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엿보기] (476) 그게 우리 사는 맛이야

김명수기자 | 입력 : 2023/05/12 [14:56]

[세상엿보기] (476) 그게 우리 사는 맛이야

 

그곳에 가면 사람 사는 냄새가 난다. 인정이 있고 인심이 있고 스토리가 있다.

 

 

 

 

 

서울 도봉산 자락에 위치한 식당 도봉산 쉼터다. 도봉역에서 무수골 방향으로 도보 10분쯤 거리에 위치해 있다.

 

 

2023년 5월11일 저녁 무렵 도봉산 쉼터를 찾았다.

 

지난 4월30일에 이어 두번 째 방문이다.

 

도전한국인 주말농장에 들렀다가 텃밭 주변에서 일행들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하려고 눈에 띄는 음식점이 있어서 들어간 곳이 바로 도봉산 쉼터였다.

 

첫번째 방문에서 주인장의 남다른 경영철학에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

 

이 식당은 갈때마다 스토리가 있다.

 

두 번째 방문 역시 이야기거리가 흘러넘쳤다.

 

주인장 이양근 사장은 사람을 기억하는 눈썰미가 탁월했다. 눈이 마주치자 바로 알아보고 반색을 하며 일행을 맞아주었다.

 

메뉴도 묻기도 전에 알아서 내놓았다.

 

텃밭의 상추 수확과 물주기 작업을 끝내고 속이 촐촐한 일행들에게는 직접 불판에 구운 삼겹살과 싱싱한 모둠채소를 내왔다.

 

 

 

치아가 부실한 필자를 위해서는 따뜻한 잔치국수를 내놨다.

 

메뉴가 나오자 마자 입과 손이 바빠졌다.

 

노릇노릇 구어진 삼겹살에 고명처럼 어우러진 익힌 마늘의 구수한 냄새. 꼬끝이 먼저 반응했다. 상추도 푸짐하고 싱싱해서 눈으로도 맛이 느껴졌다.

 

나물도 보통나물이 아니다. 오몰조몰 한무더기씩 식탁에 놓인 땅두릅, 가시오가피, 다래순 무침. 입속에서 즐거운 비명이 터졌다. 하나같이 적당히 발효되어 새콤 시콤하면서 부드럽고 식감까지 좋아 집으로 싸가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

 

화룡점정은 된장. 5년 묵은 씨된장에 주인장 특유의 비법을 섞어 버무린 손맛이 더해져 먹어도 먹어도 입이 즐거웠다.

 

필자가 먹은 잔치국수도 빼 놓을 수 없다. 국수가 따뜻하고 정성이 가득하다. 국물이 입에 짝짝 달라붙는다.

 

주인장의 넉넉하고 푸짐한 인심은 1천만 서울시민을 품은 도봉산을 닮은 듯 했다.

 

야생 두꺼비, 까치, 길고양이도 주인장을 알아보는 듯 쉼터 주변에서 서식한다고 한다.

 

길고양이는 아예 주인 품으로 들어와 새끼를 낳았고 직접 키우는 한 가족이 되었다.

 

주인장과 이야기 삼매경에 빠지다보면 시간개념을 잊어버린다.

 

식당을 나오면서 주인장이 들려준 말이 집에 오는 내내 가슴을 뜨겁게 했다.

 

"그게 우리 사는 맛이야"

 

<김명수/인물전문기자 people36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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