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토의 팡팡 인터뷰] (4) 음악치료사 이인용

피플코리아 | 입력 : 2002/08/07 [21:21]
나는 내 이름으로 산다

여자는 무엇으로 사는가. 가장 행복한 여성은 결혼과 어머니에 덧붙여 자신의 이름으로 산다고 한다. 아들 현성(26세)이의 어머니이자 해외출장이 잦은 남편 임성담(55세, LG화학 부사장) 씨와 함께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있는 이인용(53세) 씨를 만나면 지혜로운 여자가 무엇으로 사는지를 알 수가 있다.

3시간에 걸친 인터뷰를 하면서 “경제도 마음입니다”라는 TV 광고가 생각나는 것은 왜일까. “푸하하하” 웃는 모습 속에서 세상은 어떤 마음이냐에 따라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찾게 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이인용 씨의 현재 직업은 한국인성계발연구원 강사이며 대학 강단에서 학생들에게 음악을 통한 심리치료 강사이자 집단상담 전문가이다. 또한 보건소 등에서 정신질환자들의 마음을 만나며 그들과 애정을 나누고 있다.

그 외에도 한국 레크레이션 지도자 과정을 통해 배운 레크레이션으로 사람들을 즐겁게 한다. 배우고 가르치고 나누는 것을 평생 동안 소명처럼 여기는 그녀가 또 무엇을 훈련받아 사람들에게 나누어줄 것인가 언제까지나 지켜보고 싶어진다.

그녀가 처음부터 음악치료를 통한 사람의 마음 읽기를 한 것은 아니었다고 한다. 꿈 많던 대학생 시절, 이인용은 음악대학의 작곡 전공생으로 졸업하자마자 학교의 특채로 모교에 근무하는 재원이기도 했다.

학교에 근무하면서도 대학원을 준비하겠다는 꿈을 꾸면서 풋풋한 웃음을 날리던 시간도 잠시, 교통사고를 당하고 말았다. 6개월에 걸친 치료를 받는 동안에 레슨 교수는 교환교수로 해외로 떠나버린다. 처음 겪은 인생의 좌절. 꽤 오랫동안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자신이 배우고 갈고 닦아 장래를 약속받았던 음악에 회의를 품게 되었으니.

그러나 현명한 이인용 씨의 방황은 순위고사를 통해 음악  교사로 마침표를 찍었다. 남편의 과묵함에 반해 7년 연애의 결실을 맺었다. 하지만 한 남자의 아내로, 아이의 엄마로만 머물러 있고 싶지 않았다. 출산 15일 전에 발령을 받았지만 이인용 씨는 처음 음악과 사람들(학생들)과의 첫 만남을 아이 때문이라고 핑계를 대고 싶지 않았다.

매일 아침 이유식을 손수 준비하며 남편을 배웅하고 학교로 출근하는 동안 현성이는 무럭무럭 자랐다. 그러나 그의 마음 한구석에 자리잡은 어린 시절의 아픔은 유치원에서 돌아와서 엄마 없는 시간을 보내는 어린 아들을 통해 되살아나는데. 왕성한 사회활동에서 의미를 찾는 어머니의 정을 흠뻑 채움받지 못한 회한은 자신이 현성이에게 허공 속에 존재하는 엄마로 기억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에 학교를 그만 두는 결단을 하였다. 

“내 일 때문에 남편이나 아이에게 인내를 요구하고 싶지 않았어요.”

그러나 사람들과 함께 지내는 일이 천성인 냥, 전직 교사의 경험을 살린 청소년 상담, 성지중고등학교에서의 무료 교육 교사, 독실한 신앙인으로서 찬양대를 조직하여 병원 선교를 하고, 남편 회사의 부인회 활동 등 이루 다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움직임을 통해 남편의 기를 세워주고 자신의 이름을 새겨놓는다.

아내의 적극적인 행동과 열정 앞에 과묵한 남편의 말문이 열리고 결혼의 기쁨을 누려왔다고 말하는 부부. 아내가 어디 있든지 기꺼이 달려와 주는 남편의 사랑 때문에 오늘이 있다고 말하는 이인용 씨.

결혼 생활 26년 동안 함께 산 기간은 14년이라고 한다. 남편과 떨어져 있어도 잘 견딜 수 있게 한 것은 ‘음악’과 ‘교사’라는 달란트를 계발하고 조직화하는 훈련을 통해 연약한 영혼의 마음치료를 자청하며 보람을 찾는 것에 있다고 말하는 이인용 씨.

결혼이 인생의 목표인 양 결혼 이후의 자신의 역할을 한정짓고 마는 이 땅의 주부들에게 도전을 주는 이인용 씨의 인생. 누구의 어머니, 누구의 아내가 아닌 자신의  이름 “이·인·용”으로 불려지기를 소망하며 스스로 자신을 경영하는  주부. 그녀는 진정 마스터피스(신의 걸작품)이다.

그녀를 만나고 돌아서는 발길은 같은 여성으로서 진로를 유지 발전시켜가는데 큰 디딤돌이 되는 듯 싶다.

이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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