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엿보기] (327)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경기도 여주5일장 나들이

김명수기자 | 입력 : 2021/01/31 [12:32]

[세상엿보기] (327)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경기도 여주5일장 나들이

 

130일 오후 500년 전통을 자랑하는 경기도 여주 5일장에 다녀왔다. 김명수 인물인터뷰전문기자와 박종운 기자가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움직였고, 여주에서 20년째 살고 있는 여행 작가이자 맛 칼럼니스트 이신화씨가 가이드를 자청했다.

 

 

 

여주 5일장은 경기도에서 성남 모란장에 이어 두 번째로 규모가 큰 전통(재래)시장으로 5, 10일이 장날이다.

 

여주 5일장이 열리는 날에는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의 얼이 살아 숨 쉬는 한글시장과 제일시장 중앙통로를 따라 좌우로 2km에 걸쳐 노점상들이 빼곡하게 들어선다.

기자가 5일장을 방문한 시각은 오후 5시쯤이었다. 늦은 시간인데도 설명절이 얼마 남지 않아서 그런지 시장은 몰려든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서울에서 이천을 거쳐 여주까지 강행군을 한 탓에 몸이 피곤한데다 배도 촐촐해서 인근 식당을 찾았다.

이신화 여행작가의 강력추천 맛집 산채골로 들어갔다. 식당 안에 손님이 한 명도 없어서 코로나가 몰고 온 불황의 심각성을 체감했다.

주문한 메뉴는 곤드레돌솥밥. 반찬이 먼저 나왔다. 생채, 구운김, 된장국, 곤드레 나물 등 반찬이 정갈하고 정성이 듬뿍 담겨 있음이 느껴졌다. 잠시 후 밥이 딸려 나왔다. 뚜껑을 열자 금방 지어낸 밥에서 김이 모락모락 솟아올랐다. 보기만 해도 입에서 군침이 돌았다.

여주 쌀로 빚은 돌솥밥에 곤드레 나물의 조화가 절묘하게 어우러져 맛있게 먹었다. 식사후 본격적으로 5일장 탐사에 나섰다.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세월의 시계바늘을 거꾸로 돌린 착각이 든다. 5일장에 오면 활력이 넘치고 인정이 흐른다. 물건을 고르는 손님의 눈빛은 반짝거리고, 손님을 지켜보는 상인의 표정은 진지하다. 주변을 기웃거리며 어슬렁거리는 사람들도 눈에 띈다.

, , 보리, 마늘, 참깨, 배추, , 당근, 고추 등 각종 농산물에서부터 생선, 의류, 그릇, , 잡화 등에 이르기까지 거래하는 상품도 다양하다.

손님과 상인이 밝은 표정으로 서로 눈인사를 하고 정담을 나누며 물건을 사고파는 모습도 정겹다. 상설시장 앞에 간판도 이름도 없는 노점상이 2km 긴 줄로 들어서 하루 종일 영업을 하는 자체로 아름다운 동거다.

 

 

5일장이 열리는 날 아침이면 각지에서 몰려든 상인들이 지정된 자기 구역에 장을 펼치고, 하루 영업이 끝나면 짐을 모두 챙겨 자리를 뜬다

베테랑 맛 칼럼니스트답게 이신화씨가 다음으로 안내한 곳은 여주에서 가장 맛있는 튀김코너다. 한글시장 입구에서 두 번째에 자리 잡은 노점상으로 부부가 함께 운영한다. 부부의 손놀림이 분주하게 돌아가고 갓 튀겨낸 도넛과 호떡이 미각을 자극한다.

가격도 저렴하다. 호떡과 도넛은 3개에 1000, 오뎅은 한 꼬치에 500원이다. 알고 보니 튀김 아저씨는 30년째 여주 오일장에서 장사를 해오고 있는 장사의 신이었다.

여주에 살면서 충북 괴산의 오일장까지 가서 튀김을 판다고 하니 이런 분이야말로 진정한 장인이 아닐까 싶다.

 

 

이름도, 간판도, 브랜드도, 번듯한 가게도 없지만 자신의 일(튀김)에 대한 자부심만은 어느 누구도 당해낼 수 없을 만큼 강해 보였다.

튀김 아저씨의 손등이 유난히 검었다. 얼마나 튀김을 많이 튀겼으면 저럴까 싶었다. 그런데 사연이 있었다. 어머니의 손이 검었다면서 어머니의 손을 닮아서 그렇단다. 어머니의 얼굴을 기억 못한다는 튀김 아저씨의 말을 전해 듣는 순간 가슴이 저려왔다. 이신화 여행 작가의 말에 의하면 튀김아저씨는 선행도 많이 하는 키다리 아저씨였다.

 

다음 행선지는 카페 뜨락이었다. 대로변에 위치한 뜨락에서 아메리카노 커피를 마시면서 대화가 길어졌다. 창밖으로 길 건너 유유히 강물이 흐르고 강물 너머 아파트 불빛을 보면서 기분 좋은 감상에 빠졌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여주 5일장 나들이는 일상에 지친 삶을 재충전하는 활력소였다.

 

<김명수/인물인터뷰전문기자people365@naver.com>

<사진/ 박종운기자 idgoodi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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