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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엿보기] (272) 자고 나면 오르는 전세가격에 불안한 세입자와 착한 집주인
 
김명수기자 기사입력  2015/04/12 [16:37]

[세상엿보기] (272) 자고 나면 오르는 전세가격에 불안한 세입자와 착한 집주인

전세가격이 하루가 다르게 폭등하는 현실에서 집주인과 세입자는 명백하게 갑을 관계다.

재계약 때 집주인이 가격을 올려달라고 하면 세입자는 무리를 해서라도 올려주거나 아니면 집을 비워주고 더 저렴한 집을 찾아 나가는 수밖에 없다.

자식이 나가 살고 있는 부모 입장에서 전세 가격이 오른다는 소식을 뉴스로 접할 때마다 마음 한구석이 돌덩이를 얹어놓은 듯 무겁다.

아들이 결혼과 동시에 분가를 했다. 2013년 6월에 전세 입주했으니 어느덧 2년 만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

하루가 다르게 전세 가격이 오른다는 뉴스를 신물이 나도록 들어온 터라 그 불똥이 아들에게까지 튈까봐 은근히 겁이 났다.

기한이 되면 집주인이 전세가격을 올려달라고 할 텐데 그럴 여유가 없는 아들의 형편을 잘 알기 때문이다.

주변 시세에 맞춰 전세를 올려 받고 싶어 하는 집주인의 마음은 십분 이해한다. 그러나을(乙)의 관계인 세입자는 속이 타들어간다.

경제적 여유가 있으면서도 개인 사정으로 전세를 사는 사람들이야 가격이 오르건 말건 신경 쓸 일 아니지만 대부분의 세입자들은 전세가격 인상에 민감하지 않을 수가 없다.

내 아들처럼 부모 도움 없이 출발한 신혼부부 같은 경우는 특히 그렇다. 전세 만료 기한이 다가올수록 전세를 올려달라고 하면 어쩌나 하는 노파심이 마음을 짓눌렀다.

하루에도 몇 번씩 그 생각이 떠나지 않는 아빠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오늘 오전에 아들로부터 전화가 왔다.

집에 있는 데스크 탑 컴퓨터가 작동 중에 툭하면 멈추는 바람에 글 작업에 지장이 많아서 언제 시간 나면 한번 집에 들러 컴퓨터를 봐달라고 했던 터라 아빠 집에 오겠다는 전화려니 생각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그래 아들아 어쩐 일로 전화했어?”

“아빠, 오늘 집주인한테서 전화가 왔는데요”

전세만료 기간이 다가오는 시점에 아들 입에서 전셋집 주인 얘기가 튀어나오는 순간 드디어 우려했던 일이 터졌구나 싶었다.

“낮 12시~12시 30분 사이에 집주인이 제가 살고 있는 아파트에 한 번 들른다고 하시네요”

“집주인이 온다면 보나마나 뻔하지. 틀림없이 전세가격 올려달라는 말 하려고 그러겠지”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알았어요. 이따 다시 전화 할게요”

아들과의 통화는 그렇게 끝났다. 부모 마음이 이렇게 조바심이 타는데 당사자인 아들 심정은 오죽할까.

이런 저런 생각으로 머릿속이 심란한 가운데 한두 시간이 더 흘렀다. 그리고는 다시 아들로부터 전화가 왔다. 이번에도 아들은 대뜸 본론부터 말했다.

“아빠, 집주인이 다녀가셨어요. 전세 약정 만료 기한이 되면 지금 살고 있는 금액대로 안 올리고 계약해주신대요”

젊은 신혼부부가 집을 깨끗하게 하고 사는 모습을 집주인이 직접 두 눈으로 확인하고는 보기 좋다면서 덕담을 해주고 돌아갔다는 말을 아들로부터 전해 듣고 마음이 놓였다.

착한 집주인을 만나서 다행이다 싶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집주인의 마음에 쏙 들게 한 아들이 대견하고 기특한 생각이 들었다.

혼자 속으로 한 동안 노심초사하면서 지냈던 마음고생이 한 순간에 그렇게 눈 녹듯 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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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뉴스닷컴/ 김명수기자 people365@naver.com>

2015년 04월12일 16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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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5/04/12 [16:37]  최종편집: ⓒ 인물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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