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이사람] (59) 이런교사 어때요 이희중 (3)

[클릭이사람] (59) 이런교사 어때요 이희중 (3)
 
어렵고 힘들때마다 어린시절을 생각한다. 그때를 생각하면 무슨일이든지 할수 있다는 용기와 힘이 생긴다.

이름만 들어도 첩첩산골이 연상되는 괴산에서 가난한 농부의 5남매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초등학교 2학년때 제천의 월악산 기슭으로 이사를 간다. 중학교를 마치고 그의 집은 다시 충주로 이사간다. 하지만 소년 희중은 부모와 헤어져 서울로 상경한다.

그때부터 겪어온 고생은 말도 못한다. 농방에서 6개월동안 농가구 기술을 배운다. 숙식은 제공해 주지만 월급이 너무 작았다. 74년. 제과공장에 들어간다. 월급 6천원. 돈을 더준다는 말에 배달까지 한다. 공장이 있는 신정동에서 상왕십리까지 자전거로 과자배달을 했다. 그러다가 사고가 난다. 자전거를 타고 배달나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교통사고를 당한다. 노량진 역앞에서 사고를 당해 의식을 잃었다. 깨어나 보니 한강 성심병원에 입원해 있었다. 공장생활하면서 틈틈히 검정고시 준비를 했다. 병원에서 한달만에 퇴원을 했다.

그동안 일해서 번돈 10만원으로 검정고시 공부를 하였다. 마침내 1976년 대입 검정고시에 합격한다. 77년 육군 현역입대. 군종사병. 부대 막사를 이용하여 직접 교회를 신축하였다. 군대에 있으면서도 틈나는 대로 대입준비를 한다. 1980년 10월 병장으로 제대. 충주에서 돈을 빌려 가게를 하려다가 부도가 나는 바람에 1981년 4월경 친구따라 서울에 올라온다.

정독도서관에 다니면서 본격적으로 대입공부에 매달린다. 예비고사 고득점. 서울대 인기학과 합격선에 들었지만 충북대 사범대 국민윤리교육과를 선택한다. 장학금을 받지 못하면 학교를 다닐수 없는 형편이기 때문이다. 충북대 전체 수석으로 합격한다. 4년 전액 등록금면제 장학생. 27살의 나이에 대학생이 되었다.

등록금은 면제받았지만 생활비가 문제였다. 여관에서 청소해주고 주인아들 공부시켜주는 조건으로 숙식제공받으면서 학교에 다녔다. 대학 시절 좋은 친구를 만난 것이 가장 큰 행운이었다. 어려울 때마다 신앙적으로 의지하고 용기를 준 친구다. 지금까지 피를 나눈 친형제처럼 지내고 있다.

1986년 대학을 졸업한다. 교사적체가 심해 임용을 받지 못했다. 가게 점원으로 아르바이트 하면서 서울대학원 시험준비를 했다. 그러다가 1989년 3월 결혼과 동시에 서울로 교사 발령을 받는다. 남녀 공학인 동작구 장승중학교에서 교사로서의 첫발을 내딛는다. 참교사가 되겠다고 결심한다.

사랑하는 아내. 교회서 만났다. 만난지 20일만에 결혼을 했다. 수요일 저녁 예배 끝나고 그 자리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아는 친척들이나 이웃들에게 축의금 부담을 주기 싫었기 때문이다. 물론 축의금은 한푼도 안받았다.

막상 교사가 되고 보니 현실상 참교사가 되기란 어렵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도 포기할 수는 없었다. 승진을 목표로 점수관리에 집착하는 선생이 많다. 이교사는 그런 것이 싫다. 승진을 안하더라도 좋다는 생각으로 소신대로 교사생활을 해나가고 있다. 요즘 너무 권위적인 교사들이 많다.

학교에서 주인은 학생인데 학교장이나 교사가 주인이 되려고 하는 경우가 많다. 교내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처리를 학생입장에서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물론 훌륭한 교사도 많다. 음으로 양으로 열심히 노력하는 교사도 많다.

올해로 교사생활 11년째. 자신이 어렵게 공부해왔기 때문에 그런 학생들을 보면 정이 더 간다. 전국 검정고시 총동문회 기획차장이라는 감투도 썼다. 검정고시 출신들이 돈을 모아 일반정규중학교에 다니는 어려운 학생들을 도와주고 있다.

그는 자신의 얼마 안되는 월급을 쪼개서 학생들을 위해 쓴다. 1년에 두 번씩 뽑는 정·부반장. 임기가 끝날때마다 수고했다면서 정·부반장을 식당에 데리고가 음식을 사주고 선물을 해준다. 그래야 부담을 갖지 않기 때문이다.

촌지문제도 깨끗하게 해결한다. 아이들을 모아 놓고 이렇게 말한다. 돈봉투를 가져오면 공개적으로 망신을 줘서 학교에 못다니도록 만들겠다고 엄포를 준다. 그러면 아이들은 집에 가서 부모님께 신신당부한다. 절대로 선생님께 봉투같은거 주지 말라고… 그러면 그날로 학교를 못다닐지 모른다고… 골치아픈 촌지문제가 저절로 해결된다.

학교 행사가 있을때마다 이교사는 학생들 간식을 사준다. 해마다 불우학생들 등록금과 용돈을 대주고 있다. 아내의 내조가 있기에 가능하다. 스승의 날에도 꽃과 선물을 일체 받지 않는다. 대신 편지를 받는다. 편지로 선생님께 하고 싶은 말이나 고민거리 상담내용을 쓰라고 한다.

이교사는 중학교도 전문학교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초등학교때 적성검사가 필요하다. 그 결과를 가지고 진로지도를 해야 한다. 조기 교육을 위해서라도 과학중 미술중 체육중 음악중학교등이 있어야 한다. 각 구청별로 특수중학교가 있어야 한다. 현재는 인문중학교로 전부 몰려오니까 문제다.

공부에 관심없는 아이들까지 모두 인문중학교로 몰려온다. 학습분위기만 어수선해진다. 조기교육으로 특성을 살려서 키워 나간다면 훌륭한 예술가도 과학자도 될 수 있는 아이들을 모두 인문 중학교로 몰아놓는 교육현실이 안타깝다.

자신의 월급을 쪼개 어려운 학생의 등록금 전액을 지급해온 선생님. 동촌의 집 성선경원장은 참교사의 길을 걷고 있는 그를 훌륭한 선생님상 후보로 추천하였다.

툭하면 촌지문제 학교비리가 불거져 나오는 현실에서 이교사의 선행은 더욱 빛나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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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뉴스닷컴/ 김명수기자 people365@korea.com>

2000/08/03 10:4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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