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깨는 사람들] (18) 손가락 하나로 지구를 들어 올리는 사나이 임상진 관장

[기록깨는 사람들] (18) 손가락 하나로 지구를 들어 올리는 사나이 임상진 관장

국내를 넘어 세계 최고의 손가락 달인. 인천 연수동에서 가라테(공수도) 나수도장을 운영하는 임상진 관장은 손가락 하나로 물구나무를 서서 지구를 번쩍 들어 올린다.

임 관장은 평생을 가라테만 수련해왔다. 가라테를 배우기 위해 일본까지 건너가 10년 넘게 무술을 연마하고 왔다. 남들 다 있는 열손가락이지만 그의 손가락은 하나하나가 무시무시한 괴력을 발휘하는 무기다.

손가락 끝으로 사과, 파인애플을 뚫고 송판을 격파하기는 식은 죽 먹기다. 손가락 하나를 일자로 펴고 힘을 줘서 옆으로 밀어 직경 8mm, 길이 15cm의 나사못을 엿가락처럼 90도로 꺾어버린다. 중지 손가락 하나로 팔굽혀펴기를 거뜬히 한다.

양손 한 손가락씩만 바닥에 대고 가부좌 자세로 몸통을 번쩍 들어올려 10초 이상 꼼짝 않고 있는 시범도 두 눈 똑바로 뜨고 있는 필자 앞에서 보여준다.

임상진 관장은 2008년 9월 30일 MBC ‘TV특종 놀라운 세상’400회 특집에 출연하여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동안 출연했던 500명의 기인들 중 최고를 가리는 대한민국 기인 왕중왕전으로 펼쳐진 이날 손가락 격파왕 임상진 관장은 손가락 하나로 물구나무서기를 해서 전국 시청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임상진 관장은 손가락 파워의 지존이자 주산의 달인이다. 고교 때 이미 암산으로 억단위 숫자 덧셈도 단숨에 계산해버리는 주산 9단의 경지에 올랐다. 무술 한가지로 최고의 경지에 올라도 영웅 대접을 받는 현실에서 가라테 9단에 주산 9단으로 손가락으로 펼치는 극과 극의 두 가지를 모두 평정했다.

일본에서 대학, 대학원을 나온 유학파라는 말에 또 한 번 놀랐다. 22살 때 일본에 유학을 간 이유도 사실은 가라테를 수련하기 위해서였다. 가라테 스승을 따라 일본에 건너가서 운동을 계속 하려다 보니 체류기간을 연장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렇다고 물러설 그가 아니었다. 알고 보니 체류기간을 연장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대학, 대학원에 다니는 길이었다. 일본에서 10년을 운동하고 1993년 귀국하여 인천에 터를 잡은 이후 지금까지 인천에서 살고 있다.

세월이 바뀌고 유행이 변해도 오직 가라테에만 전념해왔다. 4살 때부터 현재까지 배워온 운동은 오직 가라테다. 한방에 상대를 때려눕히는 일격필살(一擊必殺)의 가라테에 빠져 평생을 수련했다. 지구상에서 가장 강력한 손가락 파워를 가진 그는 의외로 순수하고 솔직 단순해 보였다. 손가락 하나가 살인 무기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그 스스로 잘 알기에 행여 길을 가다가도 누가 시비를 걸어 올까봐 먼저 조심을 한다.

임 관장은 후진 양성에도 지키는 룰이 있다. 무술을 배우고자 하는 사람의 인성을 중요시 여긴다. 정의롭지 못한 목적으로 무술을 배워 비장의 기술을 마구 휘두르면 남을 해치는 살인무기로 둔갑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가라테 하면 대부분 사람들이 일본 무술로 알고 있지만 뿌리를 알고 보면 한국권법(백제), 중국권법, 일본권법이 서로 어우러져 태어난 무도입니다. 단지 가라테란 명칭 및 경기 규칙이 일본에서 제정 시행되었을 뿐, 사실상 한국권법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가라테는 생각만큼 활성화 되지 못했음을 그도 인정한다. 그래서 그는 평생에 걸쳐서 그동안 가라테에 쏟아온 열정과 노하우로 제자를 키우고 가라테를 제대로 보급시켜나가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세계 순회시범도 계획하고 있다.

손가락 하나로 지구를 번쩍 들어 올리는 사나이 임상진. 세계에서 유일무이한 손가락의 달인이자 가라테 9단에 주산 9단의 그가 한국인이라는 사실이 자랑스럽다.

<김명수/인물인터뷰전문기자 people36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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