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이사람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클릭이사람](21) 허브재배 벤처농부 이종노
 
김명수기자 기사입력  2000/06/01 [18:51]

[클릭이사람](21) 허브재배 벤처농부 이종노

달콤한 향기를 입으로 마신다. 코로 뿐만 아니라 세치혀로 향기를 맛보고 먹을수도 있다. 허브향에 취해 돌아다니면서 꽃이며 이파리며 줄기며 열매까지 가리지 않고 하나 하나를 직접 만지고 코끝으로 느껴보면서 먹을수도 있다.

경기 화성군 원평허브농원 이종노사장(41). 대학원 수석졸업. 교수가 되라는 권유도 뿌리치고 벤처농부가 되었다.
 
새카맣게 그을린 얼굴모습에서 농부냄새가 물씬물씬 난다. 자라는 식물 하나하나마다 이사장의 땀과 노력이 배어있다.

비닐하우스안에 들어서니 허브천국이다. 자그만치 4천평. 온통 허브뿐이다. 허브향이 코를 찌른다. 달콤한 향에 흠뻑 취해 현기증이 난다. 종류가 다양하다.

들국화를 빼닮은 데이지. 영락없는 코스모스 모양의 캐모마일. 유럽에서 가정상비약이라 하면 캐모마일을 연상할 만큼 보편화된 약초다. 신경안정 효능이 탁월한 라벤더. 레몬타임. 당도가 설탕의 3백배나 되는 스테비아. 이파리를 하나 뚝 떼어 아작아작 씹어먹어보니 설탕처럼 달콤하다. 에키나시아. 일식요리에 장식으로 깔리는 파슬리도 있다. 파슬리도 허브에 속한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식용으로 안쓰고 오직 관상용으로만 재배하는 캔들플랜드. 처빌. 딜이라는 놈도 있다. 옛날에 먼길을 갈 때 배고픔을 참기위해 딜의 씨앗을 먹었다고 한다. 혈액순환을 촉진시켜주는 로즈마리. 술을 담가도 일품이란다. 헬리오트로프. 이름이 생소하다. 커리플랜트. 카레향이 난다.

마조람. 보리지. 고대 그리스나 로마시대부터 즐겨애용하는 허브로써 꽃이나 잎을 술에 담갔다가 마시면 모든 슬픔이나 시름을 씻어주어서 기분을 즐겁고 기쁘게 해준다고 한다.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소리가 감미롭다. 이를테면 그린음악이다. 즐겁고 경쾌한 노래를 듣고 식물도 기분이 좋아 진다. 허브가 즐겁고 기분좋게 자란다. 그린음악에 그린재배.

레몬베베나. 향료뿐만 아니라 약효로도 뛰어나다. 달여서 허브차로 이용한다. 소화를 촉진하며 특히 진정 진경 이뇨의 효과도 있다. 야로우. 민트. 센티드제라늄. 허브 사이사이로 돌아다니며 손으로 뚝뚝 잘라내 향기를 맡아본다.

캐모마일차를 마신다. 향긋한 냄새. 국화향기를 입으로 마시는 것 같다. 농장에서 자라는 싱싱한 캐모마일 꽃과 이파리를 잘라내 끓여낸 허브차로 맛이 은은하다. 찻잔안에 꽃과 이파리가 그모양 그대로 둥둥 떠있다. 꽃잎을 건져내 먹어본다. 분위기만으로도 머리가 맑아진다.

이씨는 자신을 농민이 아니라 농부라고 불러달라고 한다. 농민이라는 말은 웬지 거부감이 든다는 것이다. 농민이라는 말속에는 농사짓는 사람을 시대에 뒤떨어진 축으로 보는 의식이 깔려있는 것 같아 기분나쁘다고 한다. 누군가가 도와주지 않으면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가기 힘든 사람으로 취급하는 사회분위기 때문에 농민이라는 말에 극도의 거부감을 느낀다. 농부라고 불러달라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자신이 하는 농업은 단순한 농사가 아니라 경영이다. 이론적으로나 실무적으로나 전문농부라는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허브라면 온대지방 원산이며 향기가 있고 사람들에게 유용한 모든 식물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허브를 외국산만 한정해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씨가 말하는 허브는 그렇지 않다. 사실은 국산도 얼마든지 널려있다는 것이다. 한약처방전에 들어가는 우리나라산 모든 식물들도 따지고보면 허브라고 볼수 있다.

둥글레 녹차 깻잎 쑥 민들레 등등이 바로 우리주변에서 흔히 볼수 있는 국산허브. 향수로 사용할수 있는 자생허브 식물들도 얼마든지 있다. 이씨는 외국에서 무조건 허브식물을 들여오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고 강조한다.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식물을 활용해서 고부가가치를 높일수 있도록 활용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씨는 처음에 채소쪽으로 손을 댔다. 29살에 뛰어들어 13년동안 채소농사를 지었다. 허브에 관심을 갖기시작한 것은 대학원에 들어간 96년부터. 불과 4년만에 국내에서 알아주는 허브전문가로 성장했다는 것이 놀랍다.

허브재배는 일반인도 쉽다고 한다. 아파트에서도 통풍이 잘되는 앞베란다에 내놓고 물만 조금씩 주면 저절로 큰다. 이씨는 허브사이트(www.herbsfarm.co.kr)도 운영한다. 허브에 대한 모든 정보가 다 들어있다. 허브에 관심 있는 사람들의 질문도 친절하게 대답해준다. 허브일기 토론방 자료실등 다양하고 유익한 볼거리가 많다. 하루에 350∼500명이 들어올정도로 국내최고의 허브사이트가 되었다.

이씨는 70종의 허브를 재배하고 있다. 허브와 관련하여 농업생명공학분야쪽 벤처로 진출을 앞두고 있다. 그의 말을 들어보면 허브의 활용가치는 무궁무진하다. 식물쪽으로만 볼것이 아니라 얼마든지 다양하게 활용할 수가 있다. 허브비누 허브샴푸 허브오일 허브소금 허브향초 허브향수 등등.

그는 자신이 걸어온 길에 대해 절대로 후회하지 않는다. 허브가 좋아 스스로 뛰어들었고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것만으로 만족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방송도 많이 탔고 문화센터등 강사로도 인기가 높다. 벤처농부답게 앞으로 할 일이 많다.

전국 프랜차이저 구축과 허브관련제품 개발 그리고 허브하면 이종노로 통할정도로 국내최고의 명성을 얻는 것. 그가 개발한 상품 허브생화바구니는 실용신안특허 출원중이다. 허브공기정화제도 개발을 마치고 시판에 들어간다. 인조화공물질대신 레몬허브를 압축해서 짜낸 물로 만들었기 때문에 인체에 무해한 정도가 아니라 오히려 좋다고 자신한다. 개발한 허브관련제품만도 70여가지나 된다. 허브차는 40여가지.

그는 운전하다가 주로 아이디어를 얻는다. 아이디어가 일단 떠오르면 곧바로 실행에 착수한다. 농사짓는 부모님이 안쓰러워 몇 년만 도와줄 셈으로 농사일에 뛰어들었다가 벤처농부가 되었다.
 
처음에는 실패도 했다. 여름철에 꺾꽂이 했는데 환경관리를 잘못하는 바람에 몽땅 버린적도 있다. 주어진 환경에 적응하는 순리주의자. 결국은 일어섰다.
 
대학원마치고도 계속 농부의 길을 고집하자 주위에서 미친사람취급을 받았다. 심지어 정말 허브재배를 한다면 손가락에 장을 지지겠다며 코웃음을 치기까지 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있었다. 그리고는 결국 해내고 말았다.

주어진 환경에 최선을 다하며 순리대로 살아가겠다는 긍정적인 성격이 그를 성공한 벤처농부로 만들어주었다. 생각이 많은 사람. 남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것까지 생각할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귀띰한다.

신선한 공기를 마실수 있는 아직은 때묻지 않은곳에 위치해 있는 허브농원. 그곳에 가면 향기를 입으로 마시고 먹을수 있다. 허브향에 취해 살아가는 벤처농부도 만날 수 있다.

* 이 기사는 인물뉴스닷컴의 허락 없이 그 어떠한 경우에도 무단 전재나 무단 사용을 금지합니다. 인물뉴스닷컴에 실리는 모든 기사의 저작권은 오직 인물뉴스닷컴에 있습니다.

<
인물뉴스닷컴/ 김명수기자people365@korea.com>


2000/05/09 09:09

인물뉴스닷컴 홈으로 바로가기     클릭이사람 명단 1~345번  
 

인물 인터뷰 전문기자 김명수의 클릭이사람 취재는 앞으로도 계속 됩니다. 좋은 분 있으면 추천해 주세요e메일 people365@korea.com 

트위터 미투데이 페이스북 요즘 공감
기사입력: 2000/06/01 [18:51]  최종편집: ⓒ 인물뉴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