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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이사람] (551) 귀농 바람 일으킨 태안 법산1리 마을 지도자 4인방
 
김명수기자 기사입력  2014/04/05 [06:01]
[클릭이사람] (551) 귀농 바람 일으킨 태안 법산1리 마을 지도자 4인방 

귀농인이 몰려드는 농어촌 명품 마을이 있다. 바닷바람 갯내음 맡으며 자연을 벗 삼아 흙에 살리라는 꿈을 안고 충남 태안읍 소원면 법산1리 마을에 귀농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 귀농인이 몰려드는 법산1리 마을 지도자 4인방이 한자리에 모여서 기념촬영을 했다. 왼쪽부터 손병배 前이장, 가종현 연꽃마을 사무장, 이영희 이장, 변정훈 서산수협 비상임이사.     © 김명수기자


원주민조차 줄줄이 고향을 버리고 떠나 폐허로 변하는 농촌이 수두룩한 현실에 꿈과 희망을 찾아 23가구나 귀농한 농어촌 마을이 우리나라에 있다는 사실이 놀랍고 신기하다.

호기심을 가득 안고 설레는 마음으로 그 '진앙지'를 찾아가 법산1리 갯다리연꽃체험마을 사무실에서 아주 특별한 인터뷰를 했다.

마을 발전을 이끈 손병배(57) 前 이장, 가종현(54) 연꽃체험마을 사무장, 이영희(53) 이장, 변정훈(58) 서산수협 비상임 이사 등 4명이 주인공으로 참여하는 집단 인터뷰였다.

법산1리 마을은 6쪽 마늘과 바지락으로 유명한 반농반어(半農半漁) 마을이다. 가구당 연 평균소득이 3000만~4000만 원으로 웬만한 도시 샐러리맨 부럽지 않은 고소득 마을이다.

농사일 빼고 농외소득만으로 연소득 2000만원을 웃돌고 억대 연봉 소득자도 여러명 된다.

법산1리에 귀농인이 몰려드는 이유로 마을 지도자들은 서로 화합하고 협력하는 마을 분위기를 꼽는다.

법산 바지락은 품질 검사가 까다롭기로 유명한 일본에 전체 물량이 수출 될 정도로 알아주는 명품이다.

마을에 펼쳐진 들녘이 온통 파랗게 솟아오른 마늘 밭으로 뒤덮여 있어 보기만 해도 마음이 시원해지고 막힌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다.



그런 마을에 외지인들이 속속 귀농해서 원주민들과 융화되어 부농의 꿈을 이뤄가고 있다.

경기도 하남에서 부부교사로 근무하다가 지난해 7월 이 마을로 귀농하여 정착한 장민성(34)·백다정(31) 부부도 있다. 귀농하여 캠핑카 렌탈 사업을 하고 있는 장민성 씨는 새마을지도자라는 중책까지 맡아 마을일에도 열심이다.

법산1리 전체 112가구중 23가구가 2008년 이후 귀농한 외지인이고 2014년 3월 29일 현재 귀농·전입 절차를 밟고 있는 3가구를 포함하면 귀농인이 26가구나 된다.

"법산1리는 빈집이 없고 젊은이들이 많아요. 나이가 아무리 많아도 일거리가 널려 있습니다. 소유한 어장 없이 맨손 어업으로도 소득을 얼마든지 올릴 수 있어요"

가종현 사무장의 법산 마을 예찬에 기자도 귀농하고 싶은 생각이 꿈틀거린다. 90세 할머니도 갯벌에 나가서 4시간 정량(바지락 60kg)을 다하면 25만원 벌고 절반만 해도 10만원 수입이 가능하다니 귀가 솔깃해진다.

“우리 동네는 할머니 할아버지도 돈이 많아요. 몸만 움직일 수 있으면 일거리가 있고 돈을 벌어도 어르신들은 쓸 일이 없으니까 통장에 꽉꽉 채워 놓거든요”

▲ 연꽃마을은 매년 1~2회 전체 주민을 대상으로 공동체 의식 함양과 위기에 직면한 농어촌의 현실을 타개하고자 선진지 견학 및 워크숍 대동제를 실시하며 언제나 공부하고 선진화된 마을을 만들기 위해 혼연일체로 연구하는 마을이다. 한자리에 모인 마을 주민들.     ©


법산1리 마을에 외지인들의 발길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귀농인 러시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귀농 바람을 일으키는 1등공신은 바로 법산1리 마을지도자 토박이 4인방이다.

법산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고향을 떠난 적이 없는 손병배 씨는 2008년부터 이장직과 연꽃마을 위원장직을 맡아오다가 지난 2014년 1월 30일자로 6년 임기를 꽉 채우고 물러난 이후에도 여전히 바쁘다.

현재 맡고 있는 직함만 해도 해넘이마을 농촌종합개발사업추진위원장, 농촌진흥청현장명예연구관, 태안군 6쪽마늘연구회장으로 하는 일이 오히려 더 많아졌다.

찰지고 풍요로운 갯벌과 바다를 끼고 있는 천혜의 지형으로 현재 농촌 종합개발사업이 진행 중이다.

이영희(53) 신임 이장은 전임자가 추진해온 마을 사업을 차질 없이 계속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약속했다. 이영희 이장은 인천에서 사업을 하다가 6년 전 귀향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법산 갯다리 연꽃 체험마을 살림꾼 가종현 사무장도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다가 2008년 고향마을 법산1리로 돌아와 뿌리를 박은 토박이 주민이다.

변정훈 이사 역시 법산1리 토박이로 마을 발전과 번영을 위해 똘똘 뭉친 50대 고향 지킴이 4인방의 삶이 아름답고 보기 좋다. 

▲ 도시에서 교사로 근무하다 법산1리로 귀농하여 캠핑카 렌탈사업을 하는 장민성(좌) 씨와 손병배 前이장, 가종현(우) 연꽃마을 사무장.     ©김명수기자

   
외지인이 제2의 꿈을 이루기 위해 법산 마을로 전입을 하면 마을에서는 귀농인 우선으로 일자리를 창출하고 조기정착에 도움을 준다.

그 중에서도 특히 변정훈 이사는 강한 추진력과 뚝심으로 마을 발전과 귀농·귀촌인들의 정착 여건 마련에 기여해왔다.

마을 발전을 위해서라면 몸을 사리지 않는 연꽃 체험마을 가종현 사무장의 열정도 뜨겁다.

전국 각 지역마다 수익모델 사업을 경쟁적으로 벌이고 있지만 막상 정부 예산 지원을 받아내기는 ‘하늘의 별따기’다.

그런 면에서 발빠른 대응으로 국가지원을 업고 귀농인이 몰려드는 부자마을을 일군 법산 1리 4인방이 보여준 사례는 쓰러져가는 농어촌을 살릴 수 있는 모델케이스로 손색이 없다.

아이디어 뱅크이자 기획통으로 알려진 가종현 사무장의 말을 직접 들어본다.

“마을 사람들이 노력하지 않으면 정부 지원 꿈도 못 꿔요. 먼저 움직이는 마을만 국가에서 신경써줍니다”

가 사무장은 농촌체험과 개발 관련해서 4년을 꼬박 교육만 받았다. 선진지 견학도 국내는 물론 해외까지 다녔다.

“우리 동네는 '50~60대' 젊은 층이 많아요. 그만큼 소득이 되니까”

법산연꽃체험마을은 어려워진 농촌의 현실을 타파하고자 설립되었다.

농촌마을에 도시민 유치와 농외소득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사업을 추진하여 2008년 참 살기 좋은 마을 콘테스트에 선정되었다.

▲ 법산갯다리연꽃마을 안내간판 앞에서 마을지도자 4인방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 김명수기자


전체 주민들이 똘똘 뭉쳐 마을 저수지를 자생수련과 연꽃으로 조성해 낚시를 즐기는 관광객들의 발길을 잡았다.

저수지에 부교와 뗏목을 연결한 연꽃생태체험은 가족단위 관광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 밖에 토종물고기 생태관찰, 저수지 주변 황토길 체험을 조성하고 인접 마을과 연계한 갯벌체험, 조개잡이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으로 죽어가던 농어촌을 활기찬 최우수 명품 마을로 탈바꿈시켰다.

개인의 이익보다는 주민 전체의 이익을 위해 서로 협력하고 화합하는 마을이어서 더욱 의미가 있다.

해마다 6월이 오면 축제 분위기로 마을 전체가 북적거린다. 연꽃체험마을은 연꽃이 피기 시작하는 5월말부터 관광객들이 몰려온다.

소원풍등(風燈)날리기와 비문쓰기 체험행사도 눈길을 끈다. 소원면에서 소원을 빌어보자! 소원면에서 소원을 적어 풍등에 불붙여 하늘에 날리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스토리텔링이 관광객들의 호기심을 끌어당긴다.

마을 중앙에 공동묘지가 있다. 죽었을 때 남기는 비문(碑文)을 살았을 때 적어서 자신을 돌아보는 체험을 거기서 한다. 혐오시설인 공동묘지를 활용하여 관광객 유치에 성공한 역발상 아이디어가 참신하다.



6쪽 마늘도 법산 마을의 자랑거리다. 매년 6월 셋째 주에 법산1리 유황 6쪽마늘 캐기 체험행사가 벌어질 때면 가족단위 도시인들이 많이 몰려온다. 작년에도 행사가 열린 이틀 동안 3000명이 다녀갔다.

갯벌체험­연꽃체험-염전체험도 좋은 추억거리를 안겨준다.

가종현 사무장은 손병배 이장 재임기간인 지난 6년 동안 법산 1리 마을은 엄청난 변화와 발전을 가져왔다면서 전임 이장의 업적을 높이 샀다.

살기 좋은 마을이라는 사실이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귀농인도 집중적으로 몰려들었다.

젊은 귀농인 장민성씨의 부인 백다정씨는 "주변에서 많은 도움을 주시고 덕분에 시골 생활에 큰 어려움이 없었다"면서 밝게 웃는 모습이 여유롭고 행복해 보였다.

"시골과 도시에서 바쁘다는 개념이 다르더라고요. 도시에서는 바쁘게 일하면서도 외로움을 느꼈어요. 그런데 시골에서는 일이 없어보여도 찾아보면 할 일이 많아요"

백씨는 시골에 살면서 새로운 습관이 생겼다. 동네 사람들과 얼굴만 마주치면 인사를 한다.

운전하다 버스를 기다리며 길가에 서있는 할머니를 보면 지체 없이 자가용을 세우고 할머니를 태워준다.

도시에서는 멀게만 느껴지던 이웃이 법산 마을에서는 자연스럽게 진정한 이웃사촌으로 다가왔다.

"공기 좋고 주민들이 서로 도와 가며 의지하고 살아가는 시골생활에 만족해요"

법산1리 주민들이 어떤 심성을 가진 사람인지 보여주는 사례를 하나 소개하면서 인터뷰를 마친다.

2012년 2월 20일 법산1리에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이날 아침 파도에 떠밀려온 초대형 밍크고래 한 마리가 법산리 갯벌에서 마을 주민에 의해 발견되었다.

긴급 연락을 받고 달려온 변정훈 이사 등 마을주민 7명과 태안해경 2명은 죽어가는 밍크 고래를 살리기 위해 바닷물을 계속 끼얹는 등 5시간에 걸친 구조작업 끝에 고래를 바다로 되돌려 보냈다.

공교롭게도 이날 다른 지역에서도 죽기 직전의 밍크고래를 발견한 주민이 경매로 1억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죽어가는 밍크 고래를 발견하여 극적으로 살려낸 법산1리 주민들은 보상은커녕 칭찬 한마디 못 들었다면서 씁쓸해 했다.

일명 로또로 통하는 밍크고래 발견으로 마음만 바꿔 먹으면 1억을 챙길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법산마을 주민들은 '횡재'대신 보호가 필요한 고래를 살려냈다는 자부심으로 아쉬움을 달랬다.

귀농인이 몰려드는 마을 법산 1리에 살면서 그만큼 마음이 풍요롭고 넉넉해진 때문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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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4월 05일 06시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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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4/04/05 [06:01]  최종편집: ⓒ 인물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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