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엿보기] (288) 불볕더위로 전국을 달군 말복이자 일요일에 4.19묘지 찾은 세 사람

김명수기자 | 입력 : 2019/08/12 [10:56]

[세상엿보기] (288) 불볕더위로 전국을 달군 말복이자 일요일에 4.19묘지 찾은 세 사람

 

1960년 이승만 독재 정권에 항거하고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4·19혁명이 일어났다

겨레 하여/ 목놓아 외친 소리/ 메아리 되어/ 江山을 뒤흔드네 (중략) 목숨을 던져/ 네가 싸워 이긴 것/ 우리 거두리/ 값진 피 식기전에/ 이웃 위하여/ 외로움을 위하여/ 그 젊음 걸었던 일/ 헛되게는 않으리/ 고이 잠들라/ 태극기에 쌓여서/ 먼동이 트기 전에/ 가고만 사람들아/ 젊은 넋들아. (진혼의 노래/ 李漢稷) 

 

▲ 국립 419민주묘지를 찾은 세 사람. 왼쪽부터 조영관 도전한국인본부 대표, 이세현 4.19선양육영재단 이사장 겸 4.19동포후원장학회장, 김명수 인물인터뷰전문기자.     ©

 

민주신념에 불타는 전국의 학생, 시민들은 당시 거리로 쏟아져 나와 시위를 전개했고, 경찰은 최루탄과 총으로 이를 저지했다. 경찰의 무력진압에 의해 186명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부상자만 해도 6000명이 넘었다.

하지만 총구가 불을 뿜는 공권력 앞에서도 국민의 분노는 더욱 거세졌다. 결국 국가가 국민 앞에 무릎을 꿇었다.

4.19 혁명은 이승만 독재체제를 무너뜨리고, 민주주의 초석을 다지는 계기가 됐다.

419혁명 국가 유공자는 얼마나 될까? 1960419혁명 이후 1121(희생자 186·부상자 362·공로자 573)이 정부 포상을 받았다.

서울 강북구에 위치한 국립 419민주묘지에는 419 국가유공자 434기가 안장돼 있다. 전체 안장능력은 562. 진여기수는 128. 안장대상은 4·19혁명 당시사망자 4·19혁명 부상자로서 사망자 4·19혁명 유공건국포장 수상자다.

4.19혁명의 의미와 숭고한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서는 사람들이 있다. 이세현 4.19선양육영재단 이사장도 그 중의 한 인물이다.

 

▲  국립 419민주묘지를 찾은 세 사람.  오른쪽부터 조영관 도전한국인본부 대표, 이세현 4.19선양육영재단 이사장 겸 4.19동포후원장학회장, 김명수 인물인터뷰전문기자.©

  

이세현 이사장은 419혁명 당시 고3학생 신분으로 1500명의 학생 시위대를 이끌고 시위를 주동한 419세대이자 지금도 419정신 계승. 실천 운동에 헌신하고 있다.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811일 이세현 이사장, 도전한국인본부 조영관 대표와 함께 국립 419민주묘지를 찾았다. 공교롭게도 이 날은 1년 중 가장 덥다는 말복(末伏)이었다.

일요일이라서 많은 사람들이 묘역을 찾아오겠지 생각했던 예상과 달리 막상 현장에 도착하니 주차장이 너무 한산했고 사람들도 거의 없었다.

휴가철인데다가 한여름 불볕더위가 겹친 탓도 있겠지만 소중한 역사의 현장을 잊고 사는 게 아닌가 싶어 마음 한구석이 찜찜하고 아쉬운 감이 없지 않았다.

우리 일행은 4.19 충혼비 앞에 고개 숙여 묵념을 한 후 묘역을 둘러봤다. 고등학생, 대학생, 시민 등 희생자들의 이름과 얼굴사진이 새겨진 묘비 앞에서 차마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까만 교복에 교모를 눌러쓴 고등학생의 사진이 유독 많이 눈에 들어왔다. 1960년 그날의 함성이 들리는 듯하고 마음이 숙연해지면서 가슴이 쿵쾅거렸다.

지하에 묻힌 애국 영령들이 살아있는 영혼들을 흔들어 깨웠다. 조국을 지키기 위해 자신들이 흘린 피와 땀을 헛되이 하지 말라는 절규와 외침이 온 몸으로 전해졌다.

피어나지도 못하고 쓰러진 꽃다운 청춘들잠들어 있는 유택 중에는 심지어 초등학생의 묘비도 있었다. 내마음도 이리 쓰리고 아픈데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어린 자식을 잃은 부모의 마음은 어떨까 생각하니 차마 목이 메이고 가슴이 무너진다. 

 

▲ 국립419민주묘지 앞에서 쭈꾸미요리전문점을 운영하는 김수환 '사월에 쭈꾸미 수유점' 대표     ©

  

무거운 마음을 이끌고 발걸음을 4.19묘역 앞에 위치한 식당으로 옮겼다. 간판이 사월에 쭈꾸미 수유점이다. 쭈꾸미요리전문점 김수환 사장은 이세현 이사장이 이끄는 4.19 동포후원장학회 장학위원으로 어려운 학생들에게 4.19 장학금을 후원하는 선행 사업에도 동참하는 착한 업주다.

그가 왜 4.19 묘역 앞에서 사월에~’ 간판을 달고 음식점을 운영하는 지 알 수 있다.

불볕더위가 전국을 달군 말복이자 일요일에 4.19묘역을 찾은 오늘을 잊지 못하리라. 묘역에 잠들어있는 이들이야말로 죽어서 영원히 사는 사람들이 아닐까 싶다. 

 

2019년 8월12일 10시56분.

 

<김명수/인물인터뷰전문기자 people36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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