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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엿보기] (280) ‘소확행’에서 찾은 노후생활의 즐거움
 
김명수기자 기사입력  2019/02/08 [18:33]

[세상엿보기] (280) ‘소확행에서 찾은 노후생활의 즐거움.

 

어느새 내 나이 60대의 터널을 달려가고 있다. 마음은 아직도 청춘이건만 세월 참 빠름을 실감한다. 지금은 100세 시대라고 입버릇처럼 말하지만 오래 산다는 자체가 그리 달갑지만은 않다.

노후준비가 마련되지 않은 상태로 노년을 맞이한다면 더 이상 축복이 아니다. 게다가 건강까지 잃는다면 장수는 고통이고 재앙이다. 안타깝게도 현실은 그런 시니어들이 주변에 너무나 많다.

그렇다고 남은 삶을 한숨만 쉬면서 살 수는 없다. 이미 엎질러진 물은 도로 담을 수 없고 지난 과거는 되돌릴 수가 없다.

필자의 경우도 노후준비가 많이 부족하다. 결혼 이후 이 나이 먹도록 덜 쓰고 덜 먹고 근검절약하면서 누구 못지않게 열심히 살아왔다고 자부하지만 막상 시니어가 되고 보니 살아가기가 팍팍하다. 자식들이 모두 결혼하고 마누라와 단 둘이 살고 있는데도 말이다.

현역에서 은퇴하고 나면 잃는 게 많다. 당장 줄어드는 수입으로 지출을 줄여야 한다. 일을 하고 싶어도 와달라는 곳이 없다. 주머니가 얇아지니 친구를 만나거나 모임에 나갈 기회도 그만큼 줄어든다.

가정에서조차 대화가 단절되고 찬밥 대접을 받는다면 누가 뭐라 하지 않아도 갈수록 소외감이 들고 스스로 위축될 수밖에 없다. 은퇴세대들이 공통적으로 겪는 사회현상이다.

노후 세대들을 기죽이는 말이 또 하나 있다. 노후 부부 적정 생활비로 월 250만원 운운 하는 언론 기사들을 보면 숨이 턱 막힌다. 통장이나 곳간에 재물이 두둑하거나 군인, 공무원, 사학연금 수혜자들이라면 모를까 현실적으로 그 많은 수입을 확보한 노후세대가 과연 얼마나 되겠는가?

은퇴로 잃는 것이 있으면 얻는 것도 있는 법이다. 은퇴이후의 시니어들에게는 남는 시간이 많다. 시니어들이야말로 남는 게 시간뿐인 시간 부자다.

비록 주머니 사정은 넉넉하지 못할지라도 시간 여유가 많은 시니어들이 삶의 가치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서 남은 삶의 질이 달라질 수 있다.

필자가 그렇게 살고 있다. 소소하고 확실한 행복을 만끽하고 있다. 채우지 못할 욕심은 비우려고 노력하고 있다. 쓸데없는 걱정은 안하려고 노력한다. 욕심을 줄이니 마음이 한결 편해진다.

그래서 생각을 바꾸기로 했다. 20년 넘게 살던 집을 팔아 가슴을 짓누르는 빚부터 정리하고 작은 집으로 다운사이징을 했다.

그러자 생활에 숨통이 트였다. 얼마 안 되는 금액이지만 매달 꼬박 꼬박 나오는 국민연금을 월급이라고 생각하고 그 돈에 맞춰서 알뜰살뜰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도 불평하거나 바가지 긁지 않는 아내가 참으로 고맙고 감사하다.

남과 비교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친구가 100억 재산을 가졌건, 2000만원 수입을 올리건 전혀 관심이 없다. 남이 가진 1000억 재산보다 내 수중에 있는 1000만원의 가치가 더 크고 소중하기 때문이다.

나를 불러주는 사람이 없어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않는다. 오히려 혼자 즐기는 재미를 만끽하고 있다. 한가로운 낮이면 우이천 산책로에 나가서 가벼운 운동을 하고, 일주일에 한두 번씩 이른 아침 약수터에 가서 물도 떠온다.

그동안 담을 쌓고 살았던 영어회화에도 관심이 생겼다. 생활이 조금은 불편할지라도 다소 부족하고 궁핍한 삶을 사는 재미도 그런대로 괜찮은 것 같다.

생각을 바꾸고 남는 시간을 잘 활용하면 얼마든지 가치 있는 노후생활을 즐길 수도 있다. 세계에서 국민들의 행복지수가 가장 높은 나라는 선진국도 강대국도 아닌 최빈국 부탄이다.

 

<김명수/인물인터뷰 전문기자>

 

201928일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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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2/08 [18:33]  최종편집: ⓒ 인물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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