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깨는 사람들](48) 김홍빈(1964~ 2021)… 장애인 세계 최초 히말라야 14좌 완등 ‘열손가락 없는 산악인’

김명수기자 | 입력 : 2021/10/25 [20:34]

[기록깨는 사람들](48) 김홍빈(1964~ 2021)장애인 세계 최초 히말라야 14좌 완등 열손가락 없는 산악인

 

장애인 세계 최초로 세계 7대륙 최고봉과 히말라야 14좌 정상에 오른 불굴의 사나이. 열 손가락 없는 조막손 산악인 김홍빈 대장은 2021718일 오후 458(현지 시간) 히말라야 브로드피크(8047m) 정상에 올랐다.

 

 

세계 7대륙 최고봉 등정에 이어 히말라야 8000m 이상 14좌 완등에 마침표를 찍었다는 뉴스가 보도되자 온 국민은 환호했다. 그러나 하산 도중 해발 7900m 부근에서 실종되었다는 비보를 접하는 순간 환호는 탄식으로 바뀌었다.

현지에서 헬기로 6차례나 수색했지만 끝내 김홍빈 대장을 찾지 못했다. 김홍빈 대장은 돌아올 수 없는 몸이 됐지만 지구촌 장애인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준 히말라야의 별이 되었다.

그에게 산은 꿈이었다. 삶보다 꿈이 먼저였다. 삶은 궁핍해도 좋지만 꿈은 포기할 수 없었다. 그의 삶은 산에서 시작해서 산으로 끝났다. 1%의 가능성만 있다면 1000번을 시도하겠다는 각오와 100% 성공할 수 있다는 신념으로 1983년부터 산을 탔고,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28살이던 1991년 북미 매킨리봉(6194m) 단독 등반 중 사고로 열 손가락을 모두 잃었다. 산이 전부였던 그에게 닥친 현실은 끔찍하고 참담했다. 이일 저일 해봤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산에 대한 미련을 뿌리치지 못한 그의 발길은 저절로 산으로 향했다. 넘어지고 일어나기를 반복하면서 국내 산행을 시작으로 잠시 접었던 꿈을 찾아 산에 오르기 시작했다.

장애의 몸으로 불가능해 보이던 7대륙 최고봉을 등정하고 8000m 14개 봉우리 등정에 나섰다. 열 손가락을 산에 묻고도 불굴의 신념으로 산에서 일어서고 오르기를 반복했다.

김홍빈 대장은 고등학교 때부터 고산 등반을 꿈꿨고 대학교 산악부에 들어가면서 산을 탔다. 1989년 첫 해외 원정등반으로 에베레스트(8848m)에 도전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2000년에 재도전했다가 또 실패하고 2007년에 만년설로 뒤덮인 세계 최고봉의 정상을 밟았다. 2013년 봄에는 히말라야 칸첸중가(8586m) 등정을 마치고 악전고투 끝에 구사일생으로 돌아왔다. 체력을 키우기 위해 건물이나 아파트를 계단으로 걸어서 다녔다. 담배를 멀리하고 스키, 사이클, 인라인스케이트를 즐겨 탄 이유도 원정등반에 대비한 몸만들기 일환이었다.

등산뿐만 아니라 2013년 전국장애인동계체육대회 알파인 3관왕, 전국장애인체육대회 도로사이클 개인도로 독주 24km 2, 트랙경기 팀스프린트 1위 등 다양한 운동 분야에서 수상경력이 화려하다. 대한장애인스키협회 이사, 광주시 장애인사이클연맹 이사로도 활동했다.

10대 때부터 만년설로 뒤덮인 산을 꿈꿨고 항상 갈망하며 포기하지 않고 산을 탔다. 정상 자체보다 정상에 오르기 위해 준비하고 도전하는 과정이 더욱 의미 있고 아름답다고 믿었다.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무모하고 불가능한 도전이라며 거들떠보지도 않는 주변의 편견에도 자신의 가능성을 믿었고 도전을 실행에 옮겼다.

장애 산악인 중 세계 최초로 엘브루즈(5642m, 유럽)를 시작으로 아프리카의 킬리만자로 등 7대륙 최고봉과 히말라야 8000m14좌 가운데 13개봉에 올랐고 결국 마지막 하나 남은 브로드피크(8047m) 정상을 밟아 14좌 완등에 성공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하산길에 실종되어 히말라야 품에 영원히 잠들었다.

두 손이 있을 땐 나만을 위했다. 두 손이 없고 나서야 다른 사람이 보였다.”

남극에서 그가 남긴 말이다.

사람들은 행복해지길 원하면서도 변화보다는 안정을 선호한다. 꿈은 꾸지만 도전은 하려 들지 않는다. 그래서 그가 다시 보인다. 열 손가락을 모두 잃은 장애를 안고도 멈출 줄 모르는 히말라야 14좌를 완등한 그의 위대한 도전이 우리의 가슴을 뛰게 한다.

 

<김명수/인물인터뷰전문기자 people36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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