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엿보기] (402)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 … 한국 추상미술계의 거목 극재 정점식 화가

[세상엿보기] (402)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 … 한국 추상미술계의 거목 극재 정점식 화가

경북 성주 출생으로 한국 추상미술계의 거목으로 평가받는 극재(克哉) 정점식(1917~2009) 화가. 한국적인 현대미술을 안착시킨 선구자이자, 수많은 제자를 양성한 교육자였으며, 독서와 해박한 지식으로 비평에도 힘을 쏟은 미술이론가였다.

시대적, 지리적, 개인적 한계를 극복하고 자신의 예술세계뿐만 아니라 차세대의 예술교육과 지역사회 예술환경 조성을 위해 평생을 헌신해왔다.

계성학교 교사, 계명대 교수, 학장, 명예교수를 역임했으며, 계명대 미술대 설립 및 발전에 기여했다. 평생을 이겨낸다는 자기 확신으로 자신의 아호도 克哉로 했다.

서울 은평구에 극재 정점식의 유족이 운영하는 도솔문화원이 있다. 극재의 딸 정영주씨가 원장이다.

2021년 4월 극재의 예술정신을 기리고 한국 미술발전을 위해 대구시 주관, 도솔문화원 후원으로 극재 정점식 미술상을 운영하기로 상호협약을 체결했다.

11월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견지동 다도인(茶道人)들이 머무는 공간 ‘휴다인’에 취재차 들렀다가 예정에 없던 정영주 원장을 처음 만났다.

1985년산 보이차(쑥차)를 마시면서 정영주 원장과 첫 인사를 하고 대화를 나누다 보니 도솔 문화원과 부친에 대한 이야기로 화제가 이어졌다.

정영주 원장은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뉴욕에 거주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정영주 원장은 2022년 6월 이론, 평론, 기획 분야 전국 대상으로 정점식 미술상 첫 수상자를 선정한다는 소식을 전했다.

정영주 원장은 수상자에게 상금 2000만 원과 상패가 수여된다면서 이번 미술상을 계기로 국내 미술계에 큰 활력을 불어넣어줄 것으로 기대했다.

극재 미술상은 1982년 처음 제정되어 제 1회 수상자로 노태웅을 선정했다. 2회 수상자(김재식) 선정후 중단되었다가 유족들의 후원으로 이번에 다시 부활됐다.

정영주 원장은 “아버지께서 사비로 극재 장학금을 수십년간 지급하셨던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상황이 허락하는 대로 최선을 다해 정점식 미술상을 후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정영주 원장은 부친께서 자식에게 작품을 물려주지 않고, 계명대에 기부하여 1999년 극재미술관에 교내에 개관되었다고 설명했다.

정영주 원장은 부친의 화업과 활동을 소개하는 웹사이트(jungjeumsic.com)를 운영하고 있다.

정영주 원장이 뉴욕에 살면서 미술상을 후원하고 서울에 도솔문화원을 운영하는 이유 또한 부친(정점식)을 잊지 않기 위해서다.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 정영주 화백은 떠나고 세상에 없지만 그가 남긴 업적은 고스란히 남아있다.

<김명수/인물인터뷰전문기자 people36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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