하면 좋은 일이 생긴다는 말이 있습니다. 매년 10월 21일은 경찰의 날입니다. 올해로 벌써 78주년을 맞이하게 됩니다.

 

그 옛날 경찰에게는 딸도 안 줄 정도로 힘들고 어렵고 박봉의 시절을 겪으면서 세월의 흐름에 따라 변화와 혁신 속에 때론 직업 1순위까지 호응도가 높았던 때도 있었습니다.

 

필자는 어느 산골에서 부모님과 함께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낼적에 있었던 이야기를 경찰의 날을 맞이하여 후배들에게 들려 드리고자 합니다.

 

1969년경 엄청 추웠던  어느 겨울의 해 질 무렵 지나가는 나그네 처럼~ 불쑥 찾아온 어느 아저씨가 제가 살고 있는 집으로 찾아왔습니다.  

 

그때는 정말로 보리밥을 겨울에도 먹던 시절이었습니다.  어려운 사람에게 밥 한 그릇 따뜻하게 챙겨 주시던 옛날 저의 부모님의 모습이 지금도 겨울만 되면 떠오릅니다.  

 

내가 초등학교 6학년 때 있었던 일 입니다. 그분의 직업은 내가 36년이란 경찰직업으로 정년퇴임을 했듯이 그분도 전직 경찰관이었지요.  

 

내가 어렸을때 어느 겨울~ 매우 추운 영하의 날씨 속에 그때는 왜 그리도 추위가 매섭던지 눈발이 날리는 어느 날 저녁때 사랑방 아궁이에 불을 지피고 있었습니다!  

 

검정 코드를 입은 60세가량의 아저씨가 찾아와 저에게 말을 합니다. 아버지계시니? 하고 말을 건냈습니다. 나는 아버지를 잘아시는 분인 줄 알고 얼른 아버지께 손님이 찾아 오셨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추위에 떨고 있는 그분의 안색은 너무 안좋아 보였습니다. 그분은 아버지께 자기의 처지를 조용히 말씀을 건냈습니다. 그러자 아버지께서는 망설임 없이 흔쾌히 그분을 사랑방으로 모셨습니다.  

 

그 시각은 저녁때라서 부엌에서 어머니는 저녁을 준비 하고 계셨지요. 아버지는 부엌으로 가셔서 어머니께 무슨 말씀을 하시고는 사랑방으로 그 손님을 안내하여 얼은 몸을 녹이도록 도와주셨습니다.  

 

잠시 후 어머니는 저녁상을 차려서 아버지와 그 손님이 함께 저녁 식사를 하시도록 겸상을 차려 주셨습니다. 제가 밖에서 들으니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시더니 그분은 저녁을 드시고서 가시지 않고 그냥 사랑방에  머물고 계셨습니다.  

 

그날 저녁은 그분과 함께 나는 셋이 사랑방에서 잠을 자게 되었습니다. 그 분은 저녁을 맛있게 드셨다며 신세를 지게 되어서 죄송하다고 하시면서 연신 고맙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 당시 그분은 경찰관으로 근무를 하셨는데 봉급도 적은 박봉으로 어려운 근무조건에 모여 놓은 돈도 없이 정년 퇴직을 하셨고, 가족들은 살기가 어려워 뿔뿔이 헤어져 혼자만 남았다고  말하면서 눈시울이 불거졌습니다.

 

정처 없이 이 동네, 저 동네를 돌아 다니면서 어느 집이 살만한가를 알아본 후 하룻밤과 저녁  한 끼씩 얻어먹는 신세가 되었다고 하시더라고요.  

 

오늘은 이웃 동네에서 우리 집으로 가보시라는 이야기를 듣고 쉽게 우리집을 찾았고 거리낌 없이 사랑방을 내 주시고, 저녁까지 맛있게 대접을 받고 나니 눈물이 난다면서 아버지를 향해 조용히 말씀을 건네셨습니다.

 

경찰이란 직업이 나의 평생 직업이었는데 이런 말씀을 드립니다. 하면서 절대로 자식들은 "경찰이란 직업은 갖지 않도록 하십시오"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 당시는 정말로 경찰뿐만 아니라 모든 공무원들이 힘들었던 시기였을 겁니다. 아버지께서는 그 분의 말에 알겠습니다. 하시면서  잠을 청하셨고, 그분은 그 이튼날 아침상을 차려서 드리자 맛있게 드시고 다른 곳으로 정처 없이 발길을 옮기셨습니다.  

 

아버지는 그분을 향해서 "가끔 오갈 때 없으면 우리 집으로 오십시오."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고맙습니다. 하면서 그 분은 어디론지 발길을 옮기셨습니다. 그 분은 그 이후에도 자주 저의 집에 오셔서 머물다 가시곤 했습니다.  

 

그 당시 두분의 대화 속에 들었던 이야기가  항상 머리 속에 맴돌고 있었지요. 나는 성장했고 군복무를 마치고 1978년 제대 후 바로 경찰 공개 채용시험을 보았습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는 모르지만 합격을 하여 충남, 서울, 경남, 대전지역을 중심으로 36년이란 경찰 생활을 무사히 마치고 정년퇴임을 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60년이란 세월이 흘렀지만 지금도 그분이 가끔 생각이 납니다.  

 

나의 부모님께서는 우리 집으로 밥을 얻어 먹으러 오시는 분들에게 늘 그냥 보내지 말고 반찬은 없지만 상에다 밥을 차려서 집안으로 들어오라고 해서 대접을 하도록 하라고 가르쳤습니다.

 

절대로 대문 앞에 갖다주는 일이 없도록 따뜻한 마음을 가진 부모님이셨습니다. 나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그 모습에서  내가 경찰관으로 근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고, 부모님들께서 어려운 그분들께 좋은 일을 하셔서  내가 경찰관이 되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 보았습니다.  

 

그분께서 하신 말씀!! 자식을 경찰관 만들지 말라고 하셨던 그 말이 지금도 귓가에 울려 퍼지고 가슴 속에 담겨져 있습니다. 그런데 내 자식에게 까지 경찰관이란 직업을 또 갖게 했으니 말입니다. "세상에 이런 일이" 입니다.  

 

그분은 어느 날 자기 건강 관리를  못하고 가족들과 헤어진 슬픔의 상처가 쌓이면서 안타깝게 이 세상을 떠났다고 하더라고요. 그분이 남긴 그 말이 지금도 추운 겨울이면 생각이 납니다.  

 

밥을 얻어먹으러 오셨던  그 전직 경찰관 아저씨도, 아낌없이 밥상을 차려서 주셨던 우리 부모님도 이제는 이 세상에 안계십니다. 나는 아들에게 늘 말합니다. 약자에게 도움을 주는 멋진 경찰관이 되어 보라고 말입니다.  

 

힘들게 근무하고 보상은 커녕 가족과 헤어진 슬픈 상처로 부터 자기 몸을 관리하지 못하고 저 세상으로 가신 이름도 성도 모르는 어느 전직 경찰관이셨던 어릴 때 제가 보았던 그 경찰관 아저씨~ 부디 저승에 좋은 곳에서 잘 계시길 빌어 봅니다.

 

경찰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주고, 국가는 경찰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주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의 경찰의 모습은 안타깝게도 공권력은 바닦으로 떨어진 채 국가는 경찰을 지켜주지 못하는 현실 속에서 힘들게 근무하고 있다는 사실을 국가는 알아야 할 것입니다.

 

저는 기도합니다. 제78주년 경찰의 날을 맞이하여 대한민국 경찰이 더욱 당당하고 위엄 있는 경찰로 다시 태어나게 해 달라고 두 손 모아 빌어 봅니다.

 

그리고 어릴 때 맞이했던 어느 전직 경찰관의 슬픈 이야기 주인공인 아저씨와 그 분을 비롯하여 밥을 얻어 먹으러 저의 집을 찾았던 모든 분들이 저의 부모님들과 저 세상에서 만나 환환 웃음을 함께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고인이 된 어느 전직 경찰관과 저의 아버지,어머니의 명복을 빌어 봅니다.

 

그리고 전국의 경찰관 여러분께 78주년 경찰의 날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대전 제일고등학교 배움터지킴이 여준 김 천 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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