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이사람] (654) 시민정신 투철한 의인으로 살아온 소명섭 시니어

김명수기자 | 입력 : 2019/10/13 [12:28]

[클릭이사람] (654) 시민정신 투철한 의인으로 살아온 소명섭 시니어

 

의인(義人)은 정의로운 사람으로 자신보다 타인을 먼저 생각한다. 긴박한 상황에서 위험에 빠진 사람을 구하려고 기꺼이 자신의 몸을 던진다. 1941년생 소명섭 시니어가 그런 사람이다. 살면서 좋은 일을 많이 했지만 세상에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다.

 

  

12일 오후 서울 응봉산암벽등산공원 앞에서 그를 만났다. 79세 나이임에도 자세하나 흐트러짐 없이 꼿꼿하고 정정해 보였다. 스마일안과 고문으로 있으면서 순복음교회 실업인선교회 안수집사로 봉사를 많이 하고 있다.

정의롭고 용감한 시민으로 제보를 받고 찾아왔다는 기자의 말에 그는 남한테 자신을 드러내 보이지 않는 성격이라면서 조심스럽게 과거의 행적을 끄집어냈다.

 

1970년대 그는 사업을 크게 했다. 어느 여름날 소명섭 사장이 서울 도심을 지나는 도중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삼일고가도로 마장동 내리막길에서 수막현상으로 제동력을 잃고 총알같이 내려오던 택시와 자가용들이 뒤엉켜 아수라장이 되었다. 군인, 가족과 시민들이 대부분이었다. 예상치 못한 기습폭우로 한치 앞을 볼 수 없는 상황이었다.

공교롭게도 소명섭 사장이 그 현장을 목격했다. 소명섭 사장은 자신이 타고 가던 자가용에서 내려 더 이상 차량 진입을 통제하고 차량 연쇄충돌로 아비규환이 된 사고현장을 재빠르게 수습했다.

차량에 몸이 끼어 팔이 부러지고 피를 흘리는 응급환자들이 속출하는 1초가 급한 상황에서 자신의 수행기사에게 경찰신고 및 후속조치를 지시하고 지나가는 트럭 운전기사를 설득해서 환자들을 모두 명동성모병원 응급실로 긴급후송 시켰다.

폭우가 쏟아지는 사고현장에서 입었던 옷이 피범벅이 되는 줄도 모르고 10여명이 넘는 응급 환자들을 가장 가까운 병원 응급실로 후송시켜 모두 살려낸 것이다.

소명섭 사장은 위급상황에 직면한 순간 죽어가는 사람들을 모두 살려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면서 당시를 회상했다.

그때는 경황이 없어서 응급환자들을 실어나른 트럭 운전기사에 고맙다는 말을 하지 못했다면서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꼭 만나고 싶어 했다.

 

  

또 한 번은 기지를 발휘해서 택시강도를 붙잡았다. 서울 마장동 목욕탕에서 머리를 손질하고 있던 중에 한 여성이 헐레벌떡 달려오더니 흉기를 든 강도가 택시 운전기사를 상대로 인질극을 벌이고 있다면서 발을 동동 굴렀다. 소명섭 사장이 즉시 현장으로 달려가 순간기지를 발휘해서 강도를 제압했다. 인명피해로 번질 수 있는 위기일발상황에서 순간 기지를 발휘해 강도의 허리띠를 풀고 손에 든 무기를 스스로 내려놓게 한 다음에 붙잡아 경찰에 인계했다.

 

관악산에 갔다가 죽어가는 사람을 구한 적도 있다. 소명섭 사장은 산행 중에 의식을 잃고 쓰러진 등산객을 발견했다. 눈꺼풀을 젖히고 동공을 보니까 당뇨환자였다. 주변에 있던 사람에게 사이다를 달라고 해서 환자의 입에다 붓고 몸을 흔들었다. 그러자 눈을 뜨고 의식이 돌아왔다. 곧바로 119에 신고해서 환자를 살려냈다. 당시 그의 미담은 11일 방송 119프로에서 소개됐다.

 

그는 오른쪽 발목이 안 좋다. 그럴만한 사연이 있다. 1980년대 통일산악회 회원들과 함께 강원도 백담사에 갔다. 함께 산행을 한 여성회원이 사진을 찍다가 몸의 중심을 잃었다. 정상에서 떨어지는 여성을 그가 붙잡아 목숨을 구했다. 그 여성을 살리고 정작 소명섭 사장은 오른쪽 발목이 부러지는 중상을 입고 사람들의 등에 업혀서 내려왔다. 그때 입은 부상 후유증으로 30년이 더 지난 지금까지 병원에 다니고 있다.

 

소명섭 고문은 용감한 시민으로 좋은 일을 많이 했지만 자신이 한 일을 주변에 알리지 않았다. 자신을 남에게 드러내 보이지 않는 성격이다. 하지만 기자는 생각이 다르다. 그가 한 의로운 일을 널리 알려야 우리 사회에 선한 영향력이 퍼져나갈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소명섭 고문은 세월호 참사를 생각하면 억장이 무너진다. 세월호가 침몰하는 순간 책임자 아니 누구 한 사람이라도 순간 기지를 발휘해서 응급조치를 잘 했다면 꽃다운 어린 생명을 구할 수도 있었다는 것이다.

소명섭 고문이 그 현장에 있었다면 상황이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시민정신 투철한 의인으로 살아온 소명섭 시니어. 이시대의 진정한 의인이요 용감한 시민이다.

소명섭 고문은 좋은 일을 많이 하다 보니 자신에게도 좋은 일이 생긴다면서 환하게 웃었다. 결실의 계절을 맞아 1022일에는 교역자들을 모시고 자비를 들여 강원도 설악산으로 단풍놀이를 갈 예정이다.

기자와 인터뷰를 진행하는 중에도 누군가에게 계속 전화를 걸고 누군가로부터 계속 전화가 걸려왔다.

 

<김명수/인물인터뷰전문기자 people365@naver.com>  

 

2019년 10월13일 12시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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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전차 19/10/13 [17:55] 수정 삭제  
  본받고싶은 어르신입니다 존경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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