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엿보기] (307) 어느 기업인이 우편으로 받은 기부금 영수증

김명수기자 | 입력 : 2020/06/07 [16:51]

[세상엿보기] (307) 어느 기업인이 우편으로 받은 기부금 영수증

 

서울에서 경영컨설턴트로 활동하는 A씨는 어느 날 전화 한통을 받았다. 지방에서 기업을 경영하는 B씨로부터 걸려온 전화였다. 서울에 볼 일이 있어 왔다면서 시간이 되면 잠시 얼굴이나 한 번 보고 싶다는 B씨의 말에 두 사람이 커피숍에서 만났다.

1시간 남짓 대화를 나누고 나서 B씨가 먼저 일어났다. B씨는 갑작스런 전화에도 불구하고 선뜻 만나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남기고 자리를 떴다. 문제는 그 다음에 일어났다. B씨가 흰 봉투 하나를 A씨 앞에 휙 던져 놓고 사라진 것이다.

A씨는 뭔 내용인가 싶어 봉투를 열어봤다. 아니 이럴 수가! 뜻밖에도 봉투 안에는 5만 원짜리 지폐 6장이 들어있었다. 순간 정신이 번쩍 든 A씨는 봉투를 들고 밖으로 뛰쳐나갔다. 하지만 이미 B씨는 그림자도 남기지 않고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

A씨는 당황하기 시작했다. 봉투를 돌려줄 방법을 고민하느라 잠도 오지 않았다. 며칠을 혼자 끙끙거리다가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평소 다니는 교회를 찾아갔다.

목회자를 만나 30만원을 교회에 기부하겠으니 좋은 일에 써달라면서 대신 기업인의 이름으로 기부금 영수증을 끊어달라고 했다.

흰 봉투에 들어있던 30만원은 그렇게 기업인 B씨의 이름으로 교회에 기부처리 됐고 A씨는 기부금 영수증을 기업인 B씨의 사업장 주소로 보내줬다.

A씨는 그제야 두 다리 쭉 뻗고 잠을 잘 수 있었다면서 10년 묵은 체증이 내려간 기분이라고 그동안 마음고생이 심했음을 기자에게 털어놓았다.

A씨가 발송한 등기 우편물이 B씨 손에 들어가고 나서야 B씨는 A씨에게 건넨 30만원이 자신의 이름으로 기부처리 되었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 뒤로 마음이 홀가분해진 A씨는 B씨로부터 기분 좋은 전화를 받았다. 지난 번 서울에서 만났을 때 식사 대접도 못해드려 죄송하고 고마운 마음에 직접 드리면 안 받을게 뻔해서 그랬다면서 너무너무 감사하다는 내용이었다.

찜찜한 해프닝으로 계속 남을 수도 있었던 두 사람의 그날 일은 A씨의 지혜로운 결단으로 생각지도 않게 B씨가 선행의 주인공이 되었으니 결국 서로에게 기분 좋은 해피엔딩으로 결말이 난 셈이다.

 

<김명수/인물인터뷰전문기자 people36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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