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이사람] (58) 이런교사 어때요 이희중 (2)

[클릭이사람] (58) 이런교사 어때요 이희중 (2)
 
한번은 복지관을 찾아 봉사활동을 하는 교사들을 보았다. 각자 전공을 살려 최선을 다해 지도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고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

뇌성마비인 5명을 모아놓고 열심히 독서지도하는 선생님. 매주 중증장애인 가정에 찾아가는 선생님. 영어학습을 지도하는 선생님. 특별 학습지도에 힘쓰는 선생님. 체력 훈련과 신체발달을 지도하는 선생님. 대검 시험준비에 혼신을 다하는 선생님. 정성을 다해 지도하는 선생님들의 모습이 보기 좋았다. 같은 교사로서 긍지와 보람을 느끼지 않을수 없었다.

그동안 봉사활동을 하면서 자원봉사원의 자세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봉사는 누구나 할수 있으며 어디서나 무엇이든지 할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다. 잘못하면 장애인에게 폐가 될뿐만 아니라 실망을 줄수 있기 때문이다.

그들이 무엇을 생각하고 있으며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을 필요로 하고 있는지를 먼저 알아야 한다.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봉사해야 할지를 생각하고 자원봉사에 임해야 한다. 그들에게 조금이나마 용기를 주고 특히 사랑을 전해줄수 있는 자원봉사원이 되기를 이교사는 바란다. 그들과 동등한 입장에서 그들을 존경해야 한다는 것을…

이교사는 교직을 천직으로 알고 살아간다. 그의 제자사랑은 유별나다. 박봉을 쪼개어 제자들에게 학비와 생활비를 끊임없이 지원해 왔다. 가정환경이 어렵거나 장애인 또는 왕따당하는 학생들에게 헌신적인 사랑을 쏟는다.

그런 학생들에게 아버지이자 오빠 형님 친구와 같은 마음으로 접근한다. 학비·생활비 지원뿐만 아니라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사랑을 베푼다. 배움의 길에서 벗어나지 않고 꿋꿋하게 살아갈수 있는 기틀을 마련해 주려고 노력한다. 그런 학생을 사랑으로 지도하면 정상아로 돌아올수 있다는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있다.

이교사의 선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청소년들의 탈선을 막기 위해 간부교사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교내에 학생들을 위한 노래방을 설치한다. 건전한 가치관을 지니고 마음껏 활동하면서 자신의 이상을 펼칠 장소를 그들에게 만들어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학교의 주체는 교사가 아닌 학생이라고 생각한다. 교내 주차장을 학생들의 휴식공간으로 만드는등 학생복지나 선도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관철 시키고 만다.

요즘 학교붕괴라는 말이 사회에 나돌고 있지만 그것은 나무를 보고 숲 전체를 보지 못하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라고 이교사는 생각한다. 물론 우리사회에 교육문제가 심각한 지경에 이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교사와 학생 모두가 자신이 해야 할바를 상실하고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은 아니다. 단지 안타까운 것은 우리사회가 교육에 갖는 시각이 올바른 인격을 갖춘 인간의 양성이 아니라 성공을 위한 수단으로 간주한다는 것이다. 오직 내자식만을 편애하고 성적 부풀리기에 급급한 철저한 이기주의적 사고에 사로잡혀 있다.

이러한 현실에서 교직이라는 위치가 평가절하될 수밖에 없지만 그래도 학생을 상담하다 보면 교사로서의 긍지와 보람을 느낀다. 장래 희망이 교사라고 응답하는 학생들을 접할때마다 그들의 가치관 형성에 바람직한 영향을 미치는 선생님이 아직까지 많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 또한 어린 시절 꿈이 교사였다.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사범대학을 지망하게 되었고 교직에 몸 담고 있다.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꿈을 심어주고 올바른 정신을 지닌 인재를 양성하는 일 자체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교육은 국가 발전을 위한 백년대계라는 말처럼…

이교사는 또한 장학금을 받아가면서 학창시절을 보낼수 있었다는 사회에 대한 고마움도 결코 잊을수가 없다. 그래서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는 학생들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되고자 하였다.

눈물의 빵을 먹어보지 않은 사람은 진정한 빵맛을 알지 못한다. 보리고개가 우리사회에서 사라졌고 살기 좋아진 것은 사실이다. 60년대 이전까지의 어려운 시절을 이야기 하면 학생들은 이해하지 못한다. 그러나 조금만 눈을 돌려 보면 우리사회에는 아직도 60년대 이전과 같은 생활 아니 그때보다 더욱 열악한 환경에서 고통받는 아이들이 많다. 본의 아니게 학업을 포기해야만 하거나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주어진 생활환경탓에 친구들이나 이웃으로부터 소외받고 왕따당하는 학생들이 너무나도 많다.

눈물의 빵을 먹어보지 않은 사람은 이들의 어려움을 이해 못한다. 이교사는 사교육비의 천문학적 수치를 접할때마다 울분을 느낀다. 그 금액의 일부분이 불우한 환경에 처해 있는 학생들을 위해 사용될수만 있다면 하는 아쉬움과 우리사회의 현실 때문이다.

누구의 강요에 의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의지에 따라서 선택한 교사의 길. 그렇기에 그를 필요로 하는 학생이 있는 곳이라면 산간벽지던 장애인 마을이건 가야 한다. 끝까지 학생들을 선도하고 가르치는 일에 최선을 다 할 것이다.

자신이 어려운 길을 걸어왔기에 그리고 사회의 도움을 받으며 오늘의 위치에 서 있기에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자신이 받았던 빚을 되돌려 주는 심정으로 교단에 선다.

어려운 학생들에게 더많은 관심과 애착이 간다. 이사회를 위하여 일할수 있는 인간으로 육성하기 위해 집중 지도 한다. 사랑의 진정한 의미를 알고 실천할수 있는 인간이 되도록 교육한다. 한알의 밀알이 되는 심정으로 처음 교직에 몸담았던 마음이 변하지 않기 위해 자신을 채찍질하면서 교직에 임하려고 노력한다.

그동안 사회에서 교사와 학교에 많은 지탄을 보냈다. 특히 촌지를 둘러싼 교사비리. 왕따 문제 등. 그러나 더많은 훌륭한 교사들이 말없이 묵묵히 교단을 지키고 있다고 그는 믿고 있다.

학교와 학생들을 사랑하는 말없는 다수의 교사가 있다는 사실을 우리사회가 알아주기를 그는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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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뉴스닷컴/ 김명수기자 people365@korea.com>

2000/08/03 10:4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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