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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엿보기] (277) 창경궁에서 생긴 일
 
김명수기자 기사입력  2018/09/28 [12:31]

[세상 엿보기] (277) 창경궁에서 생긴 일
  
지난 927일 저녁 610분경 서울의 아름다운 고궁 창경궁에 출근한 야간 궁지기들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정기철 본부장이 전날 밤 창경궁 야간개장 근무 중에 발생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본부장이 전달한 미담의 주인공은 창경궁 야간 궁지기 노용환 대원이었다. 창경궁에선 도대체 특별야간관람시간에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감동을 주는 미담사례이지만 보는 시각에 따라 자칫 아찔한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는 위험천만한 일이었다.
추석연휴 마지막 날인 926일 밤에 창경궁 야간 관람객이 수심이 꽤 깊은 춘당지 연못에 스마트폰을 빠뜨렸다. 실수로 스마트폰을 잃어버린 관람객은 물속으로 들어갈 수도 없고 어찌 해야 할 바를 몰라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
그 순간 근무복장과 입었던 옷을 모두 벗고 팬티바람으로 연못 속에 첨벙 뛰어드는 사람이 있었다. 춘당지 근무를 담당한 야간궁지기 노용환(65) 대원이었다.
환갑진갑이 넘은 나이에도 노용환 궁지기는 춘당지로 걸어 들어가 연못 속을 샅샅이 뒤진 끝에 가라앉은 핸드폰을 찾아내 주인에게 전달했다. 수심이 2M가 넘는 물속에 뛰어 들어갈 수 있는 용기와 배짱이 어디서 나왔을까. 그것도 야심한 밤에 관람객들이 보는 앞에서.
밤공기가 차가운 가을밤에 차디찬 물속에 뛰어들어 잃어버린 분실물을 주인에게 찾아주는 기사도 정신을 발휘한 노용환 궁지기는 누가 보더라도 분명 박수 받아 마땅한 일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만일 창경궁 관계자가 그건 우리소관이 아니라는 이유로 내일 날이 밝으면 다시 와서 분실물을 찾아가라는 말로 끝내고 말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야간 관람객이 스마트폰을 연못에 빠뜨린 건 자기 부주의로 발생한 일이고 그걸 찾아주는 일은 우리 소관이 아니기 때문에 창경궁 관리실 방호원에게 가보라는 말만 하고 그냥 지나쳐 버렸다면 그 관람객은 창경궁측을 어떻게 생각할까?
운좋게도 그 관람객은 노용환 대원이 용감무쌍한 기사도 정신을 발휘한 덕분에 잃어버린 핸드폰을 다시 찾을 수 있었다.
노용환 궁지기의 도움으로 잃어버린 핸드폰을 다시 찾은 관람객은 다음날 다시 창경궁을 방문해서 감사 인사를 전했다.
하지만 돌이켜 보면 한편으로 아찔한 생각이 들었다. 무사했으니 다행이지 만에 하나 차가운 물속으로 들어갔다가 수심이 깊어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 생각만 해도 위험천만한 일이다.
정기철 본부장도 이점을 강조했다. 노용환 대원이 곤경에 처한 관람객을 위해 행동으로 보여준 기사도 정신은 백번 천번 감동적이고 박수 받을 일이지만 그런 상황이 발생할 경우 다시는 물속에 직접 뛰어 들어가지 말고 안전사고 예방에 더욱 만전을 기해달라고 신신당부 했다.
창경궁 야간 궁지기로 근무하면서 때로는 짜증스러운 일도 있지만 보람도 크다. 특히 오늘 같은 날 관람객들로부터 수고한다, 고맙다는 칭찬 한마디 들으면 절로 기운이 솟고 힘이 난다.

창경궁 아간 궁지기로 근무하는 모든 대원들에게 수고한다는 말과 함께 파이팅을 외치고 싶다.


김명수/ 인물인터뷰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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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9/28 [12:31]  최종편집: ⓒ 인물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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